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한용덕 감독 자진사퇴로 한화 이글스를 지휘하게 된 최원호(47) 감독대행을 향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화 퓨처스(2군) 팀을 지휘하던 그는 어수선한 상황 속에 1군 수장으로 승격하게 됐다.
최원호 감독대행을 현대 유니콘스 막강 선발진의 일원으로 기억하는 올드팬들이 제법일 듯하다. 당시 현대는 정민태부터 정명원, 위재영, 김수경, 최원호까지 선발 로테이션 전원이 두 자릿수 승수를 올리고 통합우승을 일군 바 있다.
인천고등학교, 단국대학교 출신인 그는 1996 신인 드래프트 현대의 1차 지명자였다. 고향팀의 창단멤버로 4시즌을 보낸 뒤 LG(엘지) 트윈스로 이적해 10년을 더 뛰었다. 1군 통산 성적은 309경기 1201⅓이닝 67승 73패 3홀드 3세이브 평균자책점(방어율) 4.64. 10승을 거둔 해가 두 차례 있다. 1998년 10승 5패 1세이브(현대), 2005년 13승 6패(LG).
39년 한국프로야구사 최고의 명승부 중 하나로 꼽히는 2002 한국시리즈(LG-삼성 라이온즈)에선 비운의 조연이었다. 대구에서 열린 6차전 9회말 이상훈(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이 이승엽(SBS 해설위원)으로부터 동점 3점홈런을 맞은 뒤 마운드에 오른 이가 바로 최원호 대행이었다. 이후 마해영(성남 블루팬더스 감독)으로부터 끝내기 솔로홈런을 헌납하고 주저앉았다.
최원호 감독대행은 야구계에선 손혁 키움 히어로즈 감독과 더불어 대표적인 피칭이론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모교에서 운동역학 석사와 박사학위를 취득한 ‘공부하는 체육인’이다. 2013년엔 자신의 이름을 딴 피칭연구소를 설립해 운영한 바 있다. 2011~2012년 LG에서 재활군 및 2군 투수코치를 지냈다.
이후 2014년 XTM, 2015년 SBS스포츠 해설위원으로 활동했다. 투구분석 설명이 준수해 호평 받았다. 학구열을 인정받아 2019년 KBO 기술위원회 위원,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불펜코치로 합류한 경력도 있다. 정민철 한화 단장이 지난해 11월 최원호 대행에게 한화 퓨처스팀을 맡긴 까닭이다.
체육인 커플이기도 하다. 최원호 감독대행의 부인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회원 한희진이다. 한희진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6승을 거둔 한희원의 사촌동생. 한영관 한국리틀야구연맹 회장의 딸인 한희원의 남편이 손혁 감독이다. 즉, 손혁 감독의 사촌동서가 바로 최원호 대행이다.
한화는 투타 밸런스가 모두 망가졌다. 전신 빙그레 시절 포함 현재 단일시즌 팀 최다연패 불명예 기록(14연패)이 현재진행형이다. 팀 타율(0.236)도, 팀 평균자책점(6.00)도 10구단 중 최하위라 도무지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최원호 대행이 해결해야 할 과제는 무엇보다 마운드다. 한화는 리그 전체 평균자책점이 4.78인 KBO에서 유일하게 평균자책점(방어율)이 6점대인 팀이다. 1군 투수파트를 맡게 된 한화 레전드 송진우 코치와 함께 자신의 전공 분야에서 역량을 발휘해야 한다.
한편 한화는 한용덕 감독 사퇴에 따라 코칭스태프에 대거 변화가 생겼다. 정경배(수석‧타격) 박정진(불펜) 정현석(타격보조) 추승우(작전) 코치를 1군에서 볼 수 있다. 김해님 마일영(이상 투수) 이양기(타격) 차일목(배터리) 고동진(1루) 채종국(수비) 코치가 2군, 장종훈(총괄) 김성래(타격) 정민태(투수) 코치는 육성군을 각각 맡게 됐다.
한화의 이번주 일정은 주중 롯데 자이언츠(부산), 주말 두산 베어스(대전)다. 현재 연승 중인 팀이라 한화가 캄캄한 늪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지 미지수다. 사직구장으로 향하는 최원호 감독대행의 어깨가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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