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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위기'를 지우는 남자 [SQ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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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위기'를 지우는 남자 [SQ초점]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0.07.16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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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손흥민(28·토트넘 홋스퍼)은 위기를 지워내는 남자다. 팀적으로, 개인적으로 어려움이 닥칠 때마다 보란 듯이 이를 딛고 ‘에이스’로서 역량을 과시했다. 손흥민의 활약에 힘입어 토트넘이 다시 유럽대항전 진출 꿈에 부풀었다.

손흥민은 16일(한국시간) 영국 뉴캐슬 세인트제임스파크에서 열린 2019~2020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원정경기에 선발 출전, 전반 27분 선제골을 터뜨리며 팀의 3-1 승리에 앞장섰다.

지난 13일 아스날전에 이은 2경기 연속골이자 리그 11번째 골(10도움)이다. 동시에 올 시즌 30번째 공격포인트(18골 12도움)로 한 시즌 최다 공격포인트도 달성했다.

앞서 조세 무리뉴 토트넘 감독의 손흥민 활용법이 의구심을 낳았다. 손흥민의 공격력을 극대화하지 못한다는 지적이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는 물론 유로파리그(UEL) 진출도 장담할 수 없는 토트넘을 떠날 때가 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하지만 손흥민이 직접 나서 토트넘을 위로 끌어올리고 있다.

손흥민(오른쪽)이 2경기 연속골이자 시즌 30번째 공격포인트를 달성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손흥민은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지오반니 로 셀소가 내준 공을 잡은 뒤 수비수 두 명을 앞에 두고 정확한 오른발 슛으로 뉴캐슬 골대 왼쪽 구석을 찔렀다. 스리백을 들고 나온 뉴캐슬을 맞아 자칫 고전 양상으로 흘러갈 뻔했는데 손흥민이 막힌 혈을 뚫었다. 

토트넘은 후반 11분 뉴캐슬 맷 리치에 동점골을 내줬지만, 해리 케인이 후반 15, 45분 연속골을 뽑아내며 팀에 승리를 선사했다. 후반 교체 투입된 스티븐 베르바인, 에릭 라멜라가 한 골씩 도운 점 역시 고무적이다. 

15승째(10무 11패·승점 55) 거두며 7위로 도약한 토트넘은 UCL 진출 마지노선인 4위 레스터 시티(승점 59)와 승점 차를 4로 좁혔다. UEL 2차 예선 티켓이 주어지는 6위 울버햄튼(승점 56)을 바짝 추격했다.

손흥민이 유럽 무대에서 30개의 공격포인트를 만든 적은 없었다. 2017~2018시즌(18골 11도움), 2018~2019시즌(20골 9도움) 나란히 공격포인트 29개를 생산한 게 종전 최고였다. 올 시즌 EPL만 따져도 공격포인트 21개로 자신의 단일 시즌 정규리그 최다 공격포인트 기록을 새로 썼다. 2016~2017시즌(14골 6도움)을 넘어섰다.

올 시즌 토트넘은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전임 감독 체제에서 흔들렸고, 무리뉴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반등하는 듯 했지만 이내 주축 자원의 부상 등이 겹치면서 부진했다. UCL 16강에서 떨어졌고,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도 16강에서 승부차기 끝에 졌다. 설상가상 UEL 진출도 어렵다는 전망이 따랐다.

손흥민이 유럽 무대 개인 통산 최다 공격포인트(30) 기록을 새로 썼다. [사진=연합뉴스]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지난 5년 동안 숱한 위기를 겪었지만 그 때마다 이겨냈다.

그는 무리뉴 감독 부임 후 첫 골을 시작으로 팀의 분위기 쇄신을 이끌었다. 지난겨울 주포 케인이 부상으로 빠지자 5경기 연속골을 넣으며 가장 노릇을 했다. 지난 시즌에도 케인, 알리가 모두 이탈했을 때 연속골을 뽑아내며 승점을 안겼고, 맨체스터 시티와 UCL 8강 2경기에서 3골을 몰아치며 극적인 승리를 견인했다.

토트넘 이적 첫 시즌 부상에 시달리고, 주전 경쟁에서 밀리면서 모든 대회 8골 6도움으로 부침을 겪었다. 독일 분데스리가로 돌아가려 했지만 포체티노 감독의 만류에 마음을 다잡았고, 다음 시즌 21골 7도움을 쌓으며 부활했다. 

라멜라, 루카스 모우라, 베르바인 등 포지션 경쟁자들의 활약에 이따금씩 위기설이 돌았다. 크리스티안 에릭센(인터 밀란)이 뛰던 시절에는 가장 먼저 교체 아웃될 때가 많아 ‘DESK’ 라인에서 가장 신뢰를 받지 못한다는 이야기도 나왔지만 결국 팀 간판으로 올라섰다. 지난 시즌 그리고 올 시즌 케인을 제치고 다수 매체로부터 토트넘을 상징하는 선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토트넘은 오는 19일 자정(20일 0시) 레스터(4위)와 홈, 26일 자정(27일 0시) 크리스탈 팰리스(14위·승점 42)와 원정에서 맞붙는 경기일정을 남겨두고 있다. 모두 승리할 경우 UEL 진출에 성큼 다가선다. 레스터, 맨유(5위·승점 59)의 경기 결과에 따라 4위에 오를 가능성도 존재해 동기 부여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손흥민이 토트넘을 다시 유럽으로 이끌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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