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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노진규 유족 일부 승소, 누나 노선영 분노했던 이유 [SQ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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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노진규 유족 일부 승소, 누나 노선영 분노했던 이유 [SQ이슈]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0.06.11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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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지난 2016년 쇼트트랙 국가대표였던 고(故) 노진규 씨가 골육증으로 세상을 떠났다. 그로부터 4년 만에 노진규의 유족이 담당의와 병원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일부 승소하며 다소간 억울함을 달랬다. 그의 누나인 스피드스케이팅선수 노선영(31)이 분노했던 이유도 다시금 재조명된다. 

10일 의정부지법 민사합의13부(최규연 부장판사)는 “골육종으로 숨진 노진규의 유족 3명이 A의사와 B병원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고 밝혔다.

악성 종양으로 의심되는 환자에게 적극적인 검사 방법을 제대로 설명·권유하지 않았다면 의사와 병원에 일부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다.

골육종으로 숨진 故 노진규의 유족이 의사와 병원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일부 승소 판결을 받았다. [사진=연합뉴스]

노진규의 부모와 누나 노선영은 치료비와 위자료로 각 2000만∼1억5000만 원을 A의사와 B병원에게 청구했으나 재판부는 문제를 제기한 3차례 진단 중 한 차례에 대해서만 과실을 인정, 위자료로 각 500만∼2000만 원을 지급하라고 선고했다.

법원에 따르면 노진규는 2013년 9월 개인병원에 갔다가 왼쪽 어깨뼈에 종양을 확인했다. 양성인 거대세포종 의심 진단을 받았으나 악성인 골육종일 가능성도 있다는 설명을 들었다.

의사의 권유로 노진규는 B병원에서 다시 검사를 받기로 했다. 같은 해 10월 A의사는 1차 진료에서 MRI 영상 판독 결과와 동료 의사들의 소견을 종합, 악성일 가능성을 낮게 보고 노진규에게 “내년 2월 소치 동계올림픽이 끝난 뒤 종양을 제거하자”고 했다.

당시 노진규는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계주에 출전할 예정이었다.

노진규는 11월 국제대회 출전 후 통증이 심해지자 다시 개인병원을 찾았고, 종양이 커진 것을 확인했다. A의사를 다시 만났으나 2차 진료에서도 “조직 검사상 악성은 아니지만 올림픽 후 수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노진규는 의사의 말을 듣고 같은 해 12월 동계유니버시아드대회에 출전했으나 어깨가 부어 통증이 계속됐고 기침까지 나왔다. B병원을 찾아 종양이 급격히 커진 것으로 확인했으나 A의사는 3차 진료에서도 거대세포종(양성)으로 진단했다.

노진규 [사진=뉴시스]
소치 올림픽을 앞두고 메달 기대주였던 노진규. [사진=뉴시스]

그는 결국 올림픽 직전인 2014년 1월 훈련 중 왼쪽 팔꿈치가 부러져 B병원 응급실을 찾았다가 종양이 급격히 증가한 것을 확인, C병원으로 옮겨 수술을 받았다.

C병원 의료진은 종양 제거 수술 중 골육종(악성)을 확인, 노씨의 어깨뼈 일부를 제거했다. 노씨는 C병원에 입원해 항암 치료를 받던 중 암이 폐로 전이됐다는 진단을 받고 같은 해 5월 다시 수술을 받았다.

이후에도 수차례 더 수술을 받고 항암 치료를 병행했지만 결국 2016년 4월 3일 24세 나이로 세상과 이별하고 말았다. 직접 사인은 골육종이었다.

골육종은 나이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5년 생존율이 50∼75%로 알려졌으며 전이를 차단하기 위해 조기 진단과 항암치료, 광범위한 절제술 등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노진규의 유족은 “A의사가 의료상 주의 의무를 위반해 아들이 골육종 조기 진단과 치료받을 기회를 놓쳤고 제대로 설명하지 않아 진단·치료 방법을 선택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아들의 생존 기간이 단축됐다며 A의사와 B병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재판부는 “1∼2차 진료의 경우 당시 검사 방법의 진단 정확도가 84%에 달하고 MRI 영상 판독 결과와 동료 의사들의 소견이 일치해 A의사의 과실을 인정할 근거가 없다”고 봤다.

▲ 한국체대 징계위원회에서 전명규 교수에 대한 파면 중징계가 의결됐다. [사진=연합뉴스]
전명규 전 한국체대 교수가 노진규를 혹사하게 했다는 의혹이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3차 진료에 대해서는 “종양 크기가 급격히 커진 것을 확인한 만큼 골육종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정확도가 더 높은 조직 검사를 시행하는 등 충분한 주의를 기울였어야 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의사는 더 적극적인 방법으로 골육종 여부를 진단하는 데 초점을 맞춰 노진규에게 설명하고 권유해야 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진단과 치료가 적절했다면 노 씨가 다소나마 더 생존했을 여지도 있었을 것”이라고 판시했다.

이어 “A의사는 종양이 악성일 가능성을 인식하고 있었는데도 정확한 진단과 치료보다 노 씨가 올림픽에 출전하는 데 우선순위를 두고 적극적인 조직 검사와 치료로 나아가지 않았다고 볼 여지도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재판부는 “A의사의 과실과 노진규의 사망 사이에 상당한 인과 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골육종 진단과 치료가 늦어져 폐 전이가 발생했다고 볼 수 없다”며 “치료비 역시 A의사의 과실에 관계된 손해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당시 노진규의 병세가 급속도로 악화되는 데도 올림픽 메달을 위해 선수를 혹사하게 했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노진규는 당시 대표팀 간판 중 하나였고, 빙상연맹에서 수술을 막았다는 의구심이다. 누나 노선영이 지난 2018년 4월 SBS 탐사보도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를 통해 전명규 전 한국체대 교수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노진규의 누나 노선영은 SBS 탐사보도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와 인터뷰에서 빙상연맹의 비리에 대해 폭로한 바 있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 싶다' 캡처]

노진규 어머니는 당시 그것이 알고 싶다와 인터뷰에서 “(노)진규가 경기 중 어깨를 다치면서 양성 종양 진단을 받았다. 악성으로 갈 수도 있었지만 당시 ‘지금은 양성’이라는 진단이었다”며 “전명규 교수에게 전화해서 수술부터 하자 했도니 전 교수는 ‘양성이라고 하지 않았냐. 올림픽이 달려있는데 어떻게 수술을 하려 하냐. 올림픽 끝나고 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고 폭로했다.

노진규 유족은 항소나 형사 소송 절차를 밟는 대신, 선수의 자기 결정권이 침해되지 않았는지 빙상연맹 등을 상대로 향후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

유족 측 변호를 맡은 이인재 변호사는 YTN을 통해 “배상을 받기 위한 목적이라기보다 향후는 국가대표 선수들이 (노)진규처럼 비슷한 상황에 내몰리지 않도록 일종의 예방적 차원이다. 메달을 따기 위한 기계로 전락해서 선수들 인권이 침해됐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앞서 전명규 전 교수는 ‘가족들의 결정’이라며 반박했다. 지난해 1월 “(나는) 의학적인 지식이 없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은 부모 판단에 맡겼고 나는 거기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현재 노진규 사망 관련 혹사 논란은 국가인권위원회 스포츠인권 특별조사단에서도 조사 중인데, 해를 넘기고도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특조단은 “선수가 본인 의사에 반해 대회에 출전했는지, 그 과정에 강압이나 인권침해 소지가 있는지를 살피고 있다”면서 “이번 법원 판결도 중요한 참고사항”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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