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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 선발 아닌 마무리? 낯섦이라는 반감과 강점 [2020 ML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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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 선발 아닌 마무리? 낯섦이라는 반감과 강점 [2020 MLB]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0.07.22 09: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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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은 한국 최고 선발 투수 중 하나다. 큰 기대감을 안고 미국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했지만 첫 시즌은 불펜에서 시작할 전망이다.

마이크 실트 세인트루이스 감독은 21일(한국시간) 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 등과 인터뷰를 통해 선발 5자리를 확정지었다. 잭 플래허티와 아담 웨인라이트, 다코다 허드슨, 마일스 마이콜라스, 카를로스 마르티네스로 구성됐고 김광현의 이름은 없었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김광현이 올 시즌 불펜에서 시작한다. 마이크 실트 감독은 마무리로 내보낼 가능성도 시사했다. [사진=UPI/연합뉴스]

 

시범경기 8이닝 무실점, 지난 17일 경기에서도 5이닝 동안 실점은 없었다. 13이닝 동안 삼진은 무려 16개나 잡아냈다.

그러나 김광현의 보직은 예상 외였다. 실트 감독은 김광현의 선발 제외가 어려운 결정이었다면서도 5명의 선발진은 확실한 성적이 보장된 이들이라고 밝혔다. 

그도 그럴 것이 플래허티와 웨인라이트는 MLB 정상급 투수고 허드슨은 지난해 16승, 마이콜라스는 9승을 챙겼다. 김광현은 마르티네스와 경합을 벌일 것으로 보였지만 몸값도 높고 더 검증이 된 마르티네스를 우선적으로 선택했다.

물론 나쁘게만 생각할 건 아니다. 선발 기회는 나중에라도 얼마든지 찾아올 수 있고 불펜에서 던지면서 빅리그에 차츰 적응해 나갈 수도 있다.

반발감이 생기는 건 어색함 때문이다. 김광현은 KBO리그에서도 마무리 보직을 맡은 적이 없었다. 한국시리즈의 헹가래 투수 역할을 하기 위해 단 2차례 경험 했을 뿐이다.

당시 결과는 좋았지만 김광현하면 선발 투수라는 이미지가 각인돼 있어 국내 야구 팬들은 불안함과 동시에 아쉬움을 나타내는 것이다.

본인의 마음이야 오죽하겠냐마는 김광현은 “보직 관계 없이 팀에 보탬이 되겠다”고 밝혔다. 첫 시즌은 적응하면서 자신의 존재감을 나타내는 데 주력하겠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다.

 

김광현은 낯선 불펜 보직을 맡게 됐다. 60경기만 치르기에 유리한 부분이 있을 것이라는 평가다. [사진=UPI/연합뉴스]

 

그렇다면 왜 김광현은 마무리로 쓸 계획을 갖고 있으며, 얼마나 성공적일 수 있을 것이냐는 게 중요하다.

김광현에게 불펜은 어색한 자리이지만 빅리그 타자들에게 김광현은 그 이상으로 낯설다. 10번을 상대해도 3번 안타를 쳐내기 힘든 게 야구다. 단순 승부로만 보면 투수가 유리할 수밖에 없는 싸움에서 정보가 부족한 생소한 투수를 만난다는 건 타자들에게 부담이다.

더구나 60경기만 열리는 올 시즌 타자들이 불펜 투수로 나설 김광현을 간파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선발 투수는 한 경기에도 같은 타자를 3번 이상씩 상대하지만 불펜으로 나설 경우 한 타순을 다 만난다는 것도 쉽지 않다. 60경기 체제에선 특정 타자를 단 한 번도 만나지 않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

또 한 가지 이유는 김광현의 투구 스타일이다. 실트 감독은 “김광현은 좌우 타자를 가리지 않고 낮은 볼넷 비율, 높은 땅볼 유도 비율을 자랑한다”며 “공의 움직임도 좋고 아주 중요한 상황에서 경험도 있다”고 평가했다. 마무리 등 중요한 보직을 맡을 수도 있다고 암시한 것.

변수가 많은 시즌이다. 탈삼진 능력이 뛰어난 김광현이 경기를 마무리짓고 포효하는 것 또한 국민들에게 많은 기쁨을 안겨줄 수 있다. 또 불펜에서 무난히 적응한다면 선발진에 문제가 생겼을 때 얼마든지 그 자리를 메울 수도 있다.

그의 말처럼 우선은 보직을 가리지 않고 자신의 공을 뿌리며 적응하는 게 먼저다. 60경기만 치러지는 올 시즌은 변수가 많은 만큼 김광현에겐 기회가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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