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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K' 김병현, MLB-애리조나도 사랑한 '유니크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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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K' 김병현, MLB-애리조나도 사랑한 '유니크킴'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0.06.15 12: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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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어느덧 예능인이 다 된 ‘유니크킴’ 김병현(41)이지만 미국 메이저리그(MLB)가 그를 바라보는 시선은 독특하다기보다는 특별했다.

MLB 공식사이트 MLB닷컴은 14일(한국시간) 30개 구단 역대 최고 구원투수를 선정했는데, 김병현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를 대표하는 인물로 소개됐다.

요즘엔 남들과는 다른 독특한 행동과 언변으로 웃긴 전 체육인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애리조나전성기를 이끌던 그의 포스는 사뭇 남달랐다.

 

MLB닷컴이 14일 김병현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역대 최고의 마무리로 선정했다. [사진=연합뉴스]

 

광주제일고와 성균관대를 거친 김병현은 1998년 방콕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당시 중국과 4강전에서 8타자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웠던 건 빼놓을 수 없는 명장면 중 하나였다. 그리고 이듬해 당당히 미국 무대에 진출했다.

시작은 마이너리그였지만 1군 콜업을 받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시속 150㎞를 훌쩍 넘는 꿈틀대는 속구와 화려한 변화구들은 빅리그에서도 충분히 통했다.

2000년부터 본격적으로 클로저 역할을 부여받았다. 특히 2001년엔 무려 98이닝을 소화하며 5승 6패 19세이브 11홀드 평균자책점(ERA) 2.94로 팀의 뒷문을 단단히 걸어잠갔고 포스트시즌에도 나섰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도 압도적인 투구를 펼치며 무실점 3세이브를 올렸다. 뉴욕 양키스와 월드시리즈에서 연달아 블론세이브를 하며 고개를 숙였지만 결국 팀이 우승을 차지하며 첫 번째 우승반지를 챙긴다.

MLB닷컴은 “2001년 뉴욕 양키스와 월드시리즈 4,5차전에서 리드를 지키지 못한 것 때문에 그가 애리조나에서 얼마나 기여했는지가 간과되곤 한다”며 “잠수함 투수로 떠오르는 속구와 프리스비 슬라이더로 내셔널리그 타자들을 압도했다”고 평가했다.

 

최근 예능인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김병현이지만 그를 바라보는 메이저리그의 시선은 여전히 특별했다. [사진=스포츠Q DB]

 

MLB에서 김병현이 얻은 칭호는 바로 BK(Born to K). 그의 이름 이니셜과 유사하기도 하지만 삼진을 위해 태어났다는 표현으로 그만큼 상대 타자들이 손 쓸수 없는 공을 던졌다는 걸 의미한다. 좌타자 토마스 페레스는 몸쪽으로 휘어들어오는 김병현의 슬라이더에 헛스윙 삼진을 당하고 급소에 공까지 맞으며 굴욕을 맛보기도 했다. 전설적 투수이자 팀 동료였던 랜디 존슨으로부터 “삼진을 잡는 능력은 나보다 뛰어나다”는 극찬을 받을 정도였다.

MLB닷컴은 구원투수로 98이닝을 던진 김병현의 놀라운 내구성에 감탄하며 “2002년 ERA 2.04 36세이브를 기록하며 역대 애리조나 구원투수 중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며 “김병현의 베이스볼레퍼런스 기준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bWAR)는 8.3으로 역대 애리조나 구원투수 중 가장 높다”고 설명했다.

2003년 보스턴 레드삭스로 팀을 옮긴 이후에도 클로저 역할을 훌륭히 해내고 2번째 우승 반지까지 수확한 김병현은 이후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부상과 부진 등으로 고전했다. 메이저리그 394경기에 나서 통산 성적은 54승60패 86세이브 ERA 4.42.

임팩트에 비해 전성기가 길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얼마나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투수인지 알 수 있다. 더구나 애리조나로 그 무대를 한정한다면 이야기는 전혀 달라진다. 애리조나에선 6시즌 동안 245경기 21승 23패 70세이브 ERA 3.43. ‘역대급’으로 꼽히기에 전혀 손색이 없는 애리조나의 ‘유니크’한 존재로 손꼽힐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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