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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호 복귀 의사, 키움히어로즈 고민은? [SQ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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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호 복귀 의사, 키움히어로즈 고민은? [SQ이슈]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0.05.29 16: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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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강정호(33)는 콜을 외쳤다. 이를 받을지 말지는 이제 키움 히어로즈의 몫이 됐다.

키움은 28일 “임의탈퇴 신분인 강정호가 팀 복귀 의사를 밝혀와 향후 거취와 관련된 논의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KBO리그 역사에 남을 만한 걸출한 유격수. 다만 음주운전 삼진아웃이라는 중죄를 저지른 골칫덩이. 그의 거취에 온 시선이 쏠리는 가운데 칼자루를 쥔 키움으로선 고민이 클 수밖에 없다.

 

강정호가 28일 김치현 키움 히어로즈 단장에게 복귀 의사를 타진했다. 이제 주사위는 키움으로 넘어갔다. [사진=연합뉴스]

 

KBO리그 시절 경쟁자를 찾기 힘들 정도의 뛰어난 활약으로 평화왕이라 불리던 강정호다. 특히 2014년엔 타율 0.356 40홈런 117타점을 기록하며 메이저리그 진출 계기가 됐다. 빅리그에서도 ‘킹캉’은 훨훨 날았다. 부상도 있었지만 첫 2시즌 229경기에 나서 36홈런 120타점을 올렸다. OPS(출루율+장타율)도 8할을 훌쩍 넘었다.

그러던 중 2016년 12월 음주운전 뺑소니 사고로 그의 야구 인생 가파른 내리막길이 시작됐다. 재판부는 3번째라는 점을 고려, 징역 8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 이는 미국 비자 발급에도 영향을 미쳤다. 결국 거의 2시즌을 통으로 걸러야 했다. 지난해 도약을 노렸지만 결과는 기대를 밑돌았다.

강정호는 국내 복귀를 타진하며 KBO에 상벌위원회 개최를 요청했다. 상벌위는 1년 유기실격과 봉사활동 300시간 제재를 부과했다. 범죄를 저질렀을 당시 KBO 소속이 아니었기에 바뀐 규정을 소급적용할 수 없었다며 해명했지만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는 없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금의환향을 간절히 바랐던 키움이지만 이젠 없느니만 못한 존재가 된 강정호다. 많은 MLB 출신 선수들이 그랬듯 복귀할 경우 기량 회복에 대한 부분은 큰 고려대상이 아니다.

KBO의 징계가 결정된 뒤 강정호는 28일 오후 김치현 키움 단장에게 직접 연락해 팀 복귀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빠른 시일 내 강정호의 에이전트를 만나 선수 측의 입장을 들어본다는 입장이다.

김하성이 올 시즌을 마치고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고 있기에 팀 전력만 생각하면 강정호가 필요할 수 있다. 지금 강정호를 선수 등록하면 1년 동안 뛰지 못하지만 내년 시즌 초중반부터는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14년까지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고 뛰었던 강정호. 그가 넥센이 아닌 키움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고척스카이돔을 누빌 수 있을까. [사진=스포츠Q DB]

 

다만 걱정되는 건 팬들의 시선. KBO는 올 시즌 ‘클린 베이스볼’을 주창하며 깔끔한 판정과 사건·사고 없는 야구계 조성 등을 강조했는데, 강정호 징계로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키움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강정호의 당시 음주운전 논란으로부터는 직접적 책임 공방에서 피해갈 수 있었지만 강정호를 받아들인다면 키움도 당사자가 된다.

심지어 일부 팬들은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강정호의 영구퇴출을 주장하기까지 했다. 키움이 “국민정서와 구단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입장을 밝힐 예정”이라고 전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키움의 선택지 중 하나는 강정호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허나 이럴 경우에도 KBO 수준보다 더 강력한 자체 징계를 통해 팬들의 노여움을 풀기 위한 과정을 거칠 것이 분명하다. 허나 사기·횡령 등으로 옥살이 중인 이장석 전 대표와 각종 사건·사고 등으로 구단에 대한 이미지가 썩 좋은 편이 아닌 상황에서 강정호를 받아들인다는 것은 ‘범죄 구단’이라는 꼬리표를 감수하겠다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구단의 이미지를 최우선으로 생각한다면 강정호에 대한 보류권을 포기할 수도 있다. 이 경우 강정호의 복귀는 타 구단의 의사에 따라 결정된다. 분명히 매력적인 카드라고 느낄 팀들이 있을 법하다. 다만 국내 유일 네이밍 스폰서를 활용하는 히어로즈와 달리 나머지 9구단은 모기업이 구단 운영 결정권을 지니고 있기에 이미지 타격은 더욱 클 수 있고 이 부분이 결정에 큰 변수가 될 수 있다.

과거부터 체육계의 팔은 곧잘 안으로 굽어왔다. 특히나 재능 있는 선수의 잘못이라면 관대하게 넘어가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인재를 쉽게 떠나보내선 안 된다는 지극히 엘리트체육 중심적 사고가 배경이다. 스포츠의, 프로야구의 가치 중 무엇을 더 중요하게 여기느냐에 따라 답은 결정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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