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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란 이 시국에 성희롱-갑질, 역시나 심각한 핸드볼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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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란 이 시국에 성희롱-갑질, 역시나 심각한 핸드볼계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0.07.30 14: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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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우생순.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열악한 환경에도 한국 핸드볼 전성기를 이끈 여자 대표팀 선수들은 진한 감동을 선사했다. 그러나 그 주역 중 하나의 아쉬운 마무리가 씁쓸함을 자아내고 있다.

29일 인천시체육회에 따르면 국가대표 출신이자 인천광역시체육회 플레잉코치로 활약하던 오영란(48)은 자격정지 6개월 징계를 받았다. 이미 논란이 불거진 뒤 사표를 제출했고 수리된 상황이다. 그러나 이와 별개로 징계는 받게 될 예정이다. 대한체육회에 7일 내로 재심을 요청하지 않을 경우 징계가 확정된다.

 

인천시청 오영란(오른쪽)이 29일 인천시 체육회로부터 자격정지 6개월 징계를 받았다. [사진=대한핸드볼협회 제공]

 

오영란은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과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은메달,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동메달을 획득했으며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도 출전했던 백전노장 수문장이다.

선수로선 더할 나위 없었던 오영란이지만 그 끝은 결코 아름답지 못했다. 중부일보는 지난달 중순 오영란이 인천시청 여자 핸드볼팀 선수들의 공금을 횡령·전용하고 갑질과 성희롱을 일삼았다고 밝혔다.

선수들의 증언과 이들이 공개한 대화 내용에 따르면 오영란은 선수들에게 금품을 강요했고 성적 수치심이 느낄 수 있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구체적인 상품을 이야기하며 선물을 요구했고 현금도 수수했다. 그러면서도 다음 선물까지도 미리 지정해둘 정도로 일상화됐던 일임을 의심케 했다.

후배 선수들은 성희롱 발언도 있었다고 했다. 주말 외출을 앞둔 선수들을 향해 ‘남자친구랑 뭐 할거냐’, ‘차에서는 XXX를 하지 말아라’, ‘임신해서 숙소에 들어오지마’ 등의 말을 서슴지 않았다.

인천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워너회에 참석한 오영란 코치는 선수들이 제기한 의혹을 대부분 부인했다. 성희롱 발언은 인정했지만 갑질이라는 부분에 대해선 “팀을 위해 한 일”이라며 억울해했다. 선물 강요에 대해서도 부인하며 “선수들끼리 선물을 주고 받는 문화가 있다”고 해명했다.

 

조한준 인천시청 감독은 사적인 회식 자리에 선수들을 부르는 등 직무 태만과 품위 훼손 혐의로 3개월 징계를 부과받았다. [사진=연합뉴스]

 

위원회도 이 부분을 어느 정도 인정했다. 게다가 선수들이 모은 식비를 개인적으로 사용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그 액수가 몇 만원에 그친 점 등을 고려해 성희롱과 품위 훼손 혐의만 적용했다.

이에 대해 피해자들과 그 주변인들을 중심으로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단순히 그 액수만이 문제가 아니라 오영란과 후배들의 대화를 봤을 때 이러한 문화가 얼마나 만연해 있는지 알 수 있다. 트라이애슬론 최숙현이 코칭스태프와 선배들의 갑질을 견디지 못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이 결코 그 종목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핸드볼이 ‘우생순’으로 주목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열악한 환경을 딛고 감동적인 결과물을 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는 영화로 주목받은 뒤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이토록 관심과 지원이 적은 종목일수록 적폐가 더 많을 것이라는 건 예상된 문제. 오영란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조한준 인천시청 감독은 선수들을 사적인 회식 자리에 부르는 등 직무 태만과 품위 훼손 혐의로 3개월 징계 처분을 받았다. 그러나 이 또한 6개월에서 경감된 것. 그간 공적을 참작했다는 것이다.

마치 범죄를 저지른 뒤 ‘경기력으로 속죄하겠다’고 말하던 선수들을 보는 것 같다. 잘못과 감독으로서의 공적을 분명히 구분하지 못한 것. 체육회 간부급 직원 A씨는 조 감독이 등이 모인 술자리에서 선수들에게 강제로 술을 따르게 한 등 정직 1개월, 다른 3명에겐 감봉 1개월 징계를 내렸다. 심지어 A씨는 술 시중은 물론이고 노래와 춤도 강요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 징계는 솜방망이 수준이었다.

 

대구시청 여자 핸드볼팀도 성추행 의혹에 연루되며 관계자들이 수사를 받을 예정이다. [사진=연합뉴스]

 

인천시청의 문제만도 아니었다. 대구시청 여자 핸드볼팀도 감독 등이 선수들을 술자리로 불러 성추행을 했다는 등의 의혹으로 논란을 키우고 있다. 대구시와 대구시체육회가 공동으로 진상조사단을 꾸려 사실관계를 규명할 계획이다. 경찰도 수사팀을 꾸렸다.

일부 선수는 이런 자리에서 감독 등이 귓속말을 한다며 귀에 바람을 불어 넣고 허벅지 등 신체 일부를 만지고 외부인이 참석한 자리에서 분위기를 맞추라며 술 시중을 강요했다 등의 구체적 증언을 이어가고 있다.

대구시는 감독과 코치 2명에게 직무 정지, 트레이너와 마사지사 등에겐 선수들과 접촉하지 못하도록 휴가 조치를 내렸다.

일부 선수들은 이러한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하고 있기도 하지만 진상조사단과 경찰이 수사에 나섰기 때문에 정확한 사실관계는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만일 성추행 의혹이 사실로 나타난다면 이를 은폐하려는 것에 선수들도 동참했다는 데에서 더 문제는 커질 수 있다. 자신들이 불이익을 볼 수 있다는 불안감에서 감독 등에게 힘을 실어준 것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

대중적 관심도가 떨어질수록 지도자 및 관계자들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른다는 건 어느 정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로 굳어지고 있다. 이럴 때 일수록 깊게 박힌 문제들을 뿌리 뽑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절대 개인의 일탈, 개별의 문제로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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