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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2] '우리도 할 수 있다', 자신감 차오른 서울 이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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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2] '우리도 할 수 있다', 자신감 차오른 서울 이랜드
  • 김준철 명예기자
  • 승인 2020.06.15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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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Q(큐) 김준철 명예기자] 서울이랜드FC(이하 서울)에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 3년간 좀처럼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해 패배 의식에 짓눌렸던 팀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의 변화다.  

서울은 지난 13일 잠실올림픽주경기장에서 펼쳐진 하나원큐 K리그2 2020 6라운드 대전하나시티즌(이하 대전)전에서 2-0 승리를 거뒀다. 전반 4분과 후반 7분 수쿠타 파수 멀티골에 일찌감치 리드를 잡으며 상대를 무너뜨렸고, FA컵 32강 포함, 3연승으로 쾌조의 흐름을 이어갔다.

대전 전 멀티골 활약을 펼친 서울 수쿠타 파수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대전 전 멀티골 활약을 펼친 서울 수쿠타 파수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 무기력 ‘끝판 왕’

사실 서울은 최근 몇 년 동안 무기력했다. 창단 첫 해인 2015년 기적적으로 4위를 하며 플레이오프에 올랐지만, 수원FC(3위)에 3-3 무승부를 거둬 고배를 마셨다. 해를 거듭할수록 승격이라는 목표는 멀어졌다. 이듬해 6위로 떨어지며 또 다시 승격이 좌절됐고, 지난 3년은 8위-10위-10위로 줄곧 하위권에만 머물렀다. 매년 ‘올해는 다르다’, ‘빠르게 승격하겠다’는 의지를 다졌으나 나아지는 것은 없었다.

과거 서울은 무색무취의 전형이었다. 특히 많은 전문가들과 팬들이 방향을 알 수 없는 시즌 운영을 최악으로 꼽았을 만큼 출발점 자체가 어긋났다. 선수들과 전임 감독들은 승리를 위해 부단히 노력했지만 한 경기, 한 경기를 치르는데 급급한 모습이었다. 시즌 전체를 놓고 청사진을 그려야 하는데 명확한 밑바탕이 준비되지 않으니 작은 위기에도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결국 조급함과 무기력이 서울 발목을 잡은 셈이었다. 좀처럼 이기지 못하니 선수들 사이에 ‘위닝 멘탈리티’가 사라졌고, 이는 무기력한 경기력으로 이어졌다. 간혹 연승 행진으로 잠깐의 순위 상승은 있었으나, 이는 일시적인 반등에 그쳤다.  

# 변화한 서울, ‘서울 축구’가 시작되다

서울은 올 시즌을 앞두고 중장기적 발전과 리빌딩을 공언했다. 앞선 3년의 악순환을 끊고 이제는 ‘진짜’ 다른 행보를 보여주겠다는 굳은 의지였다. 시작은 정정용 감독 선임이었다. 2019 U-20 월드컵 준우승이라는 최고 성과를 거둔 감독을 데려오는 것만으로도 기대를 심기 충분했다. 정정용 감독은 3년 계약으로 최종 사인했지만, 서울이 5년 초장기 계약을 제시했던 것을 고려하면 구단이 시간을 두고 확실한 투자와 인내를 다짐했다.

그리고 서울답지 않은 폭풍 영입이 이어졌다. 쿠티뉴와 두아르테 등 알짜배기 외인들이 계약 만료로 팀을 떠났으나 레안드로와 수쿠타 파수, 아르시치를 데려오며 외국인 선수 스쿼드를 업그레이드했고, 문상윤과 최재훈, 곽성욱 등 1·2부 통틀어 굵직한 주전급 선수를 영입했다. 또한 이상민과 이시영 등 연령별 대표팀과 올림픽 대표팀을 거친 어린 선수들의 임대로 보다 젊고 역동적인 축구를 펼칠 수 있는 바탕을 다졌다.

하지만 기대가 너무 커서였을까. 서울은 올 시즌 초반 좀처럼 치고 나가지 못했다. 1~3라운드 모두 무승부를 거뒀고, 4라운드 안양 전에서는 부분 로테이션을 가동한 끝에 패했다. 경기력은 전 시즌과 비교해 나아졌다는 평가지만 결과를 얻지 못해 답답함을 더했다.   

그러나 정정용 감독과 선수들은 서울의 ‘방향성’에 공감하며 꾸준하게 밀고 나갔다. 눈앞의 승리를 잡지 못하더라도 자신들만의 축구를 구현하는데 모든 신경을 기울였다. 지난 2라운드 경남 전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레안드로는 “이기지는 못했지만 우리가 가야 하는 길을 잘 가고 있다”고 말했고, 안양 전 첫 패배 후 정정용 감독은 “(프로 첫 승에) 의미를 두고 싶지는 않다. 부담스럽지만 연연하지 않겠다. 부족한 부분을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더 나은 경기를 준비 하겠다”고 밝힐 만큼 서울만의 축구를 만드는데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서울 축구를 단순하게 정의하기는 어렵다. 굳이 따지자면 왕성한 활동량과 유기적인 호흡의 축구라 할 수 있겠다. 선수들이 그라운드 위에서 포지션에 구애받지 않고 공간을 노리며, 빠르고 짜임새 있는 패턴 플레이로 상대를 몰아치는 데 능하다. 이는 서울만의 팀 컬러로 거듭나고 있다.  

정정용 감독과 선수들이 자신만의 축구를 뚝심 있게 밀고 나가자 결과가 잡히기 시작했다. 직전 라운드 충남아산 전에서 1-0으로 이기며 시즌 첫 승리를 따낸데 이어, 지지난 주말 열렸던 FA컵 32강전에서도 1-0 승리를 거두며 연승을 기록했다.

# 승격, 이제는 허황된 꿈이 아니다

리그 홈 첫 승을 따낸 서울 정정용 감독이 헹가래를 받고 있다. [사진=서울이랜드FC]
리그 홈 첫 승을 따낸 서울 정정용 감독이 헹가래를 받고 있다. [사진=서울이랜드FC]

그리고 서울은 이날 경기에서 완벽한 변화의 결실을 거뒀다. 어쩌다 얻은 행운이 아닌 정정용 감독과 선수들이 준비한 전략이 제대로 먹힌 승리였다. 공격과 수비에서 준비한 노림수가 주효했다.

전방에서는 수쿠타 파수와 레안드로, 아르시치가 팀 공격을 이끌었다. 레안드로가 상대 수비 뒷공간을 집요하게 노리며 공격 활기를 더했고, 수쿠타 파수는 전반 4분과 후반 7분, 멀티골을 뽑아내는 결정력을 뽐내 승리의 일등 공신이 됐다. 아르시치 역시 2선에서 분전하며 양질의 패스를 공격수들에게 공급했다. 

수비수들도 강력한 수비로 파괴력 넘치는 대전 공격을 틀어막았다. 김태현-이상민-김성현으로 이어지는 스리백이 후방에서 단단함을 더했고, 미드필더들도 대형을 잘 유지하며 조직력을 강화했다. 특히 K리그2 득점 공동 선수인 안드레(6득점)가 슈팅 시도를 단 한 차례밖에 못했을 만큼 수비 대처가 좋았다. 

결국 서울은 알찬 경기 내용을 선보이며 2-0 완승을 따냈다. 이번 경기에서 얻은 성과는 3연승이라는 결과와 상대를 압도했던 경기력보다, 선수들 플레이 하나 하나에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묻어 나왔다는 점이다. K리그2 최강자라 꼽히는 대전을 상대로 물러서지 않으며 변화된 플레이를 마음껏 펼친 결과, 선수단에 긍정적인 바람이 불고 있다.   

정정용 감독도 경기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쉬운 경기는 아니었다. 우리 선수들이 승리하는데 집중하고 이번 경기를 준비했다. 맞춤형 전술이 잘 구현된 것이 주효했다”며 자신들의 축구가 상승 궤도에 올랐다는 것을 시사했다.

이날 승리로 순위를 5위까지 끌어올린 서울은 본격적으로 승격 경쟁에 돌입했다. 선두권과 승점 차도 3~4에 불과해 불가능한 도전은 아니다. 몇 년 간 긴 부진의 터널에서 점차 빛을 보고 있는 서울. 최약체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 자신감을 찾고, 매번 꿈으로만 남았던 1부 리그 승격 도전에 순항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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