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0-08-09 02:30 (일)
키움 '만능열쇠' 이정후, 이종범 장효조 넘을 '천재타자' [SQ인물]
상태바
키움 '만능열쇠' 이정후, 이종범 장효조 넘을 '천재타자' [SQ인물]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0.07.09 14: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더 이상은 이정후(22·키움 히어로즈)에게서 아버지 이종범(50)을 먼저 떠올리지 않는다. 이정후는 프로야구 새 역사를 쓰기 위해 달려가고 있다.

이정후는 8일 서울시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쏠(SOL) KBO리그(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홈경기에서 4번 타자로 첫 출전, 결승 스리런 홈런 포함 3타수 1안타 3타점으로 팀의 7-6 승리를 이끌었다.

4번 타자 옷은 단 한 번 입은 적이 있었지만 이날은 그에 맞는 해결사 역할까지 톡톡히 해내며 남다른 그릇임을 입증했다.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가 8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결승 스리런 홈런을 터뜨리고 홈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2017년 프로야구 데뷔를 앞뒀을 때까지만 해도 이정후의 이름 앞엔 항상 아버지가 따라다녔다. 이종범의 수식어인 ‘바람의 아들’을 따 ‘바람의 손자’라고도 불렸다.

그러나 생각보다 빠르게 그 그림자를 지워갔다. 이정후는 데뷔 시즌 타율 0.324를 기록하며 10년 만에 고졸루키 신인왕을 차지했다.

매년 발전하고 있다는 게 더 놀랍다. 아버지처럼 발이 빠르진 않아 도루나 주루 플레이에서 감탄을 자아낼 정도는 아니지만 타격 능력 자체만으로도 충분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2년차 타율 0.355를 써낸 이정후는 지난해 공인구 반발계수 조정으로 전반적인 타자들의 타격 지표가 하향세를 그린 것과 달리 타율 0.336와 193안타를 만들어내며 야구계를 놀라게 만들었다.

 

장필준의 공을 받아쳐 우측 담장으로 날아가는 타구를 바라보는 이정후.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올 시즌엔 타율 0.358로 여전히 타격감이 뜨거운데, 장타력까지 장착했다. 지난 3시즌 홈런은 도합 14개였는데, 올해는 벌써 9개의 아치를 그리며 이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통산 타율은 0.340으로 역대 2위. 1위는 에릭 테임즈(워싱턴 내셔널스)인데, 3시즌만 머물다 갔던 걸 생각하면 역대 1위나 마찬가지다. 타격 천제 장효조(0.331)를 앞서가고 있다.

키움의 3번 타자 역할을 맡고 있던 이정후다. 지난해까지 톱 타자 비중이 더 높았지만 타점 생산 능력을 제대로 살리기 위해 본격적으로 4번 타자 박병호 앞에 배치됐다.

그러나 이날은 박병호의 역할을 대신했다. 박병호가 올 시즌 극심한 슬럼프에 빠져 있고 이날 손혁 감독은 박병호에게 휴식을 부여하며 그 자리를 이정후에게 맡겼다.

편하게 생각하라는 감독의 말과 달리 부담될 수밖에 없는 자리다. 게다가 비교 대상은 한국 최고의 거포 박병호.

 

4번 타자 이정후의 극적인 홈런에 키움 벤치에선 한 바탕 축제가 벌어졌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첫 타석을 볼넷으로 걸어나간 이정후는 4회와 6회 외야 뜬공으로 물러났다. 하지만 팀이 0-6으로 끌려가는 가운데 4회부터 교체로 나선 박병호가 스리런포를 날리며 한결 부담을 덜어냈다. 7회 찾아온 1사 1,2루 기회. 이정후는 장필준의 높게 제구된 공을 잡아당겨 역전 스리런포를 날렸다.

이 홈런으로 키움은 손혁 감독은 물론이고 키움 벤치에서는 커다란 환호성이 터져나왔고 이는 팀의 연패를 끊는 결승타가 됐다.

하지만 이정후는 만족하지 않는다. 최근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했고 전력분석팀의 조언 속 자세를 수정했다. 역대 1위 타율에도 거기에 그치지 않고 장타력을 늘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굳이 꼽자면 병살타가 많다는 점인데, 이정후는 병살을 피하기 위해 주문을 되뇌며 스스로에게 각성을 요구한다.

얼마나 꾸준히, 다치지 않고 선수 생활을 하느냐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몇 년 반짝하고 저무는 선수들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이정후만큼은 다를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역사가 이정후를 어떤 선수로 기억하게 될지, 4할 타율과 200안타 등 어쩌면 현실성이 낮아보이는 목표들도 이정후라면 불가능하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키워주고 있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