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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완의 대기' 홍상삼 김강률, 도전에 팬들은 설렌다 [2020 프로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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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완의 대기' 홍상삼 김강률, 도전에 팬들은 설렌다 [2020 프로야구]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0.06.03 10: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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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프로 데뷔 후 10년을 훌쩍 넘겼지만 아직까지도 불안 요소가 따라다니는 투수들. KIA 타이거즈 홍상삼(30)과 두산 베어스 김강률(32)의 얘기다.

빠른공에 비해 부족한 제구, 두산 출신이라는 공통분모가 있는 둘은 올 시즌 재도약을 노린다. 여전히 안정감을 심어주지 못하고 있지만 이번만큼은 다를 것이라는 각오로, 팬들에게 다시 한 번 기대감을 안겨주고 있다.

홍상삼이 먼저 1군 마운드에 올랐다. 2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홈경기, 7-2로 앞선 9회말 경기를 매조지러 등판했다.

 

KIA 타이거즈 홍상삼(왼쪽)과 두산 베어스 김강률이 불펜에 힘을 보탤 수 있을까. [사진=연합뉴스, 스포츠Q DB]

 

◆ 제구 불안-공황장애 딛고 일어선 홍상삼, 이번엔 다르다!

2008년 두산 입단 후 이듬해 프로 데뷔한 홍상삼은 첫해부터 9승을 따내며 신인왕 레이스에 가담했다. 아쉽게 트로피는 놓쳤지만 충분히 인상깊은 활약이었다.

제구 불안이라는 고질적 문제가 있었지만 속구 위력은 무시할 수 없었고 2012년엔 5승 2패 1세이브 22홀드 평균자책점(ERA) 1.93으로 두산의 핵심 불펜 역할을 맡았다. 이듬해에도 활약은 이어졌다.

그러나 프로 경험이 쌓여도 좀처럼 영점이 잡히지 않았다. 2013년 시즌 내내 활약하고도 넥센 히어로즈와 준플레이오프에서 한 이닝에만 폭투를 3개 범하며 ‘한폭삼’이라는 오명을 썼고 이후 점차 기회를 잃었고 심리적으로도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지난 시즌 초 홍상삼은 깜짝 고백을 했다. 2018년부터 공황장애를 앓고 있다는 것. “마운드에서도 언제 증상이 나타날지 몰라 노심초사했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SBS 스페셜에도 홍상삼의 공황장애 극복기가 소개됐는데 야구선수로서 함부로 약물을 복용할 수 없어 더욱 힘겨운 투쟁 과정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홍상삼은 2일 KIA 데뷔전에서 1이닝 무실점 호투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사진=연합뉴스]

 

부진으로 인해 많은 비판을 받은 홍상삼은 “정신력이 강한 줄 알았는데 마음이 약하더라. 심리적으로 부담감이 생겼고 스스로를 더 압박했다”며 “정신과 치료도 많이 받았는데 의사들이 해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두산 코칭스태프들의 많은 도움과 배려 속에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었지만 투수로서 재기까지 이어지진 않았다. 지난해 1군에선 단 3경기에 나선 뒤 10년을 몸담은 팀에서 방출됐다. 두산 시절 투수코치로 함께 했던 조계현 KIA 단장이 손을 내밀었고 절실함 속 기회를 다시 잡았다.

겨우내 구슬땀을 흘린 홍상삼은 퓨처스리그에서 선발 수업을 했으나 4패만을 기록했음에도 2일 1군으로 콜업됐고 불펜으로 마운드에 올랐다.

점수 차가 컸다고는 해도 불안한 마음으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첫 타자 안치홍을 상대로는 삼진을 잡아냈는데, 날카로운 슬라이더에 안치홍의 방망이는 연신 헛돌았다. 한동희와 김준태는 내야 땅볼로 손쉽게 처리했다. 1이닝에 필요했던 공은 단 8구. 단 한 경기긴 하지만 홍상삼의 부활에 대한 기대감을 키워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잦은 부상에 시달리던 김강률이 돌아온다. 팀 마운드가 흔들리는 상황 속 기대감은 더욱 커진다. [사진=스포츠Q DB]

 

◆ 김강률, 행복하자 아프지 말고!

디펜딩 챔피언 두산은 15승 9패, 3위로 선두권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한 가지 고민은 마운드.

1~3선발 크리스 플렉센, 유희관, 티아고 알칸타라는 제 역할을 해주고 있지만 지난해 다승 2위 이영하와 예비 FA 이용찬의 부진이 뼈아프다. 불펜 상황은 더 심각한데 함덕주와 이현승 정도를 제외하면 믿고 맡길만한 자원이 없다. 박치국과 윤명준은 물론이고 지난해 클로저를 맡았던 이형범까지 크게 흔들리고 있다.

SK 와이번스에 귀한 자원인 포수 이흥련을 내주면서까지 불펜 이승진을 받아올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2일 KT 위즈전에서도 경기 초반 10점을 내며 앞서갔지만 마운드가 흔들리며 8점이나 내줘 간신히 승리를 챙겼다. 유희관이 물러난 뒤 윤명준이 흔들렸는데, 이현승도 1실점했고 함덕주까지 올라 3점 차 승리를 지켜냈다.

불펜이 흔들릴 때마다 떠오르는 이름이 있다. 바로 김강률이다. 두산엔 아픈손가락 같은 이름이다. 2007년 두산에 입단한 그는 상무를 거쳐 2011년부터 본격적으로 1군에서 활약했는데 통산 평균자책점 4.17로 부진했던 때가 있었던 걸 생각하면 준수한 성적을 냈다.

 

김강률(왼쪽)은 2일 퓨처스리그에서 145㎞ 속구를 뿌리며 1군 등판 준비를 마쳤다.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팀이 필요할 때 제자리를 지킨 적이 많지 않았다. 부상이 뼈아팠다. 2016년까지 평균 30이닝을 넘기지 못했을 정도.

2017년 데뷔 후 최다인 89이닝을 소화하며 7승 2패 7세이브 12홀드 ERA 3.44로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이듬해엔 다소 주춤했지만 76이닝 5승 6세이브 11홀드를 기록했다.

하지만 2018시즌 뒤 교육리그 도중 아킬레스건 부상을 입었고 긴 재활을 이어가던 중 이듬해 7월 또다시 햄스트링 부상 등이 겹쳐지며 팀은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지만 그는 시즌을 통으로 날리며 웃지 못했다.

올 시즌도 처음부터 팀에 합류하진 못했다. 퓨처스리그에서 몸 상태를 끌어올리고 있다. 2일 KT와 퓨처스리그 경기에서 구원 등판했는데 2⅔이닝 2피안타 1볼넷 1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37구를 던졌고 속구 최고 구속은 145㎞가 찍혔다. 슬라이더와 커브, 포크볼까지 두루 활용했다. 앞선 상무전에선 1⅔이닝 무실점 호투했다.

김태형 감독도 김강률의 소식을 꼼꼼히 챙기고 있다. 150㎞ 이상 빠른 속구가 주무기인 그가 현재 정상 컨디션은 아니지만 몸에 이상만 없다면 일단 올려서 활용하겠다는 것. 얼마나 간절한지, 김강률에 대한 기대감이 큰지 알 수 있다.

몸상태는 서서히 끌어올려도 된다는 판단이다. 아프지만 않다면 절반의 성공이다. 아프지 않은 게 지금 상황에선 가장 핵심적이면서도 쉽지 않은 목표다.

긴 프로 생활에 비해 아직 제대로 꽃을 피웠다고 보기는 아쉬웠던 미완의 대기들이다. 가능성만은 충분한 만큼 팬들은 이번에야말로 제대로 터져주기를 응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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