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9 17:59 (금)
KIA 윌리엄스 분노, 심판진 소신과 운용의 묘 사이
상태바
KIA 윌리엄스 분노, 심판진 소신과 운용의 묘 사이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0.07.20 12: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농담합니까(Are you kidding me)?”, “눈을 뜨고 보세요(Open your eyes).”

맷 윌리엄스(55) KIA 타이거즈 감독이 쉽게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심판을 향해 다가가 한참 동안이나 어필을 했고 벤치로 향하면서도 한마디를 더 했다.

“당신 잘못이지 내 탓이 아니다(That's your fault, not mine).”

문제의 장면은 19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KIA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KIA의 경기 4회초에 나왔다. 유민상이 홈에서 태그아웃됐고 윌리엄스 감독이 비디오판독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잠시 경기가 중단됐다.

 

맷 윌리엄스 KIA 타이거즈 감독(오른쪽 끝)이 20일 두산 베어스전 비디오판독을 놓고 격렬한 항의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비디오판독은 해당 상황 발생 직후 30초 안에 신청해야 진행된다. 유민상이 홈에서 잡힌 뒤 윌리엄스 감독은 고개를 갸웃거렸고 이후 비디오판독 요청을 상징하는 ‘네모’를 손으로 그렸다. 이는 중계카메라에도 분명히 담겼다. 다소 애매한 네모이긴 했으나 이후 다시 한 번 명확히 의사를 표시했다.

문제는 이후였다. 심판진은 비디오판독 없이 경기를 그대로 진행시켰다. 그러자 윌리엄스 감독이 벤치를 박차고 나와 심판진에게 향했다.

이에 앞서 유민상의 어설픈 주루플레이가 아쉬웠다. 무사 1,3루에서 박찬호가 우전 안타를 날렸는데 3루 주자였던 그는 박건우의 속임 동작에 3루로 귀루하다가 타구가 떨어진 뒤에야 홈으로 내달렸다. 발이 빠르지 않은 탓에 홈에서 태그아웃을 피할 수 없었다.

2-3이었던 상황에서 동점을 만들 수 있었다. 이후 2점을 더 냈지만 이 때 아웃이 아니었더라면 하는 생각도 자연스레 이어졌다.

그러나 결과와 상관 없이 이 장면은 곱씹어 볼 필요가 있는 장면이었다. 올 시즌에도 심판진의 아쉬운 판정이 잇따르고 있다. KBO가 징계를 강화하기도 했지만 크게 나아진다는 느낌을 주진 못하고 있다.

 

윌리엄스 감독이 심판진에 비디오판독 신호를 보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심판진은 “비디오판독 의사가 명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후 비디오판독 요청인지 확인했는데 대타 기용이라고 확인을 받았다고 했다. 비디오판독 요청이 나온 건 이후였고 시간이 지난 다음이라고도 덧붙였다.

서로 다른 주장을 하고 있지만 중계카메라는 상황 직후 윌리엄스 감독이 비디오판독 요청을 하는 걸 분명히 담았다. 이후 심판진과 잠시간 대화를 나눈 윌리엄스 감독은 명확하게 비디오판독 시그널을 그린 뒤 고개를 끄덕이고 벤치로 돌아갔다.

의사소통 실수는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그렇다면 보다 명확히 확인을 거쳐야 한다. 가뜩이나 논란이 잦은 상황에서 외국인 감독이 상대라면 더 확실하게 확인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

30초라는 짧은 시간 동안 비디오판독을 신청받기에 요청이 있을 수 있는 상황이라면 보다 더 집중해서 벤치를 주시할 필요가 있었다. 구심이 베이스의 흙을 털어내고 있었다고 했는데 나머지 심판들 중 누구라도 KIA 벤치를 주시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뤄지지 않아 더욱 아쉬움이 남았다.

누구에게 더 큰 잘못이 있는지 가려내긴 쉽지 않다. 다만 경기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심판진의 세심함이 부족했던 건 부인할 수 없다.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만든다. 비디오판독 요청을 팻말 혹은 심판진과 연결된 버저 등으로 한다면 이 같은 착오가 벌어질 일이 없을 것이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