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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프로야구 순위, '대박' NC LG 두산-'쪽박' 한화 롯데 차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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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프로야구 순위, '대박' NC LG 두산-'쪽박' 한화 롯데 차이는?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0.06.05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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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지난해 프로야구는 800만 관중 시대를 끝내고 2년 만에 다시 700만으로 회귀했다. 그 중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일찌감치 고착화된 프로야구 순위 경쟁 때문이었다.

올해도 초반부터 남북 전쟁 양상이다. 순위표 상단 팀들과 하위권 팀들의 간격이 벌어지며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삼성 라이온즈와 SK 와이번스 등 승률 5할 미만 팀들이 반등 여지를 보이고 있다는 것. 그러나 선두권과 하위궈너의 격차는 더 벌어지고 있다.

 

NC 다이노스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양의지(왼쪽)와 최하위 한화 이글스 베테랑으로 부진한 이성열의 상반되는 표정은 팀 상황을 대변해준다. [사진=연합뉴스]

 

올 시즌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건 단연 NC 다이노스다. 지난해 거금을 들여 영입한 포수 양의지와 독보적 에이스로 변모한 구창모가 앞장서고 있는 가운데 압도적인 팀 홈런 1위 등 타격의 힘은 물론이고 외국인 선수 2명이 모두 맹활약하며 탄력이 붙고 있다.

4일 안방에서 열린 SK전에서 10-0 완승을 거두며 팀 창단 첫 20승 고지를 선점했다. 20승 6패, 승률은 무려 0.769. 26경기 만에 20승을 거둔 건 NC가 역대 2번째다. 그만큼 무서운 페이스다.

구창모는 물론이고 박진우와 임정호, 배재환 등 불펜도 시즌 초반 기세만 놓고 보면 나란히 커리어하이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팀 평균자책점 3점대(3.76)는 NC가 유일하다.

애런 알테어의 활약이 다소 아쉽지만 강진성, 권희동, 노진혁 등의 각성과 나성범의 성공적 복귀와 팀의 보물 양의지 등의 활약까지 겹치며 흠잡을 데 없는 포스를 풍기고 있다. 양의지의 체력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합리적 가격에 FA로 잡은 백업 포수 김태군의 활약도 큰 힘이 아닐 수 없다.

 

올 시즌 급성장해 NC 다이노스 투타를 이끌어 가고 있는 구창모(왼쪽)와 강진성. [사진=연합뉴스]

 

창단 30주년을 맞아 남다른 각오로 시즌을 맞이한 LG 트윈스의 기세도 남다르다. 타선의 변화가 있었는데, 50홈런 이상 페이스의 로베르트 라모스(10홈런)가 장타력을 바짝 끌어올렸고 김현수와 채은성에 이어 김용의와 김민성, 불혹의 백업 포수 이성우와 백승현의 도약도 팀 타선에 활기를 불어넣어주고 있다.

NC만큼은 아니어도 LG 마운드도 탄탄함을 자랑하는데, 타일러 윌슨과 케이시 켈리, 차우찬이 다소 주춤하고 있지만 정찬헌과 임찬규가 4,5선발 이상의 역할을 해주고 있다. 보직을 변경한 고졸루키 이민호의 깜짝 활약도 류중일 감독을 미소짓게 한다.

클로저 고우석이 무릎 부상으로 수술대에 오르게 된 게 아쉽지만 정우영과 진해수가 건재하고 새 얼굴 이상규의 반등도 신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디펜딩 챔피언 두산 또한 LG와 함께 NC를 추격하고 있지만 분위기는 다소 다르다. 타선의 힘은 여전하지만 지난해 평균자책점 2위에서 9위로 떨어질만큼 마운드가 무너졌다.

라울 알칸타라와 크리스 플렌센, 유희관이 잘 버텨주고 있지만 이용찬이 팔꿈치 부상으로 시즌 아웃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고 지난해 두산의 히트상품 이영하는 시즌 초반 고전하고 있다. 부족한 4,5선발의 활약을 함덕주, 이현승, 박치국이 힘겹게 받치고 있는 모양새다.

 

로베르트 라모스(왼쪽)과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는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상승세의 주역이다.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화력은 아무리 타선의 팀인 두산이라고 해도 믿기지 않은 정도다. 지난해 최다안타왕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는 4할 중반대 타율로 맹타를 휘두르고 있고 주전 7명이 3할 타율을 기록 중이다. 경기 평균 6.38득점 6.58실점으로 손실이 더 큰 상황이지만 3점 차 이내 승부에서 10승 2패를 기록, 효율적인 야구로 상위권에 머물고 있다.

공통 분모는 핵심 선수들의 맹활약과 새 얼굴의 등장, 확실한 강점 등이었다. 반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팀들은 이와는 완전히 대비된다고 볼 수 있다.

2013년 이후 7년 만에 11연패에 빠진 한화 이글스는 돌파구를 찾기 힘든 상황이다. 투타가 모두 무너져 있는데, 사사구 허용과 실책은 가장 많았음에도 타자들의 삼진과 병살은 가장 단연 상위권이었다.

가장 타격감이 좋던 하주석과 오선진이 나란히 부상으로 이탈했고 중심을 잡아줘야 할 김태균과 제러드 호잉, 이성열, 송광민 등이 동반 부진에 빠져 있다. 치고 올라오는 신인급 선수도 보이지 않는다.

마운드도 마찬가지. 워윅 서폴드와 올 시즌 급성장한 김민우의 활약이 반갑지만 뒤늦게 합류한 채드벨을 비롯해 선발 로테이션이 원활히 돌지 못하고 있다. 초반 선발에서 잘 던져주던 김이환을 불펜으로 돌렸던 것도 아쉬운 결정이었다.

 

4일 경기에서 11연패에 빠진 한화 이글스가 중계화면을 지켜볼 팬들을 향해 90도로 허리를 숙여 사과의 뜻을 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마무리 정우람이 있지만 등판 기회가 자주 나오지 않고 있다. 그나마 이현호, 김진영, 박상원 등이 버티는 필승조는 조금 나은 수준이지만 이들만으로 무너진 마운드의 구멍을 메우긴 버겁다.

8위 롯데 자이언츠도 어려움은 비슷하다. 개막 5연승을 달리며 기세를 올리던 것도 잠시였다. 댄 스트레일리와 그나마 서준원이 버티는 선발진이 큰 문제다.

더 큰 문제는 타선. 평균자책점은 오히려 두산에 비해서는 나은 상황이지만 방망이 사정은 전혀 다르다.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 중 이대호, 손아섭만이 3할을 기록하고 있다. 이적생 안치홍을 비롯해 초반 맹활약했던 딕슨 마차도, 3할은 보장됐던 민병헌까지 동반 부진에 빠지며 좀처럼 점수를 내지 못하고 있다. 마운드의 힘이 약한 걸 고려하면 도저히 이길 수 없는 흐름이 반복되고 있는 것.

야구는 평균의 스포츠. 한화와 롯데처럼 기존에 잘해주던 선수들이 회복세를 타면 분명히 이를 바탕으로 상승세를 탈 여지는 있다. 다만 아무리 장기 레이스라고 해도 벌어진 간극을 메우기가 쉽지 않은 게 야구이기도 하다. 문제점을 알고 있어도 확실한 해법이 없는 게 하위권 팀들에는 더 큰 골칫거리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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