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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 수원삼성, 무너진 명가 자존심 [K리그 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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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 수원삼성, 무너진 명가 자존심 [K리그 순위]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0.06.15 09: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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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FC서울(2승 4패), 수원 삼성(1승 2무 3패).

6경기를 치른 현재 2020 하나원큐 K리그1(프로축구 1부) 순위표는 전반적으로 예상했던 대로 흘러가고 있다.

단 서울과 수원이 각각 9·10위(승점 6·5)로 처져 명가로서 자존심을 구기고 있는 것은 의외다. 서울은 14일 대구FC와 DGB대구은행파크 원정에서 무려 0-6 대패하는 수모를 당하며 3연패에 빠졌다. 수원도 13일 강원FC와 수원월드컵경기장 홈경기에서 2-2로 비기면서 3경기 연속 승리에 실패(2무 1패) 했다.

양 팀의 맞대결은 ‘슈퍼매치’로 불리며 K리그 최고의 흥행카드로 꼽힌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에 단골로 출전했던 것은 물론 K리그1 우승까지 다퉜던 양 팀이지만 올 시즌 초반 크게 고전하고 있다. 6경기 동안 5골 밖에 넣지 못해 경기 당 1골도 넣지 못하고 있어 서포터의 답답함을 자아낸다.

 

FC서울이 대구FC에 무려 0-6 완패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특히 서울에게는 굴욕적인 패배였다. 1997년 서울의 전신인 안양LG 시절 부천SK에 1-7로 진 이후 23년 만에 구단 통산 최다 점수 차 패배 타이를 기록했다. 2013년 승강제 도입 이후 최다실점 기록을 세우는 불명예도 안았다. 동시에 K리그1 최초로 한 경기에서 자책골을 두 번이나 넣은 팀이 됐다.

반면 대구는 창단 후 최다 골 차 승리에 도취됐다. 지난 2014년 K리그2(2부)에서 강원FC를 6-1로 이긴 적은 있지만 이번에는 K리그1에서 더 큰 점수 차로 이겼다. 지난 시즌 최종전에서 서울과 0-0으로 비기면서 5위에 머물러 ACL 진출에 실패했던 것을 설욕한 셈이기도 하다.

서울은 전후반 각 3골씩 내줬다. 박주영과 정현철이 통한의 자책골로 고개를 떨궜다. 대구 김대원이 멀티골을 기록한 뒤 페널티킥을 츠바사에게 내주는 훈담을 만들어냈고, 츠바사의 킥을 골키퍼 유상훈이 막아냈지만 걷어내려 쇄도했던 정현철의 의도와 달리 공은 골문으로 빨려 들어가고 말았다.

대구의 마지막 골은 심지어 서울 출신 K리그 레전드 외국인 공격수 데얀의 머리에서 나왔다. 데얀은 2007년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K리그에 데뷔한 뒤 2017년까지 서울에서 8시즌을 뛰었다. 2018년 서울의 구상에서 제외되자 라이벌 팀 수원으로 이적했던 인물. 

FC서울 입장에선 데얀(가운데)에 내준 실점 역시 뼈아프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수원에서 두 해를 보내고 올해 대구로 이적했는데, 이날 서울을 상대로 입단 후 마수걸이 골을 작렬했다. 친정 팀에 대한 예우 때문인지 도발성 세리머니를 하진 않았지만 서울로선 뼈아픈 실점이 아닐 수 없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최용수 감독은 경기 후 할 말을 잃었다. 힘겹게 기자회견을 이어갔다. 그동안 시민구단 대구와 신흥 라이벌십이 형성된 데 불쾌한 감정을 표했던 서울이지만 이날 최 감독은 특유의 자신감 넘치는 태도를 유지하지 못했다.

지난 6일 전북 현대와 ‘전설매치’에서 1-4 대패를 당했을 때만 해도 선수들에게 ‘고개 숙이지 말 것’을 당부했던 그지만 이날은 “팬들에게 면목이 없다”면서 “상대 역습 패턴에 대비하지 못했다. 참... 뭐... 할 말이 없는 경기였다”며 씁쓸해 했다. 최근 2경기 10골을 내줬으니 오는 17일 상주 상무와 방문경기 승리가 더 절실해졌다.

지난 13일 강원과 2-2로 비긴 수원 역시 선수단에서 불미스런 일이 벌어졌다. 

타가트(오른쪽)가 전반만 뛰고 교체된 후 관중석에서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장면이 포착돼 아쉬움을 남겼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지난 시즌 득점왕(20골) 타가트는 이날도 어김없이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지만 전반 45분 동안 슛 1개에 그치며 부진했다. 하프타임 때 한의권과 교체된 그는 벤치가 아닌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봤고, 때때로 휴대전화도 사용하는 장면이 중계 화면에 포착됐다. 이날까지 6경기 동안 골 맛을 보지 못한 그의 태도는 팬들의 우려를 사기 충분했다.

이에 타가트는 14일 오후 자신의 SNS에 “마지막 경기 전반전이 끝나고 관객석에 앉아있었던 본인의 행동이 잘못됨을 인지하여 팬들에게 사과를 하고 싶다”며 “호주에서는 전반전이 끝나고 교체가 되면 그 선수는 샤워를 하고 관중석에 앉아있어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여기 한국에서는 그러한 행동이 어긋난 행동인지 잘 모르고 한 실수”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예의 없이 굴려고 한 것이 아니다. 힘든 시기이지만 최선을 다하고 다시 승리를 맛보기 위해 노력하겠다. 수원삼성의 팬들을 사랑하며 존중한다”며 팀에 대한 애정을 나타냈다.

지난 시즌 천신만고 끝에 FA컵에서 우승하며 ACL에 복귀한 수원은 올해 부활을 꿈 꿨지만 초반 6경기에서 1승에 그치며 하위권을 전전하고 있다. 16일 기세가 꺾인 7위 성남FC(승점 8)와 경기에서 오랜만에 승전보를 전할 수 있을까.

서울과 수원, K리그에서 대규모 팬덤을 보유한 양 팀이 반등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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