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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2] 수많은 감정 들어있던 김찬의 뜨거운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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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2] 수많은 감정 들어있던 김찬의 뜨거운 눈물
  • 김준철 명예기자
  • 승인 2020.07.27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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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전 역전골 주인공 김찬 "힘든 상황 속 득점에 성공해서 눈물이 나온다."

[잠실=스포츠Q(큐) 김준철 명예기자] 수 천 마디 말보다 저릿하게 다가오는 눈물 한 방울. 기자 회견장서 보여준 김찬(20)의 눈물이 딱 그랬다.

충남아산프로축구단(이하 아산)은 지난 25일 잠실올림픽주경기장에서 펼쳐진 하나원큐 K리그2 2020 12라운드 서울이랜드FC(이하 서울) 전에서 2-1로 승리했다. 전반 18분 김민균에게 선제골을 허용했으나, 전반 37분 헬퀴스트와 전반 45분 김찬의 연속골로 역전에 성공했다. 아산은 이날 승리로 올 시즌 첫 역전승과 원정승 기쁨을 누렸다.

전반 45분 역전골을 터뜨린 아산 김찬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전반 45분 역전골을 터뜨린 아산 김찬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직전 라운드 FC안양 전 패배로 분위기 반전이 시급했던 아산은 공격적인 라인업을 꾸렸다. 공격 숫자를 늘리기 위해 스리백을 시도했고, 라인을 끌어올려 상대를 압박했다. 물론 경기 초반 템포 빠른 서울 공세에 휘둘려 전반 18분 만에 선제골을 허용하는 등 위기도 있었다.

하지만 박동혁 감독은 더욱 공격적인 플레이를 요구했다. 이에 선수들은 선이 굵은 축구로 상대 수비 라인을 무너뜨렸고, 부지런히 그라운드를 누비며 점차 경기를 주도했다. 그리고 전반 종료 직전 공격수 김찬이 역전골로 종지부를 찍었다. 프리킥 찬스에서 차영환이 발을 뻗어 살린 공을 김찬이 골문 앞에서 밀어 넣어 팀에 승리를 안겼다.

경기 후 가진 기자 회견에서 김찬은 “아쉽게 지난 경기에서 패했다. 이번 경기도 선제골을 허용해 어려웠다. 역전해서 기쁘다”고 짧은 소감을 밝히면서, “프리킥 상황에서 이재건이 킥을 하는 동시에 차영환에게 공이 갔다. 길다 싶었는데 그것을 살리더라. 오는 순간 골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골을 넣어서 정말 기뻤다”며 득점 장면을 회상했다.

이번 득점은 김찬이 아산 유니폼을 입고 넣은 첫 골이었다. 11라운드까지 총 9경기에 나서며 1도움밖에 기록하지 못한 그는 무득점 행진이 길어진 것에 부담감이 큰 듯했다. 그는 “동계 훈련부터 좋은 흐름을 가져가고 있었는데 코로나가 발목을 잡았다. 득점도 없고, 경기력도 좋지 않아서 심적으로 힘들었다. 오늘 경기 득점으로 극복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답답했던 지난날을 털어놓은 동시에 이후 경기에서 활약을 다짐했다.

동료들과 호흡도 인상적이었다. 최전방 공격수로 나선 김찬은 무야키치, 헬퀴스트와 함께 짜임새 있는 플레이로 공격진을 이끌었다. 그는 “무야키치와 헬퀴스트 모두 좋은 선수다. 그 선수들에게 맞추는 것이 팀적으로도 도움이 된다”며 외국인 선수들과 호흡에 대한 생각을 드러냈다.

김찬의 활약 속, 아산은 시민 구단으로 재창단 후 첫 원정승과 첫 역전승을 함께 이루는 기염을 토했다. 김찬도 “원정에서 좋은 경기를 하고, 득점도 해서 이길 수 있는 경기가 몇 차례 있었다. 그러나 골을 못 넣어서 비긴 경기가 많았다. 오늘 원정에서 첫 역전승을 거둬 원정 경기 자신감도 찾았다. 다음 경기에서도 이길 수 있게 하겠다”며 고무적인 승리라 평했다.

김찬이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뜨거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김준철 명예기자]
김찬이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뜨거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김준철 명예기자]

짜릿한 원정 역전승의 일등공신이 됐다는 생각에 김찬은 활짝 웃을 법도 했지만 그의 표정은 어딘가 무거웠다. 김찬과 인터뷰 전, 박동혁 감독이 그동안 김찬 눈물을 목격한 것만 2~3번이나 된다는 비화를 밝혔다. 박동혁 감독은 “득점을 해서 축하한다. 경기 끝나고 우는 모습을 보니까 마음이 아팠다. 시즌 초반부터 기회를 받았는데 기대만큼 득점이 터지지 않아서 스트레스가 많은 것 같았다”며 김찬이 최근 속앓이가 심했다고 전했다.

박동혁 감독이 어떤 조언을 해줬냐는 취재진 질문에 결국 김찬은 벅차오르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연신 눈물을 훔쳤다. 그의 눈물로부터 이전 경기력의 답답함과 팀원에 대한 미안함, 득점의 기쁨, 박동혁 감독에 대한 고마움 등 수많은 감정이 묵직하게 전달됐다.

잠시 깊은 생각에 빠진 김찬은 감정을 추스르고 말을 이어갔다. 그는 “부담 갖지 말고 하던 대로 하다 보면 언젠가는 기회가 온다고 하셨다. 믿고 있으니까 천천히 해보자고 했다”면서 “항상 기대에 못 미치는 모습을 보여줘 미안한 마음이었는데, 기다려주고 믿어줘 항상 감사하다는 생각밖에 없다”며 힘든 상황에서 자신을 믿고 기다려준 박동혁 감독에게 감사를 전했다.

김찬은 “눈물이 많은 편은 아니다. 그런데 스스로 감정이 북받치면 눈물이 난다. 저번에 팀이 잘하고 있었는데 아쉽게 져 눈물 흘린 적이 있다. 정말 분했다. 지금 눈물은 힘든 상황 속에서 득점도 했고, 동료들과 승리를 가져오게 돼 기분이 좋아서 나온다”며 눈물 의미를 설명한 데 이어, “시즌 시작 전, 공격수여서 7~10골 목표를 정했다. 지금은 골도 골이지만 팀이 잘할 수 있게 발전하고 싶다. 작년에 비해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목표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날 김찬이 흘린 뜨거운 눈물은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그 속에 담겨있던 진심은 많은 축구 팬 마음을 울리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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