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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인물] 삼성라이온즈 이성규, 내일의 이승엽 최형우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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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인물] 삼성라이온즈 이성규, 내일의 이승엽 최형우를 위해!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0.05.14 09: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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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Q(큐) 글 안호근·사진 손힘찬 기자] 이성규(27). 야구 팬들에게 결코 익숙한 이름은 아니다. 프로 4년차에서야 빛을 발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이승엽-최형우(KIA 타이거즈) 이후 끊겼던 토종 거포 명맥을 이을 재원이다.

이성규는 1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프로야구) 원정경기에 1회말 대수비로 출전해 5-0 대승을 이끌었다.

‘물 타선’ 삼성에서 가장 돋보였다. 커리어는 가장 부족한 선수 중 하나지만 묵직한 존재감을 뽐냈다.

 

삼성 라이온즈 이성규가 13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9회초 솔로 홈런을 날리고 있다.

 

이날 전까지 삼성 타선은 집단 컨디션 난조에 빠져 있었다. 주전급 선수 중 절반 이상이 1할대 타율에 머물러 있었고 팀 타율 또한 0.197에 불과했다. 지난해 투고타저 흐름 속에서도 팀 타율 최하위가 0.250선을 지켰다는 것만 봐도 얼마나 무기력한지 잘 알 수 있다.

이성규도 0.200로 크게 나을 건 없는 상황. 그러나 4번타자 타일러 살라디노가 허벅지 통증으로 경기 시작과 함께 이성규가 1회 수비부터 나서게 됐다.

갑작스럽게 4번타자의 중책을 맡게 됐지만 이성규는 떨지 않았다. 1회를 삼자범퇴로 마친 최원태의 체인지업을 통타, 워닝트랙까지 뻗는 대형 2루타를 만들어냈다. 삼성 타선은 답답했지만 김상수의 우익수 뜬공과 이원석의 2루 땅볼 때 홈을 밟을 수 있었다.

7회까지 삼성 타선은 최원태에 꽁꽁 묶여 있었는데, 8회 이학주의 적시타와 상대의 연이은 실책 속에 3점을 달아났다. 9회말 타석에 오른 이성규는 임규빈을 만났고 바깥쪽 낮은 속구를 때려 좌측 담장을 훌쩍 넘겼다. 시즌 2호포. 이성규의 활약 속에 삼성은 2연패를 끊어 낼 수 있었다.

 

이성규(오른쪽)가 홈런을 날린 뒤 3루 베이스를 돌아 박진만 코치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경기 후 이성규는 “4번타자로 갑자기 출전했지만 큰 부담은 없었다. 평상시처럼 경기에 나섰고 팀 승리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돼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허삼영 감독과 삼성 팬들로선 이성규의 이날 활약이 반가운 이유가 따로 있었다. “팀 타선이 안터져 분위기 무거운데 형들이 분위기 살리려고 많이 노력하고 있다. 팀 타선도 점점 좋아질 것이라고 믿는다”는 그의 말처럼 무거운 분위기를 되살린 활약은 물론이고 팀의 미래에 대한 그림을 그려줄 것이라는 가능성을 키웠기 때문이다.

광주 동성고와 인하대를 거치며 뛰어난 타격 재능을 인정받았던 그지만 문제는 수비였다. 내야 자원으로 활약하기엔 부족하다는 평가 속 삼성에 2016년 입단했는데, 당시 팀 상황 속 유격수에서 3루수로 변신했지만 이듬해 이원석 영입으로 설자리가 줄어 결국 경찰 야구단으로 향했다.

퓨처스리그에선 제왕이었다. 2018년 31홈런 79타점으로 두 부문 모두 1위에 오른 이성규는 지난 시즌 말미에 전역 후 장타력을 살리며 올 시즌에 대한 가능성을 나타냈다.

 

이성규(가운데)는 전반적 컨디션 난조를 겪고 있는 팀 타선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겨우내 구슬땀을 흘렸다. 수비 약점은 다양성으로 극복할 계획. 타격 재능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내외야 어느 곳에서라도 뛸 수 있게끔 준비를 했다. 전날엔 경기 막판 중견수로 나서기도 했다.

이성규는 “캠프 때부터 착실히 준비해 내외야 어느 포지션이든 부담 없다”며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경기에 뛰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전했다.

팀 타선이 최악의 부진을 겪고 있다. 지난해에도 122홈런으로 팀 홈런 2위였지만 다린 러프를 제외하고는 20홈런을 넘긴 타자가 없었다. 그런 가운데 이적생 김동엽과 함께 나란히 2홈런을 날리며 토종 거포 탄생에 대한 희망을 키워가고 있다.

아직은 만족하지 못한다. “팀에 필요한 선수가 되기 위해 장점인 장타를 살리고 약점인 변화구 대처 능력을 보완해야 한다”고 스스로를 채찍질했다.

7위에 머물러 있는 삼성이지만 평균자책점은 3.42로 2위다. 여전히 1할대에 머물고 있는 팀 타선이 조금만 뒷받침해준다면 금방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설 수 있다. 삼성 팬들에게 호쾌한 장타를 앞세운 이성규의 성장이 어찌 기특해 보이지 않을 수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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