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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찬성-볼카노프스키-오르테가, UFC 페더급 복잡한 도발과 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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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찬성-볼카노프스키-오르테가, UFC 페더급 복잡한 도발과 셈법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0.07.16 17: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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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원하는 걸 얻기 위해선 무리를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지난해 10월 브라이언 오르테가(29·미국)와 대결을 이끌어낸 정찬성(33·코리안좀비MMA)이 남긴 말이다. 자신의 스타일과 달리 오르테가를 향한 도발성 발언으로 화제가 됐는데, 이를 두고 한 말이었다.

그러나 오르테가의 부상으로 맞대결은 무산됐고 이후 둘은 현재까지도 계속되는 설전으로 장외 혈투를 펼치고 있다.

 

지난해 10월까지만 해도 함께 웃으며 다정했던 정찬성(오른쪽)과 오르테가는 원수지간이 됐다. 오르테가는 현재로서 가장 유력한 정찬성의 매치업 상대로 예상된다. [사진=스포츠Q DB]

 

페더급 4위로 올라선 정찬성은 프랭키 에드가를 잡아내고 “나는 볼카노프스키”를 원한다며 타이틀전에 대한 욕심을 나타냈다.

그러나 오르테가는 랭킹에서 정찬성이 자신과 대결을 원하지 않는다며 “오르테가가 도망갔다기 때문”이라는 말에 발끈했다.

여기까진 그럴 수 있었지만 이후가 문제였다. 지난 3월 UFC 248이 열린 미국 라스베이거스 T-모바일 아레나에서 둘은 마주쳤는데, 정찬성이 자리를 비운 사이 오르테가가 그의 소속사 사장인 박재범의 뺨을 때린 것. 박재범이 정찬성의 트래시 토크를 뒤에서 지시한다는 생각 때문이라고 말했다.

여기까지만 해도 어느 정도 둘의 신경전이 이해가 납득이 가는 상황이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매치를 성사시키기 위한 계산된 행동이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게 만들고 있다.

오르테가는 페더급 3위임에도 격투기계 내부에선 그에 걸맞은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 그가 너무 오랜 기간 경기를 갖지 않았기 때문이다. 2018년 12월 맥스 할로웨이전 이후 부상과 일정이 꼬이는 등의 이유로 옥타곤에 오르지 못했다.

 

정찬성(왼쪽)과 오르테가는 '뺨 사건' 이후 극심한 갈등을 보이고 있다. [사진=정찬성 인스타그램 캡처]

 

도망갔다는 오명을 씌웠고 타이틀샷을 노리는 정찬성이 제격이다. 자존심을 회복하면서도 챔피언에 도전할 수 있는 명분을 챙길 수 있다. 최근에도 SNS를 통해 빨리 대결을 하자며 “기다리다가 지쳤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찬성은 “잠자코 기다려라. 때가 되는 경기를 할 것”이라고 오르테가를 타이르는 모양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미국 비자 발급에 어려움이 생겼고 경기 일정 조율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오르테가전은 얻을 게 없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정찬성은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대결이라는 식으로 답을 했다. 자신만이 아닌 주변인을 건드렸다는 게 이유였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가 바뀌는 모양새다. 12일 UFC 251에서 알렉산더 볼카노프스키(32·호주)가 할로웨이를 다시 한 번 잡아내며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는데, 챔피언 벨트를 빼앗았을 때와는 달리 찜찜한 구석이 많은 경기였다. 전문가들은 오히려 할로웨이가 이겼어야 하는 경기였다고 말했다.

정찬성도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다나 화이트 대표는 이 결과에 동의하지 않았다’는 제목의 기사를 캡처해 올리며 “볼카노프스키가 내 체급 챔피언이라는 것이 부끄럽다”고 저격했다. 앞서 정찬성은 할로웨이를 응원하면서도 볼카노프스키의 승리를 예상했는데, 결과는 적중했지만 경기 내용은 전혀 달랐다. 할로웨이는 신중하면서도 공격적으로 싸웠지만 볼카노프스키는 반대였다. 몇 차례 테이크 다운으로 점수를 많이 받았기 때문인지 모르겠으나 대다수가 이해할 수 없는 판정이었다.

 

볼카노프스키(왼쪽)은 할로웨이에 고전하고도 타이틀을 지켰다. 정찬성이 이에 반기를 들자 볼카노프스키도 정찬성을 도발했다. [사진=UFC 페이스북 캡처]

 

정찬성은 “나와 붙여 달라. 난 경기 결과를 심판 판정에 맡기지 않는다”며 “내가 볼카노프스키를 끝낼 것이다. UFC 팬들이 보고 싶은 장면일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앞서 자신을 언급했을 때 큰 반응을 보이지 않았던 볼카노프스키도 이번엔 제 발이 저린지 발끈했다. 그는 15일 ESPN과 인터뷰에서 “정찬성이 요즘 말이 많은데 오르테가를 먼저 꺾은 뒤 나와 붙어야 한다”면서도 “오르테가가 준 교훈을 잊은 것 같다. 뺨을 한 대 더 맞아야 할 것 같다”고 도발했다.

할로웨이가 억울한 결과를 얻었다고 하더라도 3연속 맞대결은 성사시키기 쉽지 않다. 볼카노프스키로선 누구와라도 붙어 자신의 챔피언 자격을 입증해야 하는 상황이다. 하위권 파이터들과 대결이 잦았던 하빕 마고메드샤리포프보다는 오르테가 혹은 정찬성이 더 유력한 상대가 될 수 있다. 화이트 대표로서도 둘 사이 쌓여가고 있는 스토리는 흥행을 키우는 요소로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정찬성과 오르테가의 대결이 더욱 유력해보인다. 화이트 대표가 둘의 대결 성사를 약속했었고 ‘뺨 사건’으로 인해 화제성도 여전히 크기 때문이다.

어떤 쪽을 택하더라도 화이트 대표로선 꽃놀이패다. 경기력은 물론이고 화제성까지 모두 잡을 수 있는 경기들이다. UFC 페더급 대표 파이터들의 도발과 설전이 경기가 열리기 전부터 관심을 키워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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