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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보는 EPL 결산] 추락한 맨시티,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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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보는 EPL 결산] 추락한 맨시티,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 김대식 명예기자
  • 승인 2020.05.14 16: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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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대식 명예기자] 기약 없는 기다림이란 표현만큼 유럽축구를 기다리는 축구팬들의 심정을 잘 헤아린 말이 있을까. 유럽에 퍼진 코로나19가 잦아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다만 대부분 리그가 재개 의지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추후 어떻게든 시즌은 다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리그가 재개되기 전에 지금까지 이어진 2019-20시즌 프리미어리그(EPL)를 미리 복습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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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번째 팀은 맨체스터 시티다. 맨시티는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지휘 아래 2년 연속 우승을 이뤄냈다. 경기력도 압도적이었다. 맨시티는 2019-20시즌에도 우승 후보 0순위였지만 실상은 달랐다. 기대치와 다르게 추락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리버풀에 왕좌를 넘겨주기 일보직전이다.

# 자존심을 구기다

이적시장은 맨시티 답지 않게 조용하게 보냈다. 페르난지뉴 대체자로 아틀테티코 마드리드에서 로드리를 영입한 것을 제외하면 선수단 변화는 크지 않았다. 다만 정신적 지주였던 빈센트 콤파니가 빠지면서 수비진 무게감이 낮아진 것을 우려하는 시선은 존재했다.

리그 5라운드 노리치 시티 전부터 맨시티 추락은 시작됐다. 노리치 시티와의 경기는 이번 시즌 맨시티가 지속적으로 노출한 문제를 압축해서 보여줬다. 세트피스 수비는 흔들렸고, 역습은 저지하지 못했다. 곧바로 맨시티는 분위기를 회복하는 듯 보였으나 오래가지 못했다. 울버햄튼에 0-2로 일격을 맡으며 주춤거리더니, 리버풀과의 맞대결에서 1-3으로 완패하며 우승 경쟁에서 뒤처졌다.

이후로도 맨시티는 분위기를 회복해도 연승행진을 이어가지 못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토트넘에게 패배하며 2위 자리를 지키는데 만족해야 했다. 시즌 중간에는 레스터 시티에 밀려 3위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 어쩌면 예견된 추락

맨시티가 경기력 감소한 데에는 르로이 사네의 부상, 베르나르두 실바의 부진 등 다양한 원인이 지적됐지만 역시 수비진 붕괴가 가장 큰 이유로 뽑히고 있다. 콤파니를 대신해 수비진을 이끌어줘야 할 아이메릭 라포르테는 부상에 시달렸고, 존 스톤스는 부진에 빠진 상황이다.

두 선수를 대신해서 니콜라스 오타멘디와 페르난지뉴가 나왔지만 역부족이었다. 30줄이 넘어간 오타멘디와 페르난지뉴는 EPL 공격수들의 스피드와 파워를 당해내지 못했다. 실제로 이번 시즌 맨시티에 패배를 안긴 울버햄튼, 리버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토트넘은 역습에 능한 팀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었다.

이를 통해 맨시티는 이번 시즌은 공격에 실패했을 때 수비가 되지 않았다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 기록도 맨시티가 수비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이번 시즌 맨시티는 경기마다 슈팅을 7.5회 허용하고 있다. 슈팅을 많이 내준다면 자연스레 실점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이를 나타내는 지표가 경기당 기대 실점이다. 두 기록 모두 우승을 했던 두 시즌에 비해 이번 시즌 해당 기록이 급격히 상승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맨시티 수비력이 그만큼 부실해졌다는 이야기다. 그 결과 맨시티는 이번 시즌에만 벌써 7패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두 시즌 동안 6번밖에 패하지 않은 팀의 기록이라고 믿기 힘들 정도다. 리버풀의 EPL 우승이 기정사실화된 상황에서 맨시티는 벌써부터 선수단 대개혁을 준비하겠다는 보도들이 나오고 있다.

# 올해의 선수

EPL 올해의 선수가 유력한 데 브라위너 [사진출처=맨시티 공식 SNS]
EPL 올해의 선수가 유력한 데 브라위너 [사진출처=맨시티 공식 SNS]

팀은 지난 시즌보다 못하지만 케빈 데 브라위너 없이 이번 시즌 맨시티를 이야기할 수 없다. 부상으로 고생했던 지난 시즌의 설움 때문일까. 데 브라위너는 거의 모든 경기에서 공격 포인트를 만들어내는 엄청난 파괴력을 보여주고 있다. 현재 리버풀의 조던 헨더슨과 사디오 마네와 함께 EPL 올해의 선수 유력 후보에 올라있다.

# 부진한 선수

맨시티에서 자리 잡지 못하고 있는 존 스톤스 [사진출처=맨시티 공식 SNS]
맨시티에서 자리 잡지 못하고 있는 존 스톤스 [사진출처=맨시티 공식 SNS]

존 스톤스는 이번 시즌 라포르테와 함께 수비진을 책임져야 할 선수였다. 공교롭게도 이번 시즌 맨시티에서 제일 부진한 선수 중 하나다. 잦은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고 해도 나올 때마다 좋지 못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방출설이 돌고 있을 정도로 다음 시즌 입지가 흔들리고 있는 상태다.

# 다음 시즌 준비 체제로

현실적으로 우승 경쟁은 이제 의미가 없다. 차라리 빠르게 다음 시즌을 준비하는 방향이 현명할 수도 있다. 수비력이 나빠진 것도 있지만 EPL 팀들은 맨시티 축구에 점점 적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선수단에도, 전술에도 업그레이드가 필요한 시점이다.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면,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남은 10경기를 잘 활용해야 다음 시즌에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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