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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드라마 영혼수선공, 윤리의식 논란? 시청자 청원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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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드라마 영혼수선공, 윤리의식 논란? 시청자 청원까지
  • 김지원 기자
  • 승인 2020.06.09 16: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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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지원 기자] 정신의학과를 배경으로 다룬 KBS 2TV 수목드라마 '영혼수선공'이 윤리의식 논란에 휩싸였다. 두 주인공인 정신과 의사와 환자의 로맨스가 '그루밍 성범죄'를 연상시킨다는 지적이다.

지난 31일, KBS 시청자권익센터 시청자 청원 게시판에는 "정신과 의사가 환자와 로맨틱한 관계를 갖는 건 범죄입니다. 윤리의식 없는 KBS 드라마 영혼 수선공을 비판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KBS 2TV 수목드라마 '영혼수선공'은 마음이 아픈 사람을 ‘치료’하는 것이 아닌 ‘치유’하는 것이라고 믿는 정신의학과 의사들이 배경인 드라마로, 신체증상장애부터 망장장애까지 마음의 병을 앓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사진=KBS 2TV 드라마 '영혼수선공' 공식 포스터]
[사진=KBS 2TV 드라마 '영혼수선공' 공식 포스터]

 

지난달 28일 방송된 15, 16화에서는 주인공 이시준(신하균 분)이 아버지를 찾아가 "치료하는 환자에게 전이가 된 것 같다"고 털어 놓는 장면이 방송됐다. 한우주(정소민 분) 역시 시준에게 특별한 감정을 느끼기 시작했다는 내용도 담겼다.

논란은 여기서 시작됐다. 주인공 이시준은 정신과 의사, 한우주는 시준에게 진료를 받고 있는 환자라는 점이다. 청원인 박모씨는 "작년 PD수첩 보도 등으로 정신과 의사 김현철에 의한 환자 그루밍 성폭행 사건이 이슈된 지 얼마 되지 않아 공영방송 KBS의 드라마 '영혼수선공'에서 정신과 의사와 환자의 전이, 역전이 감정을 로맨틱하고 긍정적으로 묘사했다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7년 환자들에게 성폭행 등 혐의로 고소 당한 유명 정신과 의사 김현철은 환자의 전이 현상을 악용해 환자와 성적인 접촉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전이 현상이란 환자가 자신을 치료하는 정신과 의사에게 특별한 감정을 느끼는 현상으로, 환자는 전이된 감정 때문에 정신과 의사를 가장 신뢰하게 되거나 때론 연인처럼 성적인 감정도 느끼게 된다.

'그루밍' 역시 이와 비슷한 뜻이다. 그루밍 성폭력은 보통 위계·위력이 성립하는 관계에서 일어나며, 상대에게 상담자 내지 조언자로 우호관계를 형성해 '길들인' 후, 성적으로 착취하거나 통제, 조종하는 것을 뜻한다.

무한도전 등 방송에도 출연한 바 있는 정신과 의사 김현철은 직원과 환자를 상습적으로 성희롱 한 혐의로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윤리위원회에서 제명당했으며, 이에 불복해 제명무효소송민사재판을 진행 중이었으나 지난 3월 자택에서 숨진채 발견됐다.

 

[사진=KBS 시청자권익센터 홈페이지 캡처]
[사진=KBS 시청자권익센터 홈페이지 캡처]

 

이어 청원인은 "정신과 의사가 자신의 환자와 사적인, 그것도 로맨틱한 관계를 맺는 것은 중대한 범죄이며 관련 법안이 더욱 발달한 해외에서는 절대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 심지어 치료를 중단한 후에도 2년 이내에 로맨틱한 관계를 맺은 것이 밝혀질 경우 그 정신과 의사는 법적 처벌을 받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한의사협회 의사윤리강령지침에서도 "의사는 진료 관계가 종료되기 이전에는 환자의 자유의사에 의한 경우라 할지라도 환자와 성적 접촉을 비롯하여 애정 관계를 가져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연출을 맡은 유현기 PD는 제작발표회 당시 "정신의학 자문 의료진들을 두어 드라마의 전문성 부분에도 신경 쓰고 있다"라며 "논란이 되는 범죄와 연관된 이야기들이나 이에 대한 미화나 편견을 가질 수 있을 수 있는 내용은 최대한 배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극 중 정신과 의사인 시준과 환자 우주의 로맨스가 본격적으로 전개되면서 시청자들은 더욱 날카로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청원인은 "KBS 드라마 영혼 수선공 제작진들의 사과 및 관련 재방송과 VOD 서비스 중단 혹은 수정을 요구하며, 다시는 그루밍 성범죄를 미화하는 작품이 나오지 않도록 KBS 내부 인식의 개선을 촉구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이에 1200명이 넘는 시청자가 동의했다.

1000명이 넘는 시청자가 청원에 동의하면 해당 부서의 책임자가 직접 답변을 해야하는 만큼, KBS 측이 어떤 해결 방안을 제시할지 시선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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