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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윤동 이건욱, 기다림의 시간은 달랐지만 [SQ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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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윤동 이건욱, 기다림의 시간은 달랐지만 [SQ인물]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0.05.29 09: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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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28일 KBO리그(프로야구)에선 2명의 투수가 선발 데뷔전에서 승리를 따냈다. 주인공은 허윤동(19·삼성 라이온즈)과 이건욱(25·SK 와이번스). 각자 ‘첫 승’을 거두기까지 견뎌낸 시간은 다르지만 모두 값진 성과다. 

고졸 신인 허윤동은 2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2020 신한은행 쏠(SOL) 프로야구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4피안타 무실점 호투했다. 삼성이 롯데를 3-1로 꺾었고, 허윤동은 승리 투수가 됐다.

좌완 허윤동은 부상으로 이탈한 백정현의 대체 선발로 프로 공식 경기 첫 발을 뗐다. 1, 2회 두 차례나 만루 위기를 넘기며 롯데 타선에 홈플레이트를 내주지 않았다.

삼성 라이온즈 허윤동이 프로 데뷔전에서 승리를 챙긴 9번째 고졸 신인 투수로 이름을 올렸다. [사진=연합뉴스]

허윤동이 마운드에서 내려온 후 선배들이 리드를 끝까지 지켜낸 덕에 그는 역대 9번째로 데뷔전에서 선발승을 거둔 고졸 신인 투수가 됐다.

김태형(롯데·1991년), 김진우(KIA 타이거즈·2002년), 류현진(한화 이글스·2006년), 임지섭(LG 트윈스·2014년), 하영민(넥센 히어로즈·2014년), 양창섭(삼성·2018년), 김민(2018년), 소형준(이상 KT 위즈·2020년)의 뒤를 이었다.

키 181㎝ 허윤동은 2020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1라운드 5순위로 삼성에 지명됐다. 경기 고양시 덕양구 리틀야구단, 파주 금릉중, 수원 유신고를 거쳤다. 계약금은 1억5000만 원.

유신고 동기동창 우완투수 소형준, 포수 강현우(이상 KT)와 지난해 부산 기장군에서 열린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서 활약하며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해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가 주최한 야구소프트볼인의 밤 행사에서 고등 부문 우수선수상을 받았다.

허윤동은 이날 1회 사사구 2개로 1사 1, 2루에 몰렸고, 이대호에게 우전 안타를 맞아 1사 만루 위기에 처했다. 안치홍의 잘 맞은 타구가 삼성 3루수 박계범에게 걸리고, 허윤동이 김동한을 2루수 땅볼로 처리해 첫 이닝을 넘겼다. 2회 1사 만루에서도 전준우를 유격수 뜬공, 손아섭을 유격수 땅볼로 잡아내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후 그는 안정을 찾았고, 5회까지 던진 뒤 승리 요건을 채웠다. 3회 2사 2, 3루에서 시속 115㎞ 커브로 김준태를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운 건 백미였다.

같은 날 서울 잠실구장에서는 또 한 명이 데뷔 이후 첫 승리를 거둬 화제가 됐다.

SK 우완 이건욱이 입단 7년 만에 첫 승의 감격을 맛본 것. 팀 타율 1위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5⅓이닝을 3안타 1실점으로 막고 6-1 승리에 앞장섰다.

SK 와이번스 이건욱은 데뷔 7년 만에 첫 승리의 주인공이 됐다. [사진=연합뉴스]

프로 데뷔 후 첫 선발 등판이다보니 우려의 시선도 적잖았지만 보란 듯이 이겨냈다. 이건욱은 5회말 2사까지 퍼펙트로 막아내며 진가를 발휘했다. 장점인 묵직한 직구를 살려 기대 이상의 역투로 팀의 2연패를 끊은 것은 물론 입단 7년 만에 처음 승리 투수로 이름을 올렸다.

‘영건 전성시대’라 불릴 만큼 구창모(23·NC 다이노스), 배제성(24·KT) 등 젊은 투수의 활약이 돋보이는 시즌이지만 이건욱은 첫 승리까지 7년이 걸렸기에 감동을 자아낸다.

이건욱은 2014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차 지명을 받고 큰 기대 속에 SK에 입단했지만 지금껏 뚜렷한 족적을 남기진 못했다. 여러 차례 부상에 시달렸고, 지난해까지 KBO리그에서 통산 3경기밖에 소화하지 못했다.

올 시즌 염경엽 감독의 눈에 들어 1군 엔트리에 합류했다. 지난 12, 13일 LG전에서 2차례 구원 등판해 각각 1이닝, 2⅓이닝 동안 무실점을 기록했다. 이후 퓨처스리그(2군)에서 선발 역량을 다진 그는 외국인 투수 닉 킹엄의 부상으로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경기 후 이건욱은 “시작하기 전 ‘3이닝만 던지자’고 생각했다. 아웃 카운트 하나하나만 신경 썼다. 끝나고 나니 힘이 다 빠지는 것 같다”며 기뻐했다.

그는 “4회부터 전광판이 보였다. ‘0-0-0’으로 돼 있어 퍼펙트인 줄 알았다”며 “퍼펙트가 깨진 후에도 이겨내려고 했다. 잠시 주춤해 볼넷을 줬는데 다시 자신 있게 던져 마무리하고자 했다”고 돌아봤다.

또 이건욱은 구단에도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그동안 많이 힘들었다. 하려고만 하면 다치고 아팠다. 입단 7년 차인데, 야구 한 게 2년밖에 되지 않는다. 그런 나를 믿고 기다려준 SK에 감사하다”며 “다른 팀이면 이미 포기한 선수였을지도 모른다. 이제 구단에 밥값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건욱은 “프로 첫 승리 순간을 오랫동안 꿈꿔왔는데, 막상 현실이 되니 아무 생각이 안 들었다”며 “다음 선발 기회가 온다면 더 잘하고 싶지만, 또 오버하면 다칠 수 있으니 늘 하던 대로 하겠다. 아프지 않고 오래 야구 하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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