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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산틸리, 남자배구 첫 외인 감독... 그 기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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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산틸리, 남자배구 첫 외인 감독... 그 기대감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0.05.26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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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프로배구 남자부 강호 인천 대한항공이 박기원 감독과 결별하면서 큰 폭의 변화를 감행했다. 한국 남자배구 판을 통째로 뒤흔들 변혁이 될지 관심이 쏠린다. 

대한항공은 박 감독의 후임 사령탑으로 로베르토 산틸리(55·이탈리아) 감독을 선임했다. 연봉 등 계약 조건은 공개하지 않았다. 모기업 사정이 여의치 않아 인센티브 위주로 계약을 체결했다고 전해진다. 

산틸리 감독은 지난 24일 전력분석가 프란체스코 올레니 코치와 나란히 입국해 2주간 자가 격리에 돌입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산틸리 감독은 체육관 옆에 있는 연수원에 머물며 자가 격리를 이행할 예정이다. 해당 연수원은 자가격리 기간 건물을 폐쇄할 것”이라 전했다.

산틸리 감독은 프로배구 남자부 첫 외국인 사령탑이다. 여자부에서 반다이라 마모루(일본)가 인천 흥국생명 코치, 감독대행에 이어 정식 감독으로 선임돼 한 시즌(2010-2011) 이끈 바 있지만 남자부에서는 전례가 없다.

대한항공이 프로배구 남자부 사상 처음으로 외국인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사진=대한항공 제공]

세터 출신 산틸리 감독은 선수 이력은 화려하지 않지만, 지도자로서는 다양한 곳에서 경험을 쌓았다. 지난해부터 여자배구 국가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있는 스테파노 라바리니(이탈리아) 감독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그는 2002년 이탈리아 21세 이하(U-21) 남자 대표팀을 이끌고 유럽선수권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2017∼2018년 호주 남자 대표팀을 지휘했고, 이탈리아, 폴란드, 러시아, 독일 리그 등에서 프로 감독직을 역임했다.

대한항공은 2019~2020시즌이 종료된 뒤 박기원 전 감독과 결별했다. 이후 새 사령탑으로 외국인 지도자에 무게를 두고 영입을 추진했다. 

박 감독은 만년 3위였던 대한항공을 V리그 최강 팀으로 변모시킨 인물이다. 지난 4년 동안 정규리그 우승 2회, 챔피언결정전 우승 1회를 견인했다. 지난 시즌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탓에 2위로 마감했지만 1위 서울 우리카드와 승점 차는 단 2에 불과해 역전도 가능했다.

외부에서는 자연스레 박기원 감독과 동행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는데, 대한항공은 안정보다 진보를 택했다. 지난달 “구단과 박 감독은 선수단 리빌딩과 새로운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는데 공감했다”며 이별을 발표했다.

대한항공은 “최근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배구단은 선진 훈련시스템 접목과 유럽 배구 기술 습득 등 선수단에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고자 유럽 다수 프로팀 및 호주 국가대표팀 감독 경험이 있는 산틸리 감독을 영입했다”고 설명했다.

유럽 다양한 리그에서 프로팀을 맡았고, 국가대표팀 경력도 화려한 산틸리 감독. [사진=대한항공 제공]

이어 “그동안 박기원 전 감독 체제에서 최상위권 전력을 유지했고, 최고의 선수들로 구성된 팀이다. 이번 외국인 감독 선임을 통해 팀을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시킬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산틸리 감독은 “나는 배구를 지도하고 사랑하며 평생을 보냈다. 이탈리아, 독일, 호주 국가대표팀과 이탈리아, 폴란드, 러시아 프로팀에서 최고의 경험을 했다. 유럽에서 경험은 내게 많은 메달을 안겼지만, 지금은 새로운 환경에서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행복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대한항공과 함께 할 도전이 매우 흥분되고 기대에 차 있다”는 소감을 밝혔다.

그는 평소 한국 배구에 관심이 많았으며 영상을 통해 V리그에 대한 정보도 파악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후보들보다 적극성을 띤 것은 물론 대한항공의 기존 틀에 대한 존중도 보여줬고, 구단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산틸리 감독을 보좌해 함께 입국한 올레니 코치 역시 유럽에서 풍부한 경력은 물론 중국에서 아시아 무대를 겪어본 바 있는 전력분석 분야 최고 전문가 중 한 명으로 알려져 기대감을 자아낸다.

안주하면 도태되기 마련이다. V리그 남자부를 대표하는 리딩구단 대한항공이 진취적인 태도로 다음을 준비하고 있다. 최고의 경력을 갖춘 산틸리 감독이라 하더라도 한국에서도 무조건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는 것 또한 사실이다. 허나 그가 배구판 전체에 큰 바람을 불러일으키며 긍정적인 이정표를 남길 수 있을지 시선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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