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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욱, '제주맨' 된 전남의 프랜차이즈 스타 [SQ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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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욱, '제주맨' 된 전남의 프랜차이즈 스타 [SQ인물]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0.05.29 11: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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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내 유니폼이 더러워질수록 팀이 빛난다.”

광양 제철중·고를 나온 전남 드래곤즈의 프랜차이즈 스타 김영욱(29)은 이제 제주 유나이티드의 새로운 ‘믿을맨’으로 거듭나고 있다. 위기의 순간 팀을 위한 헌신으로 반등의 신호탄을 쏴올렸다.

제주는 K리그2(프로축구 2부) 우승후보라는 평가가 무색하게 첫 3경기 동안 1무 2패로 부진했다. 특히 지난 23일 대전 하나시티즌과 3라운드 맞대결에서는 공민현과 주민규의 연속골로 승기를 잡았지만 페널티킥 헌납과 이창민 퇴장 등 악재가 겹치면서 충격의 역전패까지 당했다.

그런 상황에서 지난 26일 3전 전승을 달리던 부천FC 원정을 떠나게 됐다. 부천은 연고 이전으로 복잡하게 얽힌 라이벌 아닌 라이벌 관계에 놓인 팀이다. 이날 경기에 세간의 관심이 집중돼 부담은 배로 가중됐다.

10년 몸 담았던 전남 드래곤즈를 떠난 김영욱(오른쪽)이 제주 유나이티드에서도 '믿을맨'으로 거듭나고 있다. [사진=제주 유나이티드 제공]

설상가상 센터백 발렌티노스와 미드필더 아길라르가 부상인 데다 주장 이창민이 레드카드 징계로 나설 수 없어 남기일 제주 감독의 고심은 깊을 수밖에 없었다.

이날 이창민의 공백을 훌륭히 메운 건 김영욱이었다. 4-4-2 전형의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해 공수를 조율하고 날카로운 침투로 골을 노렸다. 후반 파상공세 끝에 추가시간 주민규가 헤더 결승골을 넣었는데, 김영욱이 그림 같은 궤적의 크로스로 이 골을 도왔다.

데뷔 이래 전남에서만 10시즌 동안 리그 238경기에 나서 21골 20도움을 기록한 김영욱은 올 시즌을 앞두고 제주로 이적하며 11년 만에 변화와 마주했다. 1부 승격을 위해 더블 스쿼드를 구축한 제주에서 치열한 경쟁은 불가피했다. 

서울 이랜드FC와 개막전에선 후반 18분 강윤성 대신해 교체 투입됐고, 16일 친정 전남전에는 결장했다.

23일 대전과 맞대결에서 처음 선발 기회를 얻은 그는 이창민과 중원에서 호흡을 맞췄다. 박스투박스 미드필더 롤을 완벽히 소화하며 기대에 부응했다. 결국 졌지만 김영욱은 제주의 수훈 선수로 꼽히기 충분했다.

전남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10시즌 활약했던 김영욱.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전남에서 오른발 전담 키커를 담당했을 만큼 킥이 좋은 김영욱이다. 부천전 가장 중요한 순간 예리한 크로스로 팀에 시즌 첫 승리를 안겼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속 일정이 축소돼 매 경기 중요도가 높아졌다. 초반 4경기 내내 승리가 없었다면 향후 부담은 가중될 수밖에 없었기에 값진 승리다.

남기일 감독은 경기를 마친 뒤 “이창민 퇴장 공백으로 더욱 부담이 컸던 원정이었다. 그럼에도 잘 짜여진 부천을 상대로 어느 정도 기회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원하는 축구가 조금씩 나오고 있다”며 “공수에 걸쳐 헌신한 김영욱은 ‘언성 히어로(unsung hero)’였다. 특히 오늘 보여준 오른발 크로스는 정말 환상적이었다”고 극찬했다. 

김영욱은 구단을 통해 “내 유니폼이 더러워질수록 팀이 더 눈부시게 빛날 수 있다”며 “부천 원정을 앞두고 팀이 연패를 당해 부담이 커졌다. 하지만 감독님은 오히려 더 편하게 경기를 준비할 수 있도록 배려해줬다. 그게 큰 힘이 됐다. 변치 않는 신뢰가 나를 한걸음 더 뛰게 만든 것 같다. 앞으로 더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겠다”며 화답했다.

마수걸이 승리를 신고한 제주는 오는 31일 안산 와스타디움에서 안산 그리너스를 상대로 연승에 도전한다. 김영욱이라는 신흥 엔진을 장착한 제주가 상승세에 오를 수 있을지 시선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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