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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영 MLB행? '박찬호 아닌 류현진', 키움 믿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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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영 MLB행? '박찬호 아닌 류현진', 키움 믿고 간다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0.06.16 09: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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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박찬호는 동양인 메이저리그 최다승(124승) 기록을 세웠지만 그 과정이 순조롭지만은 않았다. 서툰 언어와 낯선 문화 속에서 2년이란 시간을 마이너리그에서 견뎌내야 했다.

반면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은 KBO리그(프로야구)를 초토화한 뒤 친정팀 한화 이글스에 큰 금액을 안긴 채 LA 다저스로 향했다. 마이너리그 거부권까지 행사할 수 있었고 상대적으로 편하게 메이저리그에 적응해 정상급 선수가 됐다.

장재영(18·덕수고)의 시선은 박찬호보다는 류현진을 향한다. 더 오랜 시간이 걸릴수는 있지만 확실한 길을 걷겠다는 것이다.

 

덕수고 장재영이 메이저리그 직행 대신 KBO리그 데뷔를 택했다. 키움 히어로즈가 유력 행선지다. [사진=연합뉴스]

 

키움 히어로즈 감독이었던 장정석 KBSN스포츠 야구 해설위원의 아들인 장재영은 신월중 시절부터 연령별 대표팀에서 활약했다. 또래 선수들에 비해 월등했던 덕에 덕수고 입학과 동시에 메이저리그의 신분 조회 요청을 받았다.

188㎝ 큰 키에 최고 시속은 150㎞ 중반대를 웃돈다. 타격에도 재능을 보인다. 지난해 전반기엔 4할대 타율을 기록했다. 투타를 겸업하는 메이저리그에서 군침을 흘릴 만하다. 무려 7개 구단에서 러브콜을 보내온 것으로 알려진다.

160㎞에 도전하는 장재영 또한 메이저리그 진출에 대한 확고한 꿈이 있다. 다만 서두르지 않기로 했다. 우선은 내년 시즌 곧바로 미국 진출이 아닌 KBO리그행을 택했다.

올해 서울권 신인 1차 지명에선 아버지가 몸담았던 키움이 우선 순번을 갖고 있는데, 장재영이 메이저리그 진출을 보류함에 따라 행선지는 자연스레 키움이 될 전망이다.

 

지난해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서 역투하고 있는 장재영. [사진=연합뉴스]

 

KBO리그에서 활약하며 실력은 물론이고 멘탈과 인성 등에서 더욱 성숙해져 포스팅시스템 혹은 FA를 통해 미국 진출을 노리겠다는 각오다.

프로를 거치지 않고 메이저리그에 직행한 선수들은 많지만 성공 사례를 꼽기는 힘들다. 특히나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성공한 사례는 전무하다고봐도 과언이 아니다.

추신수, 최지만 등이 있지만 메이저리그에서 자리잡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박찬호와 김병현, 서재응이 있지만 이들도 대학 입학 후 활약하던 도중 미국으로 향한 케이스다. 최근엔 국내 고졸 루키의 메이저리그 성공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게 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도 변수로 떠올랐다. 미국 내 시즌 개막이 아직도 불투명할 만큼 불확실성이 커 메이저리그행을 결정하는 게 쉽지 않았을 터다.

KBO리그에 데뷔한 선수가 메이저리그에 가장 빨리 진출할 수 있는 방법은 포스팅시스템. 1군에서 7시즌 이상 FA 자격일수를 채워야 가능하다. 어쩌면 한참을 돌아가는 선택이 될 수 있다.

 

류현진(가운데)은 KBO리그를 초토화시키고 포스팅시스템으로 2013년 LA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순조롭게 빅리그 적응을 했다.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불확실성을 지운다는 측면에선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국내에서도 활약이 미진하다면 메이저리그서 성공을 꿈꾸긴 어렵다. 류현진과 같이 뛰어난 활약을 펼친다면 메이저리그 진출 자체는 물론이고 적응에도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류현진은 2012년 2573만7737달러33센트의 포스팅 응찰액을 한화에 안기며 LA 다저스 유니폼을 입었다. 큰 투자금액은 류현진의 위상을 대변하는 것이었고 그는 마이너리그 강등 거부권을 행사하며 순조롭게 1군에서 적응했다.

더구나 장재영의 KBO리그 유력 행선지가 키움이라는 것도 기대감을 키우는 요소다. 키움은 이미 강정호와 박병호를 포스팅시스템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시킨 이력이 있기 때문. 이외에도 김하성, 이정후 등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릴만한 다수의 선수들을 키워내고 있다. 최원태, 이승호 등 젊은 투수들도 국가대표급으로 성장시켰다.

160㎞를 뿌릴 수 있는 대형 기대주의 등장, 그것도 키움과 깊은 인연이 있는 장정석 전 감독의 아들이라는 점 등에서 뜨거운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장재영은 류현진을 잇는 특급스타가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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