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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회열子 정해영 '두둥등장', 2세 야구인 열풍 다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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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회열子 정해영 '두둥등장', 2세 야구인 열풍 다음은?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0.07.02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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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역시 DNA는 못 속이는 걸까. 올 시즌 유독 2세 야구인들의 활약이 눈에 띈다.

가장 대표적인 건 ‘바람의 아들’ 이종범 LG 트윈스 코치와 그의 아들 이정후(키움 히어로즈), 두산 베어스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는 박철우 코치와 박세혁.

올 시즌 최고의 히트상품인 NC 다이노스 강진성과 아버지 강광회 심판, 마찬가지로 급성장한 유승안 전 경찰청 감독의 아들 유민상(KIA 타이거즈)과 이순철 해설위원의 아들인 이성곤(삼성 라이온즈)이 주목을 받았다. 여기에 정회열 전 코치의 자녀인 정해영(19·KIA)까지 당당히 합류했다.

 

KIA 타이거즈 신인 투수 정해영이 1일 한화 이글스전 구원 등판해 데뷔전에서 승리까지 따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2세 야구인이라고 모두 주목을 받을 수 있는 건 아니다. 초반엔 누구의 아들이라는 이유로 관심이 집중되지만 프로의 세계에서 실력 없는 선수는 관심 밖에 놓이기 마련.

신인 시절부터 쏟아지는 관심이 부담스러워서일까. 데뷔 초반부터 두각을 나타내는 2세 야구인을 찾기란 쉽지 않다.

박세혁도 지난해 양의지(NC)의 이적 이후에도 공수에서 활약하며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는데, 지난해 한국 나이로 박세혁은 서른이었다.

강진성과 유민상, 이성곤 또한 뒤늦게 빛을 본 케이스. 강진성은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듭한 끝에 레그킥을 내려놓고 리그 정상급 타자가 돼 가고 있고 유민상은 신인 시절부터 많은 기회를 얻었던 형 유원상(LG)과 달리 두산과 군 복무(경찰), KT 위즈를 거친 뒤 지난해 KIA 유니폼을 입었고 올 시즌 급반등했다. 두산의 기대주였던 이성곤도 경찰을 거쳐 삼성 유니폼을 입고도 자리를 잡지 못하다가 최근에야 무섭게 방망이를 휘두르며 삼성의 차세대 거포로 주목을 받게 됐다.

 

이정후(오른쪽)는 아버지의 명성 그대로 프로 데뷔 직후부터 뛰어난 실력으로 스타가 됐다. 정해영도 그 뒤를 잇겠다는 각오다. [사진=연합뉴스]

 

정해영은 이들보다는 이정후에 가까울 수 있다. 이정후는 신인왕을 차지하며 데뷔 시즌부터 날아올랐다. 뛰어난 타격 재능은 아버지를 꼭 닮았다는 평가. 올 시즌엔 장타력까지 더하며 완성형 타자로 거듭났는데 광주제일고 졸업 후 올해 1차로 KIA의 지명을 받은 고졸루키 정해영도 그와 닮아 있다.

1일 한화 이글스전 첫 1군 등판 기회를 잡은 그는 퓨처스리그에서와 달리 구원으로 데뷔전을 치렀다. 팀이 1-3으로 끌려가던 9회초 마운드에 올랐다. 부담 없는 상황에서 기회를 주기 위한 맷 윌리엄스 감독의 배려였는데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첫 타자 정은원에게 볼넷을 주며 불안감을 자아냈지만 오선진에게 3루 땅볼을 유도해 한 번에 아웃카운트 2개를 늘렸고 한화의 상징과도 같은 김태균을 3구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정해영의 호투에 타선이 9회말 역전극을 만들어내며 정해형은 프로 데뷔전에서 승리투수의 영예를 차지했다. 이는 KBO 역대 21번째에 불과한 희귀한 기록. 구원 등판으론 9번째다.

운으로만 치부할 수는 없다. 청소년 대표팀에서 제12회 아시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우승을 이끈 그는 이날 140㎞ 중반대 속구와 날카로운 슬라이더를 무기로 한화 타선을 제압했다.

 

정회열 전 코치는 타이거즈에서 줄곧 선수 생활을 했다. 정해영이 그 뒤를 이을 아기호랑이로 주목받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아버지가 선수 시절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고 거둔 승리라는 점도 남다르다. 정회열은 1990년부터 1997년까지 해태 포수로 활약한 타이거즈 왕조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었다. 은퇴 후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그는 2011년부터 2018년까지 코치로 활약하기도 했다.

다음 타자는 또 누가 될까. 한화에서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과 호흡을 맞췄던 신경현 북일고 코치의 아들 신인 투수 신지후, NC에서 강인권 코치와 한솥밥을 먹고 있는 신인 투수 강태경도 아직 데뷔전을 치르지 못했지만 정해영처럼 어느 순간 신데렐라로 떠오를 수 있다.

아버지가 지휘봉을 잡았던 키움 히어로즈 입단을 앞둔 초고교급 투수 장재영 또한 기대감을 키운다. 메이저리그 진출 유혹을 뿌리치고 KBO리그부터 정복하기로 결심한 장재영은 아버지의 명성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이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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