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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없는 추락' 인천, 7연패 수렁…임완섭 감독 사의 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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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없는 추락' 인천, 7연패 수렁…임완섭 감독 사의 표명  
  • 김대식 명예기자
  • 승인 2020.06.28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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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스포츠Q(큐) 김대식 명예기자] ‘생존왕’ 인천 유나이티드 앞에 강등의 그림자가 가까워지기 시작했다. 

인천은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 서울과의 2020 하나원큐 K리그1 9라운드 경기에서 0-1로 무릎을 꿇었다. 이번 패배로 인천은 7연패를 기록하며 연패의 흐름을 끊어내지 못했다. 

경기 종료 후 쓰러진 인천 선수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경기 종료 후 쓰러진 인천 선수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전반적으로 인천에 운이 따르지 않았던 경기였다. 그 시작은 전반 41분이었다. 인천은 서울 수비수 운영선의 핸드볼 파울로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하지만 키커로 나선 이우혁이 페널티킥을 실축하며 결정적인 기회를 날리고 말았다.  

그래도 전반전을 실점 없이 마친 소기의 목적을 올린 인천은 후반전에 기회를 엿봤다. 하지만 그 희망도 후반 5분이 지나지 않아 불의의 부상으로 물거품이 됐다. 임완섭 감독이 회심의 카드로 내세운 이호석과 지언학이 연이어 부상을 호소하며 교체된 것. 부상으로 빠진 무고사 공백을 채우기 위해 꺼내든 이호석과 지언학은 제대로 된 슈팅 하나 보여주지 못한 채 경기를 마쳤다. 

후반 15분 정산 골키퍼가 정동윤이 한승규를 수비하는 과정에서 내준 페널티킥을 막아내며 결정적 위기를 모면했지만 기쁨도 잠시였다. 후반 17분 마하지가 수비하는 과정에서 공이 서울 공격수 윤주태 앞으로 흘렀고, 윤주태가 반 박자 빠른 슈팅으로 인천의 골문을 열었다. 이후 인천은 동점골을 넣기 위해 공격적으로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경기는 그대로 마무리됐고 인천은 구단 역사상 최다인 7연패에 빠졌다. 

임완섭 감독은 경기 후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감독에게 모든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조만간 구단과 합의를 해야 될 것 같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임완섭 감독은 인천에 부임한 지 반년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자진 사퇴를 표명하는 중대한 결정을 내렸다. 

사의를 밝힌 임완섭 감독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경기 후 사의를 밝힌 임완섭 감독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매년 반복되는 강등 위기에서도 기적적인 모습으로 버텨내며 ‘생존왕’ 타이틀을 갖고 있는 인천이지만 작금 상황은 최근 들어 가장 심각하다. 일단 인천은 11위인 수원 삼성과도 승점 차가 6으로 벌어졌다. 반전이 절실한 인천이지만 문제는 딱히 기댈만한 구석이 없다는 것이다. 

인천은 후방에서 긴 패스를 보내면서 공격 작업을 진행하는데, 무고사와 케힌데가 부상으로 빠진 지금 전방에서 싸워줄 선수가 없다. 이번 경기에서 선발로 나선 지언학도, 교체로 들어온 송시우도 긴 패스를 통한 공격 전개에 특화된 공격수가 아니다. 김호남을 제외하면 딱히 개인 능력으로 무언가를 만들어 줄 선수가 없다. 공격진을 보강하기 위해 경남 FC의 제리치를 노리고 있다는 소식이 흘러나오고 있지만 영입 가능성은 아직 미지수다. 

인천이 K리그1에서 객관적인 전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 만큼 수비가 버텨줘야 승점을 가져올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다. 계속된 실책으로 실점 빌미를 제공하며 수비부터 무너지고 있다. 인천이 이번 시즌 허용한 페널티킥 횟수만 봐도 그렇다. 인천은 이번 경기를 포함해 9경기 동안 5차례나 페널티킥을 내줬는데, 5번 페널티킥에서 허용한 4골이 결승골로 연결돼 패배했다. 이 기록은 인천 위기관리 능력이 부족하다는 걸 보여주는 증거나 다름없다. 

7연패는 운이 따르지 않았다고 변명하기 어려운 기록이다. 내용이라도 아쉬웠다면 반전을 노려볼 수 있겠지만 현재 인천은 내용에서도 좋은 평가를 줄 수 없다. 인천이 매년 강등권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는 시즌 중반으로 흘러갈수록 경기력이 올라왔기 때문인데, 지금은 그런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인천은 이제 지옥과 같은 7월 일정을 마주하게 된다. 10라운드 울산 현대를 시작으로 상주 상무-전북 현대-포항 스틸러스를 연이어 만나게 된다. 우승 후보 울산과 전북은 설명할 필요 없이 힘든 상대며, 상주와 포항도 현재 인천 경기력으론 버거워 보이는 게 사실이다.

최하위에서 벗어날 변곡점을 찾지 못한 채 7월이 지나면 강등은 현실로 다가오게 된다. 코로나19로 한 경기의 비중이 커졌기 때문에 하루 빨리 분위기를 바꿔야 한다. 이대로 가다간 인천은 이번에야 말로 강등을 피할 수 없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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