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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이글스 총체적난국, 솟아날 구멍 있나 [2020 프로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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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이글스 총체적난국, 솟아날 구멍 있나 [2020 프로야구]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0.06.04 10: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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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한화 이글스의 부진이 놀라울 건 없지만 최근 하락세는 심상치가 않다. 더욱 걱정을 키우는 건 희망적인 요소가 크게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화는 3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프로야구) 홈경기에서 키움 히어로즈에 2-6으로 졌다. 10연패. 두 자릿수 연패는 2013년 이후 무려 7년만이다.

7승 19패, 승률은 0.269 최하위. 1위 NC 다이노스와 승차는 벌써 12.5경기. 과연 한화는 반등할 수 있을까.

 

한화 이글스가 10연패에 빠졌다. 두자릿수 연패는 2013년 이후 7년만. 뚜렷한 부진 탈출 해법이 보이지 않는 게 더 문제다. [사진=연합뉴스]

 

3일 경기는 한화 팬들의 속을 뒤집어 놓았다. 1회 이용규의 아쉬운 홈송구와 포수 최재훈의 포구 실수가 이어지며 실점했고 2회에도 이용규가 평범한 중전 안타를 흘리며 실점을 헌납했다.

4회말 공격에선 추격하던 상황에서 정진호가 무리하게 홈을 파고들다 아웃됐는데 3루 베이스를 밟기 전에 이미 좌익수 김규민이 포구했음에도 3루 코치는 홈 쇄도를 결국엔 허망한 결과를 봐야했다.

5회초엔 정진호의 아쉬운 타구 판단으로 2루타를 내줬고 이어 1사 3루에서 박병호의 타구를 잡은 3루수 송광민이 홈에 악송구를 범하며 또 한 점을 헌납했다.

총 4개의 실책. 한 경기에 3개의 실책만 나와도 이길 수 없다고 하니 승리는 과분한 것이었다.

공수와 마운드 모두 총체적 난국이다. 타율 0.241 17홈런 출루율 0.304 장타율 0.343 모두 꼴찌고 삼진(186)과 병살(26)은 2번째로 많다. 

 

맹타를 휘두르던 하주석(가운데)과 오선진이 빠진 건 뼈아프다. 베테랑들의 반등이 절실하다. [사진=연합뉴스]

 

평균자책점도 5.52로 8위, 탈삼진(192)은 2번째로 많지만 사사구(120)가 압도적으로 많고 실책(22)도 가장 많아 허무하게 실점하는 패턴이 반복된다.

퀄리티스타트(11)는 4위지만 불펜의 난조로 승리를 지키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정우람을 바탕으로 세이브는 5위로 평균 수준이지만 홀드(5)는 최하위. 클로저가 등판할 기회가 좀처럼 발생하지 않는 것도 문제다.

10연패 기간 동안 경기당 평균 2.7득점에 그쳤다. 팀 ERA 5.52를 생각하면 지는 건 당연했다. 타선의 부진 영향이 큰데, 가장 타격감이 좋은 오선진(타율 0.346)과 하주석(0.333)이 부상으로 이탈한 것도 뼈아프다. 둘 모두 허벅지를 다쳤는데, 4주 가량 재활이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그나마 이용규(0.300-0.333) 정은원(0.289 0.314) 정진호(0.286 0.343)이 활약해주고 있지만 이들 모두 장타력을 기대하긴 힘든 자원들.

결국 장타력을 갖춘 중심타선에서 해결해줘야 하는데, 이들의 부진은 심각하다. 1할대 타율로 2군에서 감각을 조율하던 김태균은 3일 급하게 콜업됐지만 이미 승부가 기운 9회 안타를 신고하는데 그쳤다. 타율은 0.121 홈런은 아직까지 없다. OPS(출루율+장타율)는 0.389, 처참한 수준이다. 장점으로 꼽혔던 출루율마저 0.237로 하위권이다.

 

제 역할을 해야할 중심타자 이성열(왼쪽)과 김태균의 부진이 심각하다. 이들의 부활 없이 반등은 요원하기만 하다. [사진=연합뉴스]

 

이성열(0.242)과 송광민(0.220), 제러드 호잉(0.215)도 마찬가지. 중심타선이 힘을 내지 못하는 팀이 순항할 수는 없다. 포수 최재훈은 10연패 기간 동안 1할에도 못 미치는 타율(0.080)으로 헤매고 있다.

시즌 초 10연패를 당했지만 이후 연승을 달리며 반등한 SK 와이번스와는 다소 상황이 다르다. SK는 트레이드를 통해 데려온 이흥련과 예비역 김정빈의 활약에 힘을 얻었다. 부진에 빠졌던 최정도 폭발했다.

그러나 한화는 더 이상 특별한 카드가 없다. 부진한 선수들이 반등해주기만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김태균, 이성열, 송광민 등 베테랑들의 각성이 절실하다.

장기적으론 리빌딩을 통해 팀 체질 개선을 해야할 필요도 있다. 한화는 타 구단과 비교해 봤을 때 선수층 연령대가 전반적으로 높다. 프로 세계에서 나이보단 실력이 우선시 되는 게 맞지만 강팀들이 보통 적절한 신구조화를 이룬다는 점은 참고해야 하는 점이다. 노장들은 한번 부진에 빠지면 헤어 나오기까지 더 많은 시간이 걸리곤 할뿐 아니라 이 부진이 에이징 커브로부터 시작되는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에 미리 대비를 해야 할 필요도 있다.

올 시즌만 보더라도 베테랑들의 반등 기미가 보이지 않을 경우엔 더욱 과감히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줄 필요도 있다. 보살로 불리는 한화 팬들은 성적에 대한 기대가 그리 크지 않은 게 현실이다. 다만 희망마저 보이지 않는 팀이라면 아무리 ‘행복 이글스’의 팬이라도 쉽사리 지지를 이어가기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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