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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8... 삼성라이온즈 오승환도 세월 앞에 장사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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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8... 삼성라이온즈 오승환도 세월 앞에 장사 없나
  • 민기홍 기자
  • 승인 2020.07.16 11: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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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평균자책점(방어율) 5.68이라니.

천하의 오승환(38‧삼성 라이온즈)도 나이는 어쩔 수 없는 걸까. 한 수 위 무대 일본, 미국에서도 위용을 뽐냈던 통산 세이브 선두 ‘끝판대장’이 체면을 구기고 있다.

오승환은 15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IA(기아) 타이거즈와 2020 신한은행 쏠(SOL) KBO리그(프로야구) 홈경기에서 블론세이브를 떠안았다. 아웃카운트 4개를 맡기려던 허삼영 삼성 감독의 계획이 어그러지면서 결국 삼성은 2-5 역전패를 당했다.

'끝판왕' 같지 않은 오승환. 7월 부진이 심상치 않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오승환은 팀이 2-1로 앞선 8회초 2사 만루에서 최지광과 교체됐다. 박찬호에게 우전 적시타를 맞고 동점 허용. 2루 주자 나지완이 홈에서 아웃돼 천만다행이었다.

9회초엔 1사 후 김규성과 이창진에게 연속 안타를 맞더니 2사 후 최형우에게 우월 3점 홈런을 맞고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거포 최형우를 돌려세우기엔 패스트볼의 힘이 부족했다.

7월 등판한 5경기 중 3경기에서 실점했다. 월간 평균자책점이 11.57이다. 시즌 성적 13경기 12⅔이닝 1승 1패 5세이브 2홀드 ERA 5.68은 마치 퓨처스리그(2군을)를 오가는 패전조 투수의 그것 같아 보인다.

예년의 ‘돌직구’가 사라진 모양새다. 야구 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오승환의 올 시즌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145.3㎞다. 이는 메이저리그(MLB) 데뷔 첫 해인 2016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기록한 93.4마일(150.3㎞‧출처 팬그래프닷컴)보다 5㎞ 떨어진 수치다.

오승환은 구속 저하로 고전하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30대 중반을 지나면서 오승환의 구속은 지속적으로 하락해왔다. 지난해 콜로라도 로키스에선 91.3마일(146.9㎞)까지 떨어졌는데 오른쪽 팔꿈치 통증을 유발한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은 이후 더 내려온 것이다.

패스트볼 위력이 감소하니 타자들의 커트 즉, 파울이 많아지고 이닝 당 투구 수도 늘어난다. 오승환과 비교하면 이름값이 한참 떨어지는 타자들이 근성으로 오승환의 진땀을 뺐다. 이창진이 한참 낮은 슬라이더를 툭 갖다 대 안타를 생산한 장면이 그 예다.

올해 오승환을 상대로 안타를 뽑아낸 리스트를 살펴보면 이창진, 김규성 외에 조용호(KT 위즈), 박준태, 김규민(이상 키움 히어로즈) 등 경력이 화려하지 않은 선수들이 꽤 있다. 과거의 오승환이었다면 가볍게 돌려세웠을 급이란 의미다. 

오승환과 더불어 한국야구의 황금시대를 열었던 1982년 태생들은 에이징 커브(운동선수가 일정 나이에 도달해 성적이 내리막길을 걷는다는 뜻)에 직면했다. ‘야구 도사’였던 김태균(한화 이글스)과 정근우(LG 트윈스)의 타율이 각각 0.243, 0.238다. 세이브 통산 2위인 오승환의 동갑내기 손승락은 시즌 전 은퇴했다.

제 아무리 오승환이라도 세월 앞에 장사가 없는 걸까. 오승환의 부진으로 KIA, LG, KT와 치열한 순위 다툼을 벌이고 있는 삼성은 난감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그간 불펜의 분전으로 선전했기 때문이다. 그 중 대들보인 ‘끝판왕’의 고전하니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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