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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호 화려한 부활, 롯데자이언츠에 주는 특별한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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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호 화려한 부활, 롯데자이언츠에 주는 특별한 의미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0.05.19 16: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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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타율 0.285 16홈런 88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90.

프로야구 최고연봉, 조선의 4번타자. 이대호(38)를 가리키던 수식어다. 그러나 롯데 자이언츠의 간판인 그의 지난해는 초라하기만 했다. 수비기여도가 과거보다 더 떨어진 가운데 믿었던 방망이마저 주춤했고 ‘믿고 보는’ 이대호에 대한 비판 여론이 나오기 시작했다.

에이징 커브(노쇠화에 따른 급격한 하향세)가 이상할 나이가 아니지만 자존심이 강하기로 잘 알려진 이대호는 이런 식의 마무리는 원치 않았고 겨우내 구슬땀을 한바가지 쏟아냈다. 그리고 시즌 초반부터 달라졌음을 증명해내고 있다.

 

이대호가 지난해 부진을 딛고 올 시즌 초반 화려하게 비상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롯데=이대호’ 이대호가 살아야 팀이 산다

롯데에서 이대호가 갖는 상징성은 남다르다. 2001년 입단 후 일본과 미국에 진출했던 시즌을 제외하면 15년간 롯데 유니폼만 입었다.

통산 타율(0.311)도 3할을 훌쩍 넘고 홈런(313)과 타점(1140)도 8위에 달한다. 현역으로선 각각 2위와, 4위. 롯데의 암흑기 시절에도 든든히 제 역할을 했고 제리 로이스터 전 감독이 팀을 이끌던 전성기에도 그가 중심에 있었다. 2010년엔 7관왕과 함게 정규리그 MVP까지 거머쥐었다.

일본프로야구에서 맹활약하고 진출한 메이저리그에서도 절반의 성공을 거둔 뒤 금의환향했고 롯데는 그에게 4년 총 150억 원(계약금 50억 원, 연봉 25억 원)의 대형 계약을 선물했다.

그런 그의 부진은 낯설기만 했다. 꼴찌로 처진 팀 성적까지 겹치며 스스로도 견디기 쉽지 않았다.

절치부심한 그는 지난 겨울 훈련량을 늘렸고 체중을 10㎏ 이상 감량했다. 체중 감량 효과인지 올 시즌 이대호의 출발이 매섭다. 11경기 타율 0.372 1홈런 7타점 OPS는 0.962까지 치솟았다.

 

이대호는 타격은 물론이고 주루와 수비에서도 달라진 면모를 보이며 솔선수범 팀을 이끌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수비에 주루까지, 롯데 상승세엔 이대호가 있다

올 시즌 초반 롯데는 7승 4패, 공동 2위로 잘 나가고 있다. 개막 5연승은 21년만의 기록이었다. 지난 시즌 말 성민규 단장 부임을 시작으로 허문회 신임 감독이 사령탑에 앉으며 체질 개선에 앞장선 결과였다.

그 가운데에 이대호가 있다. 누구보다 솔선수범해 새 시즌을 준비했다. 스프링캠프에 앞서는 자비를 들여 한동희와 정훈 등을 데리고 개인훈련을 다녀오기도 했다.

지난해 1루수로 나서기도 했지만 정훈, 채태인(SK 와이번스)에 비해 기회는 적었다. 타격 부진까지 이어진 상황에서 이대호는 수비기여도를 높이겠다고 각오하고 수비 훈련에 매진했다. 허문회 감독은 “이대호를 기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공언하며 올 시즌 그를 주전 1루수로 활용하고 있다.

실책도 없고 타석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여주고 있기에 당연한 결과다. 이름값이 아닌 경쟁을 통해 제 자리를 되찾았다. 주루에서도 몸을 사리지 않는 그의 태도는 후배들에게도 귀감이 될만하다.

이대호의 존재감은 큰 무대에서 더욱 빛날 수밖에 없다. 그의 반등이 더욱 반가운 이유다. 스스로도 프로 커리어에서 우승 트로피가 없기에 팀이 잘 나가고 있고 계약 마지막 해인 올해를 우승의 적기로 여길 수밖에 없다.

팀이 젊은 선수들의 활약 속 상승세를 타고 있기에 이대호 같은 베테랑에 대한 의존도는 더욱 커진다. 자칫 흔들리기 좋은 후배들 사이에서 중심을 잡아줘야 하기 때문이다. 조심스레 큰 꿈을 품고 있는 롯데 팬들에게 이대호의 활약은 어느 때보다 반가울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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