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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비 이룬 황선홍과 최용수... 인연 돌아보니 [FA컵 프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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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비 이룬 황선홍과 최용수... 인연 돌아보니 [FA컵 프리뷰]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0.07.15 09: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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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황선홍(52)과 최용수(47).

1990년대를 풍미한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간판 공격수 출신 두 사령탑이 FC서울이라는 교집합으로 얽힌 묘한 더비에 나선다. 이른바 ‘황선홍 더비’로 불리는 대전 하나시티즌과 FC서울 간 대한축구협회(FA)컵 맞대결은 이번 대회 최고 ‘빅매치’로 봐도 무방하다. 

K리그2(프로축구 2부) 대전과 K리그1(1부) 서울은 15일 오후 7시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2020 하나은행 FA컵 16강전에서 격돌한다. STN스포츠, 네이버, 다음, 아프리카TV, 유튜브 등에서 생중계한다.

황선홍 감독이 포항 스틸러스를 지휘하고, 최용수 감독이 서울을 맡던 때부터 숱한 명승부를 제조한 두 사람의 지략 대결에 큰 관심이 모아진다. 전 소속팀 서울에서 끝이 좋지 않았던 황 감독과 당시의 서울을 수습한 최 감독이 만남은 흥미롭지 않을 수 없다.

황선홍(오른쪽) 대전 하나시티즌 감독이 최용수 감독이 이끄는 전 소속팀 FC서울을 상대한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황선홍 감독은 포항에서 2013년 K리그1-FA컵 더블을 달성하며 전성기를 이끌었지만 유독 최 감독의 서울에 고전했다. 특히 2014년에는 FA컵 16강전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8강전 모두 서울에 승부차기 끝에 졌다. K리그 최종 라운드에서도 서울이 포항을 밀어내고 3위를 차지, ACL 티켓을 따냈다.

황 감독은 2015시즌을 마친 뒤 포항에서 물러났는데, 이듬해 6월 최 감독이 중국 슈퍼리그(CSL) 장쑤 쑤닝에 부임하자 서울 지휘봉을 잡으면서 현장에 복귀했다. 2016시즌 서울의 극적인 역전 우승을 일궜지만 2017시즌에 이어 2018시즌까지 부진하면서 결국 중도 하차하게 됐다.

황선홍 감독이 떠난 뒤 이을용 감독대행 체제에서도 반등에 실패한 서울이 강등권을 전전하자 최용수 감독이 친정팀에 돌아오면서 두 사람의 인연은 더 묘해졌다. 최 감독은 서울을 승강 플레이오프(PO)에서 구해냈고, 지난 시즌 팀을 다시 ACL로 복귀시켰다.

황 감독은 2018년 말 중국 옌볜 푸더에 부임했지만 팀에 해체되면서 휴식기를 가졌다. 올초 기업구단으로 재창단한 대전 하나시티즌에 힘을 보태기로 했고, 현재 K리그2 2위를 달리며 승격을 향해 순항하고 있다. 올해 서울이 K리그1 10위에 처져 있어 대조를 이룬다.

황선홍 감독의 대전은 2부 소속이지만 최근 기세가 좋고, 전력도 만만찮아 서울과 맞대결에 기대감이 조성된다. [사진=대전 하나시티즌 제공]

대전은 K리그2 소속이지만 K리그1급 스쿼드를 갖춘 데다 여름 이적시장에서도 독일 분데스리가2(2부) 출신 풀백 서영재를 영입하는 등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어 기대를 모은다. 

대전의 안방에서 경기한다는 점도 전력 열세를 뒤집을 수 있는 요인 중 하나다. 대전은 올 시즌 홈 무패(4승 2무)를 기록 중이다. 황선홍 감독은 “서울은 한국을 대표하는 팀이다. 홈경기이기에 최선을 다해 좋은 승부를 하고 싶다”며 “서울전에 대한 윤곽은 어느 정도 잡아 놨다. 주말에 있을 수원FC전도 고려해 스쿼드를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FA컵 2라운드부터 참가 중인 대전은 춘천시민축구단(3-0 승)과 안산그리너스FC(2-0 승)를 차례로 꺾었다. 안산 그리너스와 K리그2 직전 경기에서도 2-0 쾌승을 챙겼다.

안산전 서울 출신 윤승원이 골 맛을 봐 고무적이다. 윤승원은 “이렇게 빨리 만날 줄은 몰랐다”며 “이적할 때부터 서울과 경기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특별한 경기인 만큼 기회가 주어진다면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싶다”는 각오를 다졌다. 그는 서울 시절 2016년 수원 삼성과 FA컵 결승 2차전에서 결승골을 넣은 뒤 승부차기에서 파넨카 킥까지 성공시킨 바 있다.

황선홍 감독과 최용수 감독의 맞대결은 5년만이다. 마지막 만남은 2015년 11월 29일 황 감독의 포항 고별전이었는데 포항이 서울에 2-1로 이겼다. 그는 “당분간 최 감독과 만날 수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FA컵 대진표가 나왔을 때 ‘예상보다 빨리 만날 수도 있겠구나’ 생각했다. 기대만큼 좋은 경기를 보여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묘한 인연으로 얽힌 두 사람의 지략 대결에 큰 관심이 쏠린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최용수 감독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당시 SBS 축구 해설위원으로 활동했다. 황 감독이 서울에서 사퇴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때다. 당시 중계 도중 여러 차례 황 감독을 소환해 화제를 모았다.

키르기스스탄전 황인범의 슛이 공중으로 치솟자 “정말 제가 존경하는 황선홍 선배의 슛을 보는 것 같습니다”라고 했고, 경기가 끝난 후 황 감독으로부터 “왜 가만히 있는 사람을 건드리느냐”는 연락을 받았다. 또 “제가 해설로 나오는 게 걱정이 됐는지 (황선홍 감독이) 물회를 사줘 소주 한 잔 했다. 아주 힘든 시간을 보냈다”는 말로 재치를 뽐내기도 했다.

한편 K리그2 1위 수원FC와 3위 제주 유나이티드는 각각 K리그1 부산 아이파크, 수원 삼성을 상대로 언더독 반란을 꿈꾼다. 전력 차는 크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수원FC와 부산의 맞대결은 ‘조덕제 더비’로 관심을 모은다. 조 감독은 수원과 부산을 모두 승격시킨 경험이 있다.

K3리그(3부) 팀 중 유일하게 16강에 생존한 경주 한국수력원자력은 K리그1 1위 울산 현대와 만난다. 전북 현대는 K리그2 전남 드래곤즈와 ‘호남 더비’를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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