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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 타격' 그 팀만 만나면 힘이 솟는 담당 일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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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 타격' 그 팀만 만나면 힘이 솟는 담당 일진들
  • 김준철 명예기자
  • 승인 2020.06.28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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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준철 명예기자] “난 한 놈만 패!”

1999년 개봉한 영화 ‘주유소 습격 사건’에 등장하는 ‘무대포’역 유오성 대사다. 축구계에서도 한 팀만 패는 자들이 있다. 특정 팀만 만나면 평소 이상의 활약을 펼치는 스트라이커들이다. 

FC 바이에른 뮌헨(이하 뮌헨)은 지난 27일 오후 10시 30분(한국시간) 폴프스바겐 아레나에서 열린 2019~20 분데스리가 34라운드 VfL 볼프스부르크(이하 볼프스부르크) 전에서 4-0으로 승리했다. 전반 4분 코망이 선제골을 터뜨리며 일찍이 리드를 잡은 뮌헨은 퀴상스와 레반도프스키, 뮐러의 릴레이 골을 앞세워 리그 최종전에서 완승을 거뒀다.

올 시즌 득점왕을 차지한 뮌헨 레반도프스키 [사진=연합뉴스]
올 시즌 득점왕을 차지한 뮌헨 레반도프스키 [사진=연합뉴스]

이날 최전방 공격수로 나선 레반도프스키는 전반전 상대 집중 수비에 고전하는 모습이었다. 볼프스부르크만 만나면 맹공을 펼쳤던 평소와 다른 모습이었다. 후반 21분 결정적인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골망을 흔드나 했지만, 이전 상황에서 오프사이드 판정으로 아쉬움을 삼켰다. 그러나 그는 부지런히 그라운드를 누비며 상대 골문을 호시탐탐 노렸다. 결국 그는 후반 28분 골키퍼를 속이는 침착한 페널티킥 득점으로 팀 4-0 승리에 일조했다.

이쯤 되면 레반도프스키를 볼프스부르크 담당 일진이라 불러도 이상하지 않다. 그 중 압권은 다름 아닌 2015~16 시즌 리그 6라운드 맞대결이었다. 그는 팀이 0-1로 지고 있는 상황에서 교체 투입돼, 불과 9분 만에 5골을 몰아치는 활약으로 기네스 기록 보유자가 됐다. 분데스리가 최단 시간 해트트릭, 최단 시간 4골, 최단 시간 5골, 교체 선수 최다 득점까지 4개 부문에서 신기록을 수립했다. 이후로도 볼프스부르크를 만날 때마다 골 폭격을 가하며 상대 전 23경기 22골 8도움이라는 '어마 무시'한 기록을 세우고 있다.

# 세르히오 아게로 vs 뉴캐슬 - 14경기 15골 4도움

잉글랜드로 건너온 지 벌써 10년이 지난 아게로는 유독 뉴캐슬을 상대할 때 신나 보인다. 그는 2011~12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데뷔 이래 뉴캐슬이 강등된 2016~17 시즌을 제외하면 매 시즌 뉴캐슬 전 득점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2015~16 시즌 8라운드 맞대결에서 아게로는 ‘원맨쇼’라 봐도 무방할 정도로 완벽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0-1로 끌려가던 전반 종료 직전 동점골을 넣으며 예열을 마친 그는 후반 시작과 동시에 상대 수비진을 휘저었고, 후반전에만 4골을 넣는 집중력을 선보였다. 이후에도 2017~18 시즌 24라운드 해트트릭 포함, 꾸준한 득점포를 가동하며 현재까지 상대 전 14경기 15골 4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이 기록으로 그는 루니(23경기 15골)와 함께 EPL에서 뉴캐슬을 상대로 가장 많은 골을 넣은 선수로 등극했다.

맨시티는 오는 29일 뉴캐슬과 FA컵 8강을 펼친 후, 다음 달 9일 또 한 번 리그 경기를 치른다. 지난 30라운드 번리 전에서 상대 수비와 충돌해 부상을 입은 아게로 출전 불가가 맨시티 입장에서 못내 아쉬울 따름이다.

# 올리비에 지루 vs 아스톤빌라 - 9경기 9골 1도움

지난 22일 아스톤 빌라 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린 첼시 지루 [사진=연합뉴스]
지난 22일 아스톤 빌라 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린 첼시 지루 [사진=연합뉴스]

지루를 지겹도록 따라다니는 꼬리표는 바로 ‘연계형 공격수’다. 스트라이커임에도 불구하고 득점력보다는 볼 경합과 중원을 지원하는 능력에 강한 초점이 맞춰져 있다. 현대 축구에서 포지션 개념이 모호해지고 있고, 이에 따라 공격수의 연계 능력이 중요시되고 있다고 해도 이는 달갑지 않은 별명이다.

하지만 지루는 아스톤 빌라만 만나면 여느 공격수 부럽지 않은 득점력을 자랑한다. 그는 지난 22일 30라운드 아스톤 빌라 전에서 또 한 골을 추가해 9경기에서 9골을 넣는 경이로운 기록을 작성했다. 또한 2015~16 시즌 아스널 소속 당시에는 리그 최종전에서 해트트릭을 완성하며 아스톤 빌라에는 강등을, 팀에는 역전 준우승을 선사한 바가 있다.

# 디디에 드록바 vs 아스날 - 14경기 13골 4도움

최근 토트넘 공격수 케인이 아스널을 상대로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는 현재까지 아스널 전 10경기에 출전해 10골을 만들어 냈다. 비록 페널티킥 득점이 5골에 육박하지만, ‘북 런던 라이벌’전에서 이처럼 놀라운 득점 페이스를 만들어낸 선수는 없었다.

그러나 아스널에 강한 런던 팀 공격수로 범위를 넓혀보면 드록바가 자리하고 있다. 그는 공식전 14경기에서 13골 4도움을 기록했는데, 2005~06 커뮤니티 실드, 2006~07 리그컵 결승전에서 모두 멀티골을 넣으며 유독 결승전에서 강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특유의 피지컬을 바탕으로 아름다운 축구를 지향하던 ‘벵거 볼’을 처참히 무너뜨렸다. 페널티 박스 안에서 압도적인 몸싸움과 강력한 슈팅은 상대 수비수들에게 두려움 자체였다. 특히 2009~10 시즌 원정 경기에서 감각적인 슛 이후 보여준 슬라이딩 세리머니는 아직도 첼시 팬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는 장면이다. 

# 곤살로 이과인 vs 라치오 - 18경기 13골 1도움

이과인은 라치오 전 18경기에 나서 13골 1도움을 터뜨렸다. 언뜻 기록만 보면 앞선 선수들과 비교했을 때 평범해 보인다. 골수가 압도적이지도 않을뿐더러, 경기당 득점이 높은 것도 아니다. 

하지만 나폴리 소속으로 한정해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는 나폴리 시절 라치오를 상대로 9경기 12골 1도움을 기록하면서 천적으로 활약했다. 확실히 득점을 보장해주는 라치오 덕분이었을까. 그는 나폴리에 몸담았던 3시즌 동안 85골을 몰아치는 무서운 득점 집념을 보여줬다.

다만 라치오를 상대로 아픈 기억도 남아있다. 그는 2014~15 시즌, 코파 이탈리아 준결승에서 라치오를 만나 무득점에 꽁꽁 묶이며 팀 탈락을 지켜봐야 했다. 같은 시즌 리그 마지막 경기, 0-2로 지고 있는 상황에서 그는 순식간에 멀티골을 넣으며 영웅이 되는 듯했으나, 중요한 순간 페널티킥 실축을 하며 울고 웃은 적이 많았다.

# 이동국 vs 경남 - 20경기 16골 4도움

리그 개막전에서 '덕분에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는 전북 이동국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리그 개막전에서 '덕분에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는 전북 이동국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K리그에서도 특정 팀만 집중 공격하는 스트라이커가 존재한다. 바로 K리그 산증인이라 할 수 있는 이동국이다. 그는 1998년 데뷔 이래 리그에서만 총 541경기를 뛰며 228골을 기록 중이다. 리그를 대표하는 공격수답게 모든 팀을 상대로 강한 모습을 고루 보여줬지만, 경남을 만나면 득점력이 한층 올라가는 모습이다.

이동국은 경남이 리그에 참가한 2006 시즌부터 리그에서 총 20번을 만나 16골 4도움을 터뜨렸다. 지난 2012년 K리그 통산 130번 째 골을 경남 상대로 넣으며 경남 ‘킬러’로 자리 잡아갔다. 이 밖에도 그는 경남 전 좋은 추억이 많다. EPL 미들즈브러에서 K리그로 돌아온 뒤 터뜨린 복귀 골도 경남 전에서 나왔다. 또한 2009년 시즌 막바지 경남 전에서 2골을 넣으며 전북의 정규 리그 우승을 결정짓기도 했다.

경남이 작년 2부 리그로 강등돼 올 시즌은 만날 기회가 없으나, 최근 경남이 좋은 상승세로 승격 도전을 이어가고 있어 이동국은 내년 명승부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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