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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계 언니 오빠들의 귀환, 그 겉과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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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계 언니 오빠들의 귀환, 그 겉과 속
  • 이예림 기자
  • 승인 2014.03.26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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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이예림기자] 그들이 온다. 1990년대 가요계를 풍미했던 언니오빠들이다. 마치 2014년 날이 풀리면 만나자고 약속한 동창들처럼 줄줄이 컴백하고 있다. 가요팬들의 반응은 따스하다. 그냥 모른 척하고 지나가기엔 굉장한 언니 오빠들인데다 예전에 비해 더욱 ‘버전 업’ 된 모습이어서 기대감을 한껏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 20일 발매된 임창정의 12집

그들의 면면을 봐도 화려하기 그지없다. 지난 20일 앨범을 발표한 임창정(12집 ‘흔한 노래...흔한 멜로디...’)을 시작으로 조성모(미니앨범 ‘윈드 오브 체인지’), 이선희(15집 ‘세렌디피티’), 이승환(11집 ‘폴 투 플라이 전’), 이은미(미니앨범 ‘스페로 스페레’) 그리고 이소라(8집 ‘8’) 등이다.

가요팬들은 쌍수를 들고 반기는 분위기다. 이소라가 앨범을 공식 발표하기 전에 신보 수록곡 ‘난 별’의 악보를 공개하자 수많은 음악 팬들이 유튜브에 다양한 악기로 해석한 버전들을 올렸고 SNS를 통해 급속히 확산됐다. 임창정의 ‘흔한 노래’는 현재 음원차트에서 1, 2위를 엎치락뒤치락하고 있으며 이선희의 15집 타이틀곡 ‘그 중에 그대를 만나’는 지난 25일 발매되자마자 일부 음원차트에서는 1위에 오르는 기세를 올렸다.

▲ 이소라가 공개한 '난 별'의 악보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90년대 인기 가수들의 잇단 컴백과 팬들의 반응에 대해 “지난해 드라마 ‘응답하라 1994’의 열풍으로 대중들의 과거 스타들에 대한 수요가 높아졌다”고 설명하면서 “과거에 활동했던 가수들도 충분히 되겠다 싶은 생각에 시장에서 준비를 하고 있었던 것이 맞물린 결과”라고 분석했다.

가요 팬들이 반색하는 이유는 또 있다. 먼저 아이돌 그룹이 판을 치고 있는 가요계의 현주소도 크게 한몫 했다. 적지 않은 대중들이 10~20대를 타깃으로 한 섹시 콘셉트의 가사와 안무에 조금 물리다보니 가창력을 지닌 발라드 가수들의 컴백을 반긴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그들의 다양한 변신 노력은 더욱 불을 댕겼다. 오랜 공백기를 깨고 나오는 그들은 90년대 감성에 과감한 변화를 시도했다.

이미 임창정의 신보에는 신인 작곡가들이 대거 참여해 사랑 노래임에도 진부하지 않은 곡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이승환은 음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믹싱 및 엔지니어링 작업을 미국 스튜디오에서 진행하고 기존의 옹알이 창법을 바꾸는 등 각별한 노력을 기울였다. 조성모는 힙합가수 현진영과 손을 잡았다. 그는 지난 24일 신보 음악감상회에서 “현진영씨와 작업했더니 이전에 없던 그루브가 생겼다”며 새로운 조성모식 보컬을 예고했다.

▲ 25일 열렸던 이선희의 쇼케이스

또 이선희는 걸스데이의 ‘썸씽(Something)'을 만든 이단옆차기, 박근태, 미스케이, 에피톤 프로젝트 등과의 작업으로 젊은 감각은 물론 다양한 색깔도 가미했다. 타이틀곡 ‘그 중에 그대를 만나’는 히트곡 제조기 박근태와 아이유와 가인의 곡들을 작사한 김이나가 만든 곡이다. 이소라는 정지찬, 김민규, 이한철, 정순용, 임헌일, 정준일, 정재일, 이상민 등 국내 최고의 뮤지션뿐만 아니라 해외의 유명한 엔지니어들까지 참여시켜 업그레이드를 꾀했다.

강태규 음악평론가는 “90년대 음악으로 돌아왔다면 세대 간 소통이 불가능해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려웠을 것이다. 변화는 현 세대와의 간극을 줄이기 위한 모색”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시너지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승환이 지난 18일 이소라와의 경쟁에 대해 “걱정이 되기는 하지만 쌍끌이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듯이 다른 가수들 또한 함께 컴백함으로써 아이돌 위주의 현 가요계에 지각변동을 일으키길 바라고 있기도 하다.

사실 가요팬의 입장에서 이들의 컴백이 실로 즐거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만큼 음악의 장르가 다양해지고 풍요로워지면서 선택권이 더욱 넓어지기 때문이다. 또 가요 소비층을 중장년층까지 더욱 넓힐 수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힐 수 있다.

90년대 가수들의 귀환, 국내 가요계에 지각변동을 몰고 올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press@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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