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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영의 '스포츠 가치를 말하다'] 부모님이 MVP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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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영의 '스포츠 가치를 말하다'] 부모님이 MVP입니다
  • 구자영 칼럼니스트
  • 승인 2020.05.15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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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구자영 칼럼니스트] 세계적 명성을 떨친 차범근, 박지성, 박찬호, 박세리 등의 공통점은 숱한 시련과 역경을 견뎌냈다는 데 있다. 타고난 재능도 재능이지만 노력을 더했다. 인내심이 대단하다. 

과거 한국의 스포츠 환경은 정말 형편없었다. 축구의 경우 프로경기를 제외하곤 맨땅에서 흙먼지가 나는 일이 당연했다. 비가 오면 발이 흙 속에 잠기고 축구공에 물이 차 정상적 진행이 어려울 정도였다. 이토록 열악한 환경에서 세계적 스타가 나왔으니 전 국민이 사랑을 쏟는 게 당연했다. 

케빈 듀란트(오른쪽)와 그의 어머니. [사진=AP/연합뉴스]

하지만 이들의 성공 뒤에 부모가 있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 보이지 않는 헌신과 위대한 희생이 뒷받침됐기에 월드스타가 꾸준히 배출될 수 있었다. 

"우리를 배불리 먹이시면서도 당신은 배고픈 채로 잠드셨습니다. 어머니는 희생하셨습니다. 어머니야말로 진정한 MVP입니다."

2014년 미국프로농구(NBA)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케빈 듀란트의 수상 소감이다. NBA 마니아뿐만 아니라 전 세계 모든 이들의 심금을 울릴 정도의 감동이었다. 

눈밭의 운동장에서 뛰고, 무더운 여름 뜨거운 태양 아래 얼굴 그을려가며 흙먼지마시는 아들이 안쓰러운 게 부모의 마음이다. 여력이 되는 한 무엇이든 퍼주고자 하는 게 슬하에 운동선수를 둔 엄마아빠의 숙명이다. 

손흥민(오른쪽)과 그의 아버지 손웅정 씨. [사진=연합뉴스]

한국에서 엘리트 운동선수가 된다는 것은 부모의 개인적 삶이나 여가를 포기했다는 걸 의미한다. 경제적 부담은 물론이다. 

자녀들이 선수를 꿈꾸는 순간부터 부모는 대회, 훈련 일정에 함께 한다. 현장에서 자녀 동료의 부모, 지도자와 원만한 관계를 맺고 훈련과 실전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지방에서 장기간 합숙이 진행되면 부모 대부분이 며칠씩 휴가를 내는 경우도 흔하다. 

부모는 자녀가 운동을 그만두거나, 은퇴하기까지 자녀를 위한 헌신하고 희생한다. 스타급이든 중도에 포기하는 선수든 모든 부모에게 해당된다. 유명한 선수의 부모가 쏟은 노력이 실패한 선수의 그것보다 크거나 값진 것은 아니다. 부모의 마음은 똑같다. 비록 성공에 이르지 못하더라도 부모 마음 속 최고의 선수는 내 자녀일 수밖에 없다.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 케빈 듀란트의 말처럼, 우리의 모든 부모님이 MVP라고 말이다. 

 

구자영(연세대학교) 
- 스포츠Q(큐) 칼럼니스트
- 스포츠문화연구소 운영위원
- 성균관대학교 스포츠과학대학 체육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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