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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수비+실종된 공격' 수원, 이대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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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수비+실종된 공격' 수원, 이대로는 안된다
  • 김대식 명예기자
  • 승인 2020.06.15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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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Q(큐) 김대식 명예기자] 수원 삼성의 떨어진 기세가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수원은 13일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하나원큐 K리그1 2020 6라운드에서 강원 FC와 2-2로 무승부를 거뒀다. 수원은 크르피치가 전반 8분 만에 선제골을 기록하며 앞서 나갔지만 강원 김경중과 고무열에게 연속골을 내줘 역전을 허용했다. 후반 38분 김민우가 힘겹게 골을 터트리며 겨우 비긴 수원이다.

빠르게 분위기를 바꿔야 할 이임생 감독 [사진출처=한국프로축구연맹]
빠르게 분위기를 바꿔야 할 이임생 감독 [사진출처=한국프로축구연맹]

이번 경기에서도 승점 3 획득에 실패한 수원은 강등권이 코앞인 10위에 머무르고 있는 모습이다. 최근 3경기 동안 승리가 없다. 지난 두 경기에서 승격팀 광주와 부산에 1무 1패를 기록하며 분위기가 가라앉았는데, 강원 전에서 분위기 반전을 이루지 못했다.

경기 후 이임생 감독은 “결과에 대한 부분은 감독으로서 책임감을 많이 느끼고 있다.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선수들과의 많은 대화를 통해 분위기를 바꾸도록 더 노력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며 변화를 다짐했다.

이임생 감독 다짐과 다르게 현실은 싸늘하다. 6경기에서 결과와 내용 어느 것도 가져오지 못하자 수원에 정말로 강등 위기가 찾아오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이어져오고 있다.

수원은 2020시즌 전형적인 ‘선 수비 후 역습’ 축구를 추구한다. 지난 시즌 초반 ‘노빠구 축구’를 외쳤던 모습과 확연히 다른 축구다. 먼저 라인을 내려 수비 위주로 경기를 풀어가고, 수비에 성공하면 역습으로 빠르게 올라가 득점을 노리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수비도, 공격도 완성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수원 수비를 이끌고 있는 헨리 [사진출처=한국프로축구연맹]
수원 수비를 이끌고 있는 헨리 [사진출처=한국프로축구연맹]

사실 개막전부터 심상치 않았다. 수원은 전북 현대와의 1라운드에서 후반 84분에 실점하며 패배했고, 울산 현대전에선 두 골을 앞서다가 역전패를 당했다. 지난 5라운드 광주 FC와의 경기는 경기 종료 직전 필리페에게 극장골을 내줘 패배했다.

‘선 수비 후 역습’을 하는 팀은 기본적으로 수비가 되어야 한다. 하지만 현재 수원에서 지키는 힘을 찾아보기는 힘들다. 사실 개막전부터 심상치 않았다. 수원은 지난 전북 현대 전과 광주 FC 전에서 후반 80분 이후 실점했고, 울산 현대전에선 두 골을 앞서다가 역전패를 당했다. 이번 경기에서도 선제골을 넣었지만 승기를 지키지 못했다.

실점 장면만 봐도 그렇다. 전반 31분 강원의 평범한 좌우 전환과 신광훈의 로빙 패스 한 번에 수비라인이 무너지며 김경중을 놓쳤고, 실점으로 이어졌다. 두 번째 실점 장면도 조재완에게 너무 쉽게 크로스를 허용했고, 침투하는 고무열을 놓치고 말았다. 두 상황 모두 수비가 단단한 팀이라면 실점하지 않을 상황이었다.

수원은 6경기에서 7실점 중이다. 다른 팀들과 비교하면 실점은 중위권에 해당하지만 경기당 1실점이 넘는 기록은 절대로 좋은 지표가 아니다. 

타가트는 과연 부진에서 탈출할 수 있을까 [사진출처=한국프로축구연맹]
타가트는 과연 부진에서 탈출할 수 있을까 [사진출처=한국프로축구연맹]

득점 기록은 더 처참하다. 6경기에서 5골이 전부다. 그중에서도 필드골은 단 세 골에 불과하다. 물론 수원의 공격 문제는 타가트의 지분이 크다. 타가트는 지난 시즌 득점왕이라는 것이 무색한 플레이로 요즘 부진에 빠졌다. 2019시즌 기록과 합치면 600분이 넘도록 무득점 행진 중이다. 결국 타가트는 이번 경기에서도 부진한 모습을 보여주더니 전반전이 끝나자마자 한의권과 교체됐다.

공격 과정이 매끄럽지 못하다는 점도 문제다. 염기훈이 들어오면 이 문제가 해결되는 경우가 있지만 염기훈이 없으면 문제가 되풀이된다. 이 경기 해설을 맞았던 현영민 JTBC 해설위원도 “공격수들에게 좋은 패스가 투입돼야 수원의 공격이 살아날 수 있을 것”이라 진단했다.

현재 수원보다 득점 저조한 팀은 단 3팀뿐이다. 수원의 이름값과 선수들의 면면을 살펴봤을 때 전혀 어울리지 않은 기록이다.

나쁜 흐름이 이어지자 일각에선 ‘선 수비 후 역습’을 펼치는 플랜 A를 바꿔야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수원은 지난 시즌 도중에 플랜 A를 바꾼 경험이 있다. 이임생 감독은 2019시즌 초반 공격적인 축구를 펼쳤지만 초반 성적이 좋지 않자 실리적인 전술로 분위기를 추슬렀다. 이후 FA컵 우승까지 이뤄내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진출에도 성공할 수 있었다.

지난 시즌처럼 분위기를 뒤집기 위한 변곡점을 반드시 만들어야 하는 수원이다. 이런 흐름을 바꾸지 못한다면 강등이라는 현실이 다가올 수도 있다. 이번 시즌은 코로나19 여파로 경기 수가 감소했다. 부진에 빠지게 되면 그 분위기를 바꿀 기회가 많지 않다. 2018시즌 라이벌 서울이 강등 위기에서 겨우 살아남았던 아픈 역사가 수원에 찾아오지 않으리라는 법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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