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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 최용수 감독 사퇴, 소를 또 잃었다 [SQ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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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 최용수 감독 사퇴, 소를 또 잃었다 [SQ이슈]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0.07.31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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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말이 있다. K리그1(프로축구 1부) FC서울이 또 다시 소를 잃었다.

서울은 30일 “최용수(47) 감독이 자진 사퇴했다”고 발표했다. 2018년 10월 팀에 복귀한 지 1년 9개월 만이다. 8월 1일 예정된 성남FC전을 포함해 당분간 김호영 수석코치가 팀을 맡는다.

올 시즌 리그 3승 1무 9패로 부진하며 11위에 처진 데다 지난 29일 포항 스틸러스와 대한축구협회(FA)컵 8강에서 1-5 대패를 당했다. 저조한 성적에 감독으로서 스스로 책임진 꼴이다.

안양 LG(서울 전신)에서 데뷔해 일본 J리그에서 뛰던 시기를 제외하면 은퇴할 때까지 서울에서만 활약한 최 감독은 지도자로서도 서울에 굵직한 족적을 남긴 인물이다.

최용수 감독이 FC서울에서 사퇴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현역 시절 말미 플레잉 코치로 뛰다가 2006년 8월 서울에서 은퇴한 뒤 코치와 수석코치 등 차근차근 지도자로 성장했다. 2011년 4월 황보관 감독이 사퇴하자 대행을 맡으면서 서울 사령탑에 올랐고, 이후 서울의 전성기를 견인했다. 정식 부임한 뒤 2016년 6월까지 K리그 우승(2012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준우승(2013년), FA컵 우승(2015년) 등 황금기를 이끌었다.

2016년 6월 중국 슈퍼리그(CSL) 장쑤 쑤닝에 부임, 준우승을 달성했지만 이듬해 성적 부진으로 사임했다. 이후 해설위원 등으로 활동하던 그는 2018년 강등 위기에 빠진 서울을 구하고자 다시 돌아왔다.

당시 K리그1에서 처음 하위 스플릿(하위 6개 팀)에 떨어진 서울은 정규리그를 11위로 마쳐 승강 플레이오프(PO)까지 치르는 등 고전했다. 팀의 강등을 막은 최 감독은 지난해 구단의 투자가 부족했음에도 서울을 리그 3위로 끌어올리는 지도력을 발휘했다.

하지만 올 시즌은 쉽지 않았다. K리그1 4∼8라운드 내리 지며 22년 만에 충격의 5연패를 당했다. 9라운드에서 꼴찌 인천 유나이티드를 잡았지만 그 뒤 다시 1무 3패로 부진했다. 12개 팀 중 최다 실점(29골)을 기록 중인 그들은 지난 29일 포항에 또 다시 5골이나 헌납했다. 

포항전을 마치고 최 감독은 “사람의 힘으로 되지 않는,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돌파구를 마련하려고 발악을 해도 쉽게 되지 않는다”는 심경을 고백하기도 했다.

올 시즌 서울의 부진을 최용수 감독의 역량 부족 문제 만으로 보는 이들은 많지 않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최근 서울의 경영에 의문부호가 달린다. 

K리그에서 공인된 유능한 지도자인 최용수 감독을 포함해 지난 3년 간 지도자가 3명이나 바뀌었다. 2018년 5월 물러난 황선홍 현 대전하나시티즌 감독 역시 포항에서 화려한 이력을 남긴 채 서울에 부임했지만 제 뜻을 제대로 펼치지 못하고 날개가 꺾였다.

서울은 올초 기성용의 K리그 복귀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소극적인 태도로 기성용과 팬들의 마음을 저버렸고, 설상가상 리얼돌 논란으로 망신까지 당했다.

최용수 감독은 겨울 이적시장 직후 “기성용 같은 선수를 마다할 지도자는 없다”며 구단의 행보에 적잖은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기성용을 품었지만 정작 가장 급한 포지션인 공격에서는 보강이 이뤄지지 않았다.

서울의 2020시즌 콘셉트는 ‘THE 서울다움(SEOULDAUM)’이지만 최근 몇 년간 서울은 명가로서 자존심을 잃어가고 있다. 전북과 울산 두 현대가(家) 구단이 적극적인 영입으로 성적과 흥행 모두 잡고 있는 반면 서울은 수원 삼성과 함께 가장 하락세가 확연한 구단으로 꼽힌다.

현 서울의 부진이 비단 감독의 역량 부족 때문만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은 많지 않다. 기성용을 잃고 뒤늦게 외양간을 고치려 했던 서울이 이번에는 최용수 감독이라는 K리그 최고 명장을 희생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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