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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박한 강정호, 키움히어로즈 '욕받이' 감수할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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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박한 강정호, 키움히어로즈 '욕받이' 감수할 수 있나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0.06.24 13: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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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KBO리그 복귀를 준비하는 강정호(33)는 국내 구단들이 자신을 받아주지 않을 경우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강정호는 23일 기자회견을 열고 음주 삼진아웃에 대해 뒤늦게 사과했다. 뻔하고 답답한 기자회견이었다. 강정호의 입에서 들을 수 있는 말은 많지 않았다. 연신 사과했고 반성하고 노력하겠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그럼에도 자신을 향한 따가운 시선은 어떻게든 이겨내겠다며 복귀 의지를 강하게 나타냈다. 이젠 키움 히어로즈의 선택만 남은 셈이다.

 

[상암동=스포츠Q 손힘찬 기자] 강정호가 23일 사과 기자회견을 열고 죄송하다는 말을 반복하면서도 복귀 의지를 감추지 않았다.

 

강정호는 지난달 20일 KBO에 임의탈퇴 복귀 신청서를 제출했다. KBO는 상벌위원회를 열어 강정호에게 1년 유기 실격 및 봉사활동 300시간 징계를 내렸다.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그러나 KBO는 징계를 내릴 당시 KBO 소속이 아니었던 점과 이후 관련 처벌 규정이 강화된 점을 고려해 강력하게 대처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법적 소송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

다소 무책임한 태도에 비판이 들끓었지만 어쨌든 강정호는 복귀를 위한 한 걸음을 내딛은 셈이다. 이제 주사위는 키움에 넘어갔다.

강정호는 2014년 말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피츠버그 파이리츠로 이적했다. FA 자격이 아니기에 국내 복귀시 당연히 키움이 보류권을 갖고 있었다.

키움으로서도 쉬운 문제는 아니다. 국내 유일 네이밍 스폰서로 운영되는 구단이기에 모기업 이미지 타격에 대해선 자유로운 편이지만 그렇다고 구단 이미지까지 생각하지 않을 수는 없다.

키움은 없는 살림에도 유망주들을 잘 키워내며 강팀으로 성장했지만 유독 야구 외적인 문제로 시끄러웠던 구단이다. 이장석 전 대표는 횡령으로 옥살이를 하고 있고 안우진은 과거 학교폭력 가해자로 여전히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 후배에게 폭력을 가한 이택근은 물론이고 최근엔 가정 폭력 당사자인 에디슨 러셀을 대체 외국인 선수로 영입해 또 한 번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일부 야구 팬들은 키움을 향해 ‘범죄 구단’이라고 부르고 있다.

 

넥센에서 뛰다 메이저리그로 진출했던 강정호는 이제 이름을 바꾼 키움의 선택을 기다리는 처지가 됐다. [사진=연합뉴스]

 

강정호를 받아들이는 건 그 어떤 것보다도 위중한 문제다. 살인으로 연결될 수도 있는 음주운전을 한 번도 아니고 세 차례나 반복한 그다. 특히 2016년 말 저지른 뺑소니 사고는 아찔했던 현장 상황이 CCTV 영상을 통해 만천하에 공개돼 충격을 안기기도 했다.

어린이들의 꿈과 희망인 프로야구에서 강정호를 받아들이는 게 이치에 맞느냐는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강정호는 “그렇기에 복귀해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어린이들을 위해 더욱 봉사하겠다”고 했지만 어불성설이다.

그러나 키움으로선 그리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강정호는 피츠버그 이적 당시 포스팅 금액으로 500만 달러(60억 원)를 팀에 안겨줬고 그동안 공헌했던 것도 있어 나몰라라 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키움이 강정호를 선수 등록하는 순간 징계 조건이 발효돼 1년 선수 자격이 박탈된다. 다만 이 수위는 너무도 약하다는 게 중론. 키움으로서 강정호를 포기할 수 없다면 논란을 최소화시키기 위해 자체 추가 징계 수위를 설정할 수도 있다.

혹은 강정호를 포기해 폭탄을 다른 구단들에 넘길 수도 있다. 다만 모기업 이미지가 무엇보다 중요한 구단들이 이 모든 부담을 떠안을 지는 미지수다.

결국 강정호의 KBO리그 복귀는 키움의 의지에 달려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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