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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해준의 스포츠 멘탈코칭] 심권호가 말한다, 선수 정체성의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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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해준의 스포츠 멘탈코칭] 심권호가 말한다, 선수 정체성의 중요성
  • 소해준 칼럼니스트
  • 승인 2020.05.19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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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소해준 칼럼니스트] 선수들에게 꼭 필요하지만 국내에선 아직 생소한 ‘스포츠 멘탈코칭’ 전문가 소해준입니다. 저는 프로선수들부터 유소년까지 다양한 종목의 다양한 선수들을 만나며 그들의 멘탈 및 심리적 성장을 돕는 일을 합니다. 본 칼럼은 현장에서 직접 보고 느끼는 스포츠 멘탈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내용 또한 제가 선수들에게 직접 들은 답변만을 싣고 있습니다. 오늘도 대한민국 선수들의 멘탈 강화를 응원합니다! [편집자 주]

‘작은 거인’이라고 하면 어떤 운동선수가 떠오르는가?

아마 레슬링 선수 심권호를 떠올리는 이들이 많지 않을까. 심권호는 1996년 애틀랜타와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우승하며 레슬링 역사상 세계 최초로 올림픽 2연패 및 두 체급 석권의 엄청난 업적을 이룬 스포츠 영웅이다. 그는 올림픽, 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 아시아선수권이라는 4개 대회에서 모두 일인자가 돼야 하는 그랜드슬램까지 두 체급에서 이뤄내며 레전드 중의 레전드로 불린다. 심권호는 이러한 업적을 인정받아 2014년에 대한민국 최초로 국제레슬링연맹(FILA)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남기기도 했다.

심권호. [사진=연합뉴스]

 

필자는 최근 심권호와 통화하며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었다. 현 레슬링 계에 대한 다소 강도 높은 비판이었는데 그 내용을 소개하면 이렇다.

“요즘 젊은 선수들을 보면 모두가 ‘로봇’같아 보인다. 옛날과 달리 모두 다 똑같이만 기술을 익히려 한다. 자신만의 것이 없는데 로봇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필자가 어떻게 하면 레슬링 후배들이 로봇이 아닌 선수다운 선수가 될 수 있을지 조언을 달라고 부탁하자 심권호에게서 이러한 대답이 돌아왔다.

“요즘은 ‘네!’ 하며 윗사람 말만 곧이곧대로 듣지 자신만의 정체성을 찾으려고 하는 선수가 안보여요. 저는 정말 레슬링에 미쳐서 운동했거든요. 지금까지 이뤄온 건 모두 제가 직접 만들어온 것이에요. 나만의 것이란 뜻이죠. 그래서 이런 나만의 것을 찾지 못한 선수에겐 저도 어떻게 하라고 조언하기가 참 어려워요. 자신만의 길을 가야 되기 때문이죠. 후배들도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서 지금보다 더 열심히 했으면 좋겠어요.”

심권호의 따끔한 조언은 일리가 있다. 스포츠 멘탈코칭에서도 ‘선수 정체성(athlete identity)’은 매우 중요하게 다뤄진다. 선수 정체성이란 한 인간의 정체성에서 나타나는 여러가지 요인들 중, 스스로 운동선수로서의 역할을 반영하고 지각하는 정도와 의미를 뜻한다. 심권호는 이러한 선수 정체성이 제대로 성립되지 않아 수동적으로 행동하는 후배들이 안타까운 것이었다.

심권호가 선수로서의 정체성을 명확히 갖고 레슬링 계에서 역사를 쓴 것처럼 선수 정체성을 명확히 갖고 있는 운동선수는 선수라는 자기 도식을 만들며 선수 관점에서 똑똑하게 정보를 처리할 수 있다.

이러한 선수 정체성은 개인적, 사회적, 그리고 환경적 요인들에 의해 다양하게 형성된다. 필자도 스포츠 멘탈코칭을 하며 선수들로 하여금 선수로서의 정체성을 형성할 수 있게 노력하고 있는데 일반적으로 보면 선수들은 인간 그 자체로서의 정체성 보다 운동이라는 특정 종목에 보다 많은 정체성을 형성하고 있다. 이러한 선수 정체성은 긍정적 측면은 물론 부정적 측면까지 스포츠 환경 속에서 많은 시간을 소비하며 자연스레 만들어지는 것이다.

심권호가 ‘로봇이 되지 마라’고 강조하듯, 필자도 이 부분에 대해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기에 스포츠 멘탈코칭을 할 때 단순히 루틴형성이나 목표 설정보다 선수로서의 정체성 형성에 가장 많은 공을 들인다. 필자가 보았을 때에도, 선수 정체성이 올바르게 형성된 선수는 확실히 다르다. 그들은 일단 자신의 역할, 역량, 성격적 특성 등을 명확하게 인식할 줄 안다. 이를 기준으로 스스로의 모습을 비교해 자신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과 일치하는지 혹은 불일치하는지를 판단한다. 그리고 행동하는 것이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거칠 수 있는 선수들은 도달하고자 하는 목표를 향해서도 똑똑하게 나아갈 수 있다.

‘나를 한 마디로 정의한다면 어떤 선수라 할 수 있겠는가?’

‘나는 어떻게 선수들이 정체성을 형성할 수 있게 돕고 있는가?’

내가 운동선수라면, 혹은 지도자라면 위의 질문에 대해 생각해보길 권한다.

 

 

소해준

- 스포츠Q(큐) 칼럼니스트

- 한국멘탈코칭센터 대표 멘탈코치

- 2018 K리그 전남드래곤즈 멘탈코치

- 중앙대학교 스포츠운동 심리 및 상담 박사과정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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