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글·사진 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새벽부터 많은 비가 쏟아졌고, 습도가 80%에 달했다.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줄줄 흐르는 날씨에도 팬들은 아랑곳 않았다. 두 달 늦어진 개막, 그리고 또 관중이 들어오기까지 3개월이 더 필요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속 관중과 함께한 첫 경기는 색다른 분위기를 자아냈다.
1일 경기도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성남FC와 FC서울의 2020 하나원큐 K리그1(프로축구 1부) 14라운드 맞대결은 올 시즌 첫 유관중 경기 중 하나였다.
성남 관계자에 따르면 오래 기다린 팬심을 대변하듯 이날 장마로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수용인원 1만6146명의 10%에 조금 미치지 못한 1400여장가량의 티켓이 팔렸다.
홈팀 성남은 정부 방침에 맞춰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수정해 내놓은 매뉴얼에 따라 올 시즌 처음으로 홈 팬들을 맞을 준비를 했다.
팬들은 입장할 때부터 1m 이상 거리를 둔 채 두 단계에 걸친 체온 측정에 응했다. 또 전자출입명부(QR코드)를 스캔해 출입자 정보를 제공했다. 최소 상하좌우 2칸 이상 떨어져 지정된 좌석에 앉는 것은 물론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해야 했고, 음료를 제외한 음식 반입 및 취식은 불가능했다.
어떤 팬은 입장 과정에서 진행요원에게 “음식물 반입이 제한되는 게 맞느냐”며 재차 물었고, 경기장 안에선 운영 인력들이 수시로 거리두기 및 마스크 착용 등 지침을 지키지 않는 팬들에게 다가가 매뉴얼 준수를 요청했다.
소리 지르기, 응원가, 어깨동무, 메가폰이나 부부젤라 사용 등 감염 위험도가 높은 응원이 제한됨에 따라 성남 선수단 입장부터 킥오프 등 결정적인 순간을 맞았을 때도 응원가 대신 박수 소리가 경기장에 울려 퍼졌다. 육성과 힘찬 박수가 이른바 '탄필드'를 채웠다.
매점에도 평소 음식이 자리했던 칸에 물티슈와 휴지 등 위생용품이 비치되는 희귀한 광경이 발생했다.
이날 경기에 앞서 최용수 감독이 성적 부진에 책임을 지고 서울에서 사퇴했다. 성남이 대한축구협회(FA)컵 4강에 오르는 등 상승세를 타 주목받는 경기였다.
나상호, 주세종 등 A대표팀 자원과 김진야, 김동현, 윤종규 등 23세 이하(U-23) 축구 대표팀 후보군이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리면서 파울루 벤투 A대표팀 감독과 이민성, 김은중 U-23 대표팀 코치가 탄천종합운동장을 찾아 긴장감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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