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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컬링 '팀킴' 2차 호소, 경북체육회 조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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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컬링 '팀킴' 2차 호소, 경북체육회 조치는?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0.07.28 12: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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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경북체육회 여자컬링팀 ‘팀킴’은 지난 20일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 고(故) 최숙현 선수 사망 사건이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전후해 경북체육회 컬링 지도단으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았던 자신들의 케이스와 닮았다며 다시 한 번 목소리를 냈다. 

이들이 지탄한 건 2년 전 기자회견을 열어 피해 사실을 폭로한 뒤 국민적 관심을 끌어냈고, 이에 따라 특정 감사가 이뤄졌음에도 사건의 핵심 인물이 여전히 버젓이 경북권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해온 것은 물론 실무자로서 활동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대한철인3종협회뿐 아니라 대한체육회, 검·경찰에 도움을 구했음에도 현실의 벽을 느낀 채 스스로 목숨을 끊는 지경에 이르렀던 최숙현 선수의 심정을 누구보다 잘 알 수밖에 없을 터다. 

팀킴이 다시 용기를 낸 지 일주일여가 흘렀고, 마침내 핵심 인물에 대한 조치가 이뤄질 전망이다.

팀킴은 지난 20일 다시 공식 석상에 섰다. [사진=연합뉴스]

28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고 최숙현 사망 사건 청문회(지난 22일)에 불출석한 김규봉 전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감독과 운동처방사 안주현 씨, 주장 장윤정 등 7명을 고발하기로 했다.

도종환 위원장은 “김 전 감독과 안 씨, 장윤정 등 7명을 국회법과 국회에서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에 의거해 고발한다”고 밝혔다. 김 전 감독과 안 씨는 현재 구속된 채 수사를 받고 있다.

문체위는 또 정직 2개월 처분을 받고 돌아온 뒤 ‘팀킴’에 보복성 행정으로 불이익을 준 김 모 경북체육회 체육진흥부장도 위증죄로 고발했다.

김 부장은 최숙현 선수 아버지 최영희 씨에게 지인을 통해 접근, 사건을 무마하려 한 의혹도 받고 있다. 도 위원장은 “경북체육회 회장단 출연금 횡령 의혹과 관련해 허위 증언을 했다”고 설명했다.

김 부장은 2년 전 이른바 ‘팀킴’ 사태 이후 행해진 감사를 통해 수사의뢰, 사법조치 권고, 부정청탁에 대한 징계 등 8건의 처분요구를 받았지만 중징계 중 가장 가벼운 정직 2개월만 처해졌다. 그는 징계를 마치고 경북체육회 체육진흥부장으로 복귀했다. 피해자 팀킴을 다시 관리 감독하는 자리로 돌아온 것이다.

팀킴은 지난 20일 국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호소문 사태 이후 근본적으로 변한 게 없어 하루하루 걱정과 불안으로 보내고 있다”며 “선수들의 희생과 성과는 잔인할 만큼 중요시되지만 관리자의 책임에는 너무나도 관대한 게 현실이다. 관리 책임을 맡는 부서 직원에 대한 조치가 분명히 이뤄지고 선수 인권이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 최숙현 선수를 사망에 이르게 한 주요 가해 혐의자로 지목된 김규봉(왼쪽) 전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감독과 선배 장윤정(가운데), 김도환. [사진=연합뉴스]

팀킴의 부모 일동과 임명섭 경북체육회 컬링팀 코치도 김 부장의 복귀와 그에 따른 불안감을 호소했다. 또 팀킴뿐만 아니라 경북체육회 믹스더블(혼성)팀 전재익-송유진 페어도 비슷한 피해를 입었다고 전하기도 했다.

최숙현 선수 사건으로 체육계 전반에 만연한 (성)폭력 실태에 대한 제보가 쏟아지고 있고, 정부도 이번엔 정말 현황을 제대로 파악해, 재발 방지를 위한 적합한 시스템을 갖추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이번 사건과 맞물려 팀킴이 두 번째로 호소문을 낭독했고, 팀킴이 2년 전 기자회견을 연 뒤 623일 만에 김 부장은 기존 업무에서 배제돼 대기발령 조치돼 다른 부서로 이동할 예정이다.

경상북도는 경북체육회 특별 감사도 실시할 계획이다. △컬링팀 해외훈련과 대회 참가에 대한 승인 지연 및 불허 △2018년 문체부가 내린 감사처분에 대한 미조치 △컬링팀 지도자 임용 지연 △경북체육회 컬링담당 부서장에 제기된 문제 등을 집중 감사한다.

사태가 일단락될 듯 보이나 그럼에도 씁쓸한 건 2년 전 팀킴이 눈물로 피해 사실을 고백했을 당시 전 국민적 공분을 샀고, 이제라도 잘못을 바로잡을 것이란 기대감이 조성됐음에도 관련자 처벌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탓에 팀킴은 그 이후에도 힘든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는 점이다.

이번 최숙현 선수 사건에 대한 대응과 사후관리는 정말 달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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