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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확진자 발생, EPL 재개 무리수 되지 않길 [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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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확진자 발생, EPL 재개 무리수 되지 않길 [기자의 눈]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0.06.04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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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한국을 비롯해 독일과 오스트리아 등 많은 나라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멈춰 섰던 스포츠가 재개되고 있다.

국내에선 관계자 감염이 발생하지 않고 있지만 이태원 클럽발 확산세로 인해 불안감은 여전하다. 유럽 등 상황은 더 심각하다. 선제적으로 분데스리가 재개에 나선 독일도 이날 하루 242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는데, 다른 나라들은 이보다 훨씬 심각한 상황이다.

눈 앞 이익만을 바라보고 욕심을 부리다간 자칫 되돌릴 수 없는 피해를 입을 수 있다. 재개를 계획 중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은 이러한 우려를 사고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가 오는 17일 재개를 앞둔 가운데 EPL 사무국이 진행한 5차 코로나19 검사에서도 확진자가 나왔다. [사진=EPA/연합뉴스]

 

EPL은 오는 17일 지난 3월 10일 이후 중단됐던 2019~2020시즌 잔여 일정을 이어갈 예정이다. 9경기씩 남겨둔 16개팀과 달리 1경기를 덜 치른 맨체스터 시티-아스날, 셰필드 유나이티드-아스톤 빌라가 격돌한다.

이에 앞서 EPL 사무국은 선수들의 경기 감각 회복을 위해 조건부 친선경기 진행을 허용했다. 다만 ▲90분 이상 이동 금지 ▲모든 선수는 자가용으로 이동 ▲ 각 팀 코치진이 심판 대행 ▲ 친선전 앞서 경기장 또는 훈련장 위험성 평가 등을 반드시 준수해야 한다.

그러나 정작 문제는 여기에 있지 않다. EPL 사무국은 리그 소속 선수들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했는데, 손흥민이 소속된 토트넘 홋스퍼는 4일(한국시간) 공식홈페이지를 통해 “우리 구단 중 한 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EPL 사무국은 지금까지 5차례 코로나19 전수검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매번 확진자가 나오며 총 13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원칙에 따라 해당 선수의 이름은 공개하지 않고 확진자는 7일간 격리 조치된다. 토트넘에 따르면 현재는 무증상 상태. 그렇기에 얼마나 많은 선수들과 접촉했을지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 가운데 손흥민 또한 포함될 수 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이 선수는 1군 핵심 선수는 아니”라며 “17일 재개를 앞둔 EPL 계획엔 차질이 없을 전망”이라고 밝혔지만 불안감은 커진다. 많은 수의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리그 재개를 연기할 예정이었지만 13명이라는 숫자가 생각보다 크지 않다는 것.

 

손흥민(왼쪽)과 해리 케인이 소속된 토트넘 홋스퍼에서 확진자가 나왔다. 1군 주전급 선수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지만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토트넘 홋스퍼 홈페이지 캡처]

 

국내에선 다 꺼져가던 코로나19 불씨가 이태원 클럽 사건 이후 급속도로 재확산되고 있다. 순식간에 퍼져나가는 감염률은 그 어떤 바이러스보다도 무섭다는 게 코로나19다. 리그 재개 후 선수단 사이에 추가적인 확진자가 나올 경우 가뜩이나 늦춰진 리그 일정 속에서 해당 팀의 일정은 더 꼬여버리고 사실상 파행을 맞을 수도 있다.

영국은 4일 1871명이 늘어 총 확진자 27만9856명을 기록 중이다. 세계에서 코로나19로 인한 피해가 4번째로 큰 나라다. 사망자도 3만9728명에 달한다. 사망률은 무려 14.2%.

3일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은 BBC와 인터뷰를 통해 “우리 모두에겐 도전이지만 선수들에겐 더욱 그렇다. 주유소도 가고 음식도 필요하다. 선수단은 마스크를 착용한다”면서도 “영국 사람들이 왜 마스크나 장갑을 착용하지 않는지 이해할 수 없다. 독일에선 많은 도움이 됐다”고 지적했다.

리그 재개를 준비하는 프리미어리그 각 구단 내에선 각별한 주의를 기하고 있지만 한국보다 개개인의 자율성을 강조하는 영국에선 선수단의 개인 외부 활동이 더 많을 수밖에 없다. 영국 상황이 좋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위험에 훨씬 취약한 환경이다.

리그 강행의 가장 큰 이유는 막대한 중계권료. 리그 일정을 마무리 짓지 못할 경우 이에 대한 분쟁이 생길 수 있고, 구단과 사무국 또한 막심한 손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 때문에 EPL 사무국이 무리수를 두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숨기기 어렵다.

확진자가 13명 나왔음에도 방역에 대한 자신감이 있다면 리그 재개를 밀어붙일 수도 있다. 다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다는 건 분명히 알아둬야 한다. ‘혹시나’하는 안이함으로 선수들의 위험을 담보로 숲보다는 나무를 바라보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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