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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소연 우승의 의미, 그보다 빛난 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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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소연 우승의 의미, 그보다 빛난 기부
  • 민기홍 기자
  • 승인 2020.06.22 09: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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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실력도, 마음씨도 최고였다. 유소연(30‧메디힐)이 반짝반짝 빛났다.

유소연은 21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클럽(파72·6929야드)에서 막을 내린 제34회 기아자동차 한국여자오픈 골프선수권대회(총상금 10억 원)에서 최종합계 12언더파 276타를 쳐 우승했다. 김효주의 거센 추격을 1타 차로 따돌렸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통산 10승째. 12년 전 이 대회에서 신지애(32)와 연장 3차전까지 가는 접전을 펼친 끝에 준우승에 그쳤던 쓰라린 기억을 지운 유소연이다. 국내 무대 우승은 2015년 8월 하이원리조트 이후 4년 10개월 만이다.

유소연이 퍼팅 라인을 살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우승이 없었던 유소연이기에 이는 부활의 신호탄이다. 2018년 6월 LPGA 투어 마이어 클래식(16승), 그해 9월 일본오픈(17승)으로 순항하다 1년 넘게 샴페인을 터뜨리지 못했던 터였다. 한때 세계랭킹 1위를 달렸던 그 위용이 사라져 안타까워 하는 이들이 여럿이었다.

한국오픈 챔피언 등극은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앞서 2009 오리엔트 중국오픈, 2011 US오픈, 2014 캐나다 퍼시픽오픈, 2018 일본여자오픈을 거머쥐었던 유소연은 그토록 바랐던 한국오픈 정상에 올라 ‘내셔널 타이틀 사냥꾼’의 명성을 이어갔다.

유소연은 “2008 한국오픈 당시 연장 승부 끝에 패한 것이 아쉬웠다. 이제 우승했기 때문에 '그때는 그랬었지' 하면서 추억할 수 있게 됐다”며 “사람은 욕심이 많은 동물인 거 같다. 이제 브리티시오픈을 우승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는 포부를 밝혔다.

유소연이 우승 인터뷰에 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번 대회에는 여자골프 최강자 고진영을 비롯 김세영, 이정은, 김효주 등 랭킹 20위 이내 강자들이 대거 출전했다. 유소연은 1라운드를 6언더파 66타‧2위로 출발했다. 2라운드 5언더파 67타로 선두로 올라섰고, 3‧4라운드에서 자리를 지켰다.

유소연은 통큰 행보로도 눈길을 끌었다. 우승 직후 인터뷰에서 “KLPGA 투어 대회들은 보너스 같은 대회들이다.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많은 분이 노력해 만들어주신 대회”라며 “"시상식 후 어머니께 '상금은 기부한다고 발표할 테니 놀라지 마시라'고 했다. 어머니도 흔쾌히 기뻐하셨다"며 웃었다.

유소연의 선행은 낯설지 않다. 지난 2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ISPS 한다 빅오픈에서 공동 2위에 오른 뒤 상금 9만49 달러의 절반을 호주 산불 피해 복구에 써달라며 구호 기금으로 쾌척한 바 있다. 지난달엔 박인비와 짝을 이룬 이벤트 골프존 LPGA 매치플레이 챌린지에서 받은 상금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돕기 성금으로 사용했다.

유소연이 우승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유소연은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기부를 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좋은 일에 동참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목표했던 상금 전액을 기부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돼서 기쁘다”며 “어디에 기부할지는 생각하지 않았다. 코로나19 기금으로 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여자오픈은 기아자동차와 대한골프협회가 공동 주최했다. 협회는 한국여자골프 대회 역사를 통틀어 손에 꼽힐 정도의 난코스를 조성했다. 긴 전장과 좁은 페어웨이, 깊은 러프가 도드라졌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돼 무관중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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