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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국과 고요한, 희비 엇갈린 '기록의 사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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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국과 고요한, 희비 엇갈린 '기록의 사나이'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0.06.06 19: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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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암=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이동국(41·전북 현대)과 고요한(32·FC서울)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전북과 서울 양 팀의 간판스타이자 K리그(프로축구)를 대표하는 기록의 사나이인 두 사람이 나란히 출전했지만 한 명은 얼굴에 미소를 띠었고, 한 명은 씁쓸한 표정으로 경기를 마쳤다. 

전북은 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서울과 2020 하나원큐 K리그1(1부) 5라운드 원정경기에서 4-1 대승을 챙겼다.

주장 이동국이 선발 출전해 멀티골로 전북의 순위표 선두(4승 1패·승점 12) 탈환에 앞장섰다. 시즌 2, 3호골이자 프로 통산 226, 227번째 골로 K리그 역대 최다골 기록을 늘렸다.

반면 교체 출전한 고요한은 서울에서만 무려 400번째 출전 대기록을 썼음에도 완패에 웃을 수 없었다. 2006년 서울에서 데뷔한 고요한은 14시즌째 서울을 위해서만 뛰고 있고, 2018년 7월부터는 주장도 맡고 있다.

[상암=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이동국이 멀티골로 전북의 4-1 승리에 앞장섰다. 한 쪽 무릎을 꿇는 세리머니로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메시지를 보냈다. 

경기를 마치고 이동국은 “직전 경기(강원FC전) 졌기 때문에 우승을 하기 위해 오늘 승점 3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서울 원정와서 좋은 경기를 많이 했기 때문에 즐거운 생각으로 플레이했다”고 총평했다.

이어 “내게 오는 기회를 모두 살리지 못해 아쉽다. 지난 2경기 나서지 못했기 때문에 경기감각이 떨어져 있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 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싶고, 또 대량득점으로 이겼다는 점에서 좋게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후반 10분 팀의 3번째 골을 작렬한 이동국은 한 쪽 무릎을 꿇는 인종차별 반대 세리머니를 펼치며 단순한 승리 이상의 의미까지 더했다. 그는 “‘미국 흑인 사망 사건’이 전 세계적 이슈가 됐고,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의 세상에는 그런 일이 없어야 한다는 생각에 세리머니에 동참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리버풀 등 선수단이 단체로 한쪽 무릎 꿇기 세리머니를 하고, 독일 분데스리가에서도 다수 선수들이 희생자 조지 플로이드를 추모하며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메시지 전했다. 지구 반대편에서 이동국도 이에 동참했다.

지난 2016년 미국프로풋볼(NFL) 콜린 캐퍼닉이 경찰의 총격에 흑인이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나자 경기 전 미국 국가 연주 시간에 국민의례 대신 무릎을 꿇은 이후로 많은 스포츠 스타들이 같은 방식으로 인종 차별에 항의하고 있다.

고요한도 400경기 출장 대기록을 썼지만 빛이 바랬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지난달 수원 삼성과 2020시즌 공식 개막전에서 결승골을 넣고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극복을 위해 헌신하고 있는 의료진에 감사를 표하는 의미의 ‘덕분에 챌린지’ 세리머니로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던 그가 또 한 차례 K리그 ‘맏형’답게 나서 K리그에 품격을 더했다.

또 전북은 이날 승리로 지난 2017년 7월 2일 원정에서 패한 이후 최근 10경기 동안 서울을 상대로 8승 2무 무패를 달렸다. 동시에 역대 상대전적 33승 25무 33패 동률도 이뤘다. 전북의 입지는 이동국이 전북에 입단한 2009년을 기점으로 달라졌다. 

그는 “2009년 전후로 전북은 다른 컬러를 갖게 됐다. 2009년 전에는 패가 많았던 전북이 최근 10년 동안 경기를 주도하고 많은 승리를 챙기는 팀이 됐다. 한국에서 가장 두려워하는 팀이 됐다는 점에서 기쁘고, 앞으로 더 발전해 나가는 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반면 최용수 서울 감독은 완패를 인정했다. “축구는 90분 경기다. 전반은 흐름이 좋았지만 문제는 후반이었다. 이른 시기 실점하면서 균형이 무너졌다. 패배의 책임은 내가 다 안고 갈 것”이라며 “축구 인생은 이기고 지는 게 반복된다. 선수들은 절대 고개 숙여선 안 된다. 내가 부족했다. 대구FC전 등 앞으로 일정이 타이트하다. 잘 준비해 승점 확보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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