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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수분' 국해성 이유찬 박종기, 두산베어스 특별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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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수분' 국해성 이유찬 박종기, 두산베어스 특별함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0.06.23 13: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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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이종욱, 손시헌, 민병헌, 김현수, 양의지를 보내고도 두산 베어스는 굳건했다. 많은 이유들이 있지만 ‘화수분 야구’를 빼놓을 수 없었다. 핵심 선수들의 이탈에도 폭풍성장해 그들의 빈자리를 훌륭히 메워낸 이들이 있기에 두산이 왕조를 이룰 수 있었다.

최근엔 그 힘이 과거와 같지 않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최근 5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걸 포함해 꾸준히 성적을 내다보니 신인 드래프트에서 좋은 선수를 지명하지 못한다는 게 그 이유였다.

그러나 위기에 몰린 두산은 화수분 야구가 결코 멈추지 않았음을 보여주고 있다.

 

두산 베어스 국해성이 분위기가 다운된 팀의 활력소 역할을 톡톡히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두산 화수분은 놀라울 지경이다. 주축인 김재환, 김재호, 오재원, 허경민, 박건우, 최주환, 박세혁 등 대부분이 2군 혹은 백업 멤버로 수련 기간을 거쳐야만 했다.

탄탄한 선수층으로 인해 빛을 보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많았다. 그러나 결국 당당히 자리를 꿰차며 리그 최고 수준 선수들로 성장했다.

그러나 과거와는 많이 달라졌다. 화수분 야구의 황금기를 이끌어간 이들이 모두 주전으로 올라선 가운데 더 이상 1군 주전급으로 성장할 만한 재목이 없다는 평가도 적지 않았다. 실제로 국해성(31)과 김인태(26) 등이 오랜 기간 기대주로 주목을 받았지만 아직까지 성과는 썩 만족스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디펜딩 챔피언에 위기가 찾아왔다. 올 시즌을 마치면 최대 9명의 선수가 FA 자격을 부여받는다. 모기업이 재정적 위기에 처해 있는 만큼 많은 프랜차이즈 스타를 잡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프로 3년차 이유찬은 허경민 등이 빠진 공백을 훌륭히 메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게다가 부상 이탈 선수가 속출하고 있다. 이용찬이 팔꿈치 부상으로 수술대에 오르며 시즌을 마감했고 오재일도 부상을 입었다. 허경민도 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불펜 핵심 이현승도 허벅지 통증으로 빠져 있다. 오재원과 김재호 등도 몸 상태가 온전치는 않은 상태.

자연스레 신진급 선수들에 기회가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특히 최근 4연승을 달렸는데 이 기간 동안 이들의 활약이 눈부셨다.

프로 3년차 내야수 이유찬(22)은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주로 경기 후반에 대타 등으로 들어섰던 그지만 허경민의 부상과 함께 기회가 늘었다. 최근 들어 중용되며 10경기 타율이 0.333에 달한다. 시즌 타율도 0.318.

국해성도 마찬가지. 최근 3경기 13타수 7안타 1홈런 6타점으로 부진한 김재환의 역할을 훌륭히 메웠다. 권민석(21)도 연승 기간 11타수 4안타로 팀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박종기는 이용찬, 플렉센의 공백을 메우는 임시선발로 데뷔 첫 승까지 따냈다. [사진=연합뉴스]

 

투수진의 활약도 빛났다. 트레이드로 두산 유니폼을 입고 반등한 홍건희는 차치하더라도 이용찬과 크리스 플렉센의 선발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임시선발로 나선 박종기(25)가 20일 LG전 6이닝 4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데뷔 첫 승을 따냈고 올 시즌 첫 1군 무대를 밟은 채지선(25)도 빠르게 적응해가고 있다. 최원준(26)도 한 차례 선발로 나서 5이닝 무실점 승리투수가 됐다.

과거에 비해 더 좋은 재목을 선발하는 것엔 한계가 있을 수 있지만 그게 전부가 아니라는 걸 보여주는 대목이다. 두산은 프로 원년 이듬해인 1983년부터 2군 전용 훈련장을 개장하며 육성에 무게를 실어왔다. 팬들은 뒷목을 잡기도 했지만 프랜차이즈 스타들을 잡지 않는 강수를 두면서도 꾸준히 성적을 낼 수 있었던 것도 이러한 2군 육성 기조에 바탕을 두고 있다.

몇 년 동안 부진을 거듭하는 팀들이 성적이 나지 않을 때마다 리빌딩을 외치며 인위적으로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는 걸 자주 볼 수 있다. 그러나 리빌딩은 결코 한 순간에 이뤄지는 게 아니다. 언제든, 누구든 실력만 뒷받침된다면 주축이 될 수 있는 무한경쟁 시스템과 인재 양성을 위한 팀 운영 기조가 깔려있는 팀들이 성공적인 세대교체를 이뤄온 프로야구다.

최근엔 키움 히어로즈도 두산 못지 않은 인재풀을 자랑하고 있다. 성적을 떠나서보더라도 이런 팀들의 인재 양성 시스템엔 분명 배울 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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