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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결 실책-정우람 부상, 한화이글스 어디까지 꼬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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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결 실책-정우람 부상, 한화이글스 어디까지 꼬이나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0.06.25 12: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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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이번엔 다를 것만 같았다. 초반부터 수월하게 점수를 뽑았고 선발 투수는 역투를 펼쳤다. 팀에서 가장 자랑하는 투수가 마무리 상황에서 등판했다.

그러나 ‘혹시나’는 ‘역시나’로 바뀌었고 결과는 또 패배였다. 한화 이글스는 24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쏠) KBO리그(프로야구)에서 2-3 역전패를 당했다.

길고 긴 18연패는 끊어냈지만 최근 10경기 3승 7패로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부상과 불운, 여전히 부족한 점이 곳곳에서 나타나며 졸전하고 있다.

 

한화 이글스 박한결이 24일 삼성 라이온즈전 9회말 실책을 저지르고 자책하는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스포티비2 중계화면 캡처]

 

24일 삼성전은 예감이 좋았다. 1회초부터 이용규의 볼넷과 김태균의 2루타로 선취점을 뽑았고 2회엔 최재훈이 솔로포를 날리며 힘을 보탰다.

마운드에선 선발 장시환이 힘을 냈다. 4연패에 빠져 있던 그는 지난 18일 LG 트윈스전 5이닝 2실점으로 반등의 신호탄을 쏘더니 이날 5이닝 동안 7안타 2볼넷을 내주고도 삼진을 9개나 잡아내며 위기를 넘겼고 1실점으로 막아냈다.

그러나 지독히도 안 풀렸다. 3회초 김민하의 2루타와 김태균의 볼넷으로 무사 1,2루, 달아날 기회를 잡았지만 최진행의 땅볼 타구가 3루수 글러브에 잡혔다. 선행 주자들은 아웃됐지만 최진행은 공보다 먼저 1루를 통과했다.

다음 순간 믿을 수 없는 판정이 나왔다. 1루 주자 김태균의 수비방해로 타자주자까지 아웃 처리된 것. 김태균이 2루로 슬라이딩하며 삼성 2루수 김상수의 송구를 방해했다는 것.

7회초 대타 정진호가 상대 실책으로 출루했지만 김태균의 병살타가 나오며 추가득점 기회는 무산됐다. 9회에도 달아날 기회는 있었지만 1사 1루에서 다시 오선진의 병살타가 나왔다. 

 

9회말 세이브 상황에서 발목을 접질리고 마운드에서 내려오는 정우람(오른쪽). [사진=스포티비2 중계화면 캡처]

 

그래도 한화로선 믿을 카드가 있었다. 8회부터 등판한 마무리 정우람이 마운드를 든든히 지키고 있었다. 나흘 만에 등판한 그는 8회를 깔끔하게 마쳤고 9회말 첫 타자 김민수를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대타 박계범에게 2루타를 맞았지만 김상수를 다시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시즌 6번째 세이브와 팀 승리까지 아웃카운트는 단 하나.

그러나 마지막 순간까지도 한화는 불운했다. 정우람이 박해민 타석에서 1구 이후 미끄러지며 발목을 다쳤다. 통증을 호소한 그는 결국 박해민과 승부를 마무리짓지 못한 채 마운드를 떠났다.

바뀐 투수 이현호는 폭투로 주자를 3루에 보냈다. 박해민은 볼넷. 구자욱에게 좌전 안타를 맞고 승부는 2-2 원점으로 돌아갔다.

대신 공을 넘겨받은 윤대경은 이원석에게 유격수 땅볼을 유도하며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가는 듯 했다. 그 순간 수비 실책이 나왔다. 8회말 유격수 오선진이 3루수로 자리를 바꾸며 유격수 자리로 들어선 박한결이 평범한 땅볼 타구를 제대로 손에 넣지 못했고 이닝이 마무리됐어야 하는 상황이 2사 주자 만루가 됐다. 전날에도 6회말에도 평범한 타구를 잡아내지 못해 실점의 빌미가 됐던 박한결이기에 한화 팬들은 더욱 분노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이학주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고 또다시 고개를 숙인 한화다.

 

9회말 치명적인 박한결의 실책 하나로 한화는 다 잡은 경기를 내주게 됐다. [사진=스포티비2 중계화면 캡처]

 

물론 절망스럽기만 한 경기는 아니었다. 김태균은 4경기 연속 타점을 올렸고 포수 최재훈은 연승 기간 이후 맹타를 휘두르며 이날은 시즌 2번째 홈런까지 만들어냈다. 장시환도 연속 호투로 선발 로테이션에 대한 구단의 근심을 덜게 했다.

하지만 투수진의 호투에도 불구하고 번번이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삼중살이 포함된 병살타 3개를 만들어낸 타선의 집중력 부족은 아쉬웠다. 2군에서 올라온 선수들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정우람의 부진과 박한결의 어이없는 실책은 한숨을 자아냈다.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되며 경기 취소가 잦아지는 것도 한화엔 악재다. 경기가 미뤄질수록 더욱 타이트한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데 한화는 선수층이 두껍지 않다. 타 구단에 비해 활용할 수 있는 선수들이 않아 체력적 부담이 클 수밖에 없고 이는 부상 가능성을 높이는 불안 요소가 된다.

실력과 집중력은 물론이고 불운까지 겹치며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한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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