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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철 복귀 백지화' 인천, 제대로 외양간 고칠 때 [SQ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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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철 복귀 백지화' 인천, 제대로 외양간 고칠 때 [SQ초점]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0.06.30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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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다행스럽게도 ‘설마’했던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누구보다 절박하고 간절한 상황이었던 유상철(49) 인천 유나이티드 명예감독의 복귀가 무산됐다.

인천 유나이티드는 29일 유상철 감독의 복귀에 대해 백지화하기로 결정했다. 상황은 정신 없이 흘러갔다. 앞서 27일 FC서울전을 마치고 임완섭 감독이 성적 부진에 대해 책임을 지고 물러났고 지난해 4월 소방수로 투입돼 암 투병에도 팀을 잔류로 이끈 유상철 전 감독이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며 복귀 의사를 내비친 데 이은 결정이다.

 

인천 유나이티드는 29일 현장에 복귀하겠다는 뜻을 나타낸 유상철 명예감독(오른쪽)의 제안을 고사하기로 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유상철 감독의 뜻은 충분히 이해 가능했다. 올해 인천은 개막 이후 2무 7패, 최악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아무리 강등권에서 머물던 인천이라지만 이 같은 부진은 처음이다.

임완섭 감독은 서울전을 마친 뒤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감독에게 모든 책임이 있다. 조만간 구단과 합의해야 될 것 같다”고 말한 뒤 물러났다.

서울전을 관중석에서 지켜보는 등 변함 없는 관심을 보였던 유 전 감독은 결단을 내렸다. 구단 관계자와 만나 어려운 팀을 위해 나서기로 했다.

하지만 유 감독 건강은 인천의 상황보다도 더 걱정을 키웠다. 지난해 최종전을 마치고 다시 돌아오겠다고 약속한 그지만 지금은, 이런 식의 복귀는 아니라는 게 중론이었다.

지난해 10월 유상철 감독의 췌장암 투병 사실이 알려졌다. 13차례나 항암 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그다. 최근 예능프로그램 등에도 출연하며 건강을 많이 회복한 걸 보여줬지만 여전히 우려는 큰 상황이다.

게다가 최근 프로야구에서 염경엽 SK 와이번스 감독이 경기 도중 쓰러지며 프로구단 감독직에 대한 스트레스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상황. 기껏 건강을 회복한 유 감독에게 최악의 상황에 놓인 인천 감독직을 맡긴다는 건 그를 사지로 내모는 꼴처럼 보일 수 있었다.

 

유상철 명예감독(왼쪽)은 올 시즌 꾸준히 팀의 경기를 관전하며 관심을 나타내왔다. 결국 팀이 어려운 상황에 놓이자 복귀 뜻을 나타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이런 저런 상황을 가릴 처지가 아니지만 다행스럽게도 인천은 정도(正道)를 걷기로 했다. 주치의로부터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는 프로구단을 맡기에는 무리가 따른다는 소견을 받았고 결국 없던 일로 하기로 했다.

다만 명예감독으로서 앞으로도 팀에 대한 아낌없는 조언을 하는 역할을 맡기기로 했다.

축구 팬들의 우려는 유 감독의 건강에 대한 것만은 아니었다. 이기형 전 감독 대신 2018년 여름 지휘봉을 잡은 욘 안데르센 감독은 지난 시즌 극초반이던 4월 팀을 떠났다. 갑작스레 소방수로 나선 유상철 전 감독의 헌신 속에 팀은 1부에 잔류했지만 올 시즌 팀을 맡은 임 감독은 9경기 만에 물러나야 했다.

시즌 중반 팀을 맡는 건 감독으로서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한 팀을 맡아 전지훈련을 통해 큰 밑그림을 그리고 시즌 초반 시행착오를 거치며 완성도를 높여가는 게 보통이지만 이런 과정을 겪을 수 없기 때문이다. 선수단 파악은 물론이고 장악도 쉽지 않고 실전 경기에서 각종 테스트를 해봐야 하기 때문에 명장들도 소방수로는 기대만큼 성적을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렇기에 이전 감독이 팀을 맡는 건 좋은 대안 중 하나다. 선수단에 대한 이해도가 높기 때문에 적응 기간을 최소화할 수 있다.

 

임완섭 감독은 많은 실권을 지지 못했음에도 팀 성적 부진의 모든 책임을 홀로 짊어졌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다만 인천의 상황은 약간 다르다. 3년 연속 감독이 시즌 도중 물러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게다가 무고사, 케힌데 등 외국인 공격수가 부상으로 이탈했고 서울전에선 이호석, 지언학마저 연달아 다쳤다. 공수 모두 무너진 모양새다.

감독에게 힘을 제대로 실어주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나오는 가운데 프런트가 성적을 감독에게만 묻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실제로 임 감독은 선수 영입과 시스템에 대한 구성이 모두 마무리 된 이후 지휘봉을 잡았다. 자신의 생각대로 팀을 꾸릴 수 없는 상황이었다. 어찌보면 코치진의 책임이 더 큰 상황이지만 책임은 모두 임 감독이 져야 했다.

유 감독이 복귀하더라도 성적이 잘 나오지 않을 경우 이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으리라는 법이 없다. 더불어 현장에 있을 때 행복하다는 유 감독이지만 성적이 좋지 않다면 기껏 회복한 건강도 다시 악화될 수 있다.

여러 면에서 비판을 받고 있는 인천이지만 고심 끝 결국 유 감독의 의지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기로 한 것은 천만다행인 일이다.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야 하고 급할수록 돌아가야 한다. 소를 잃고 나서라도 외양간을 제대로 고쳐야지 급하다고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팀을 꾸려서는 결국 오래갈 수 없다.

인천은 당분간 임중용 수석 코치를 감독 대행으로 팀을 운영할 계획이다. 임 대행이 팀을 구원하면 최선이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제대로 된 감독을 선임해 제대로 힘을 실어주며 잔류를 향해 힘을 하나로 합쳐야만 미래를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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