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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기 한미약품그룹 회장, 제약업계 거성(巨星)이 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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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기 한미약품그룹 회장, 제약업계 거성(巨星)이 지다
  • 이선영 기자
  • 승인 2020.08.03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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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이선영 기자] 국내 제약업계 거성(巨星) 임성기 한미약품그룹 회장이 2일 새벽 숙환으로 영면에 들었다. 향년 80세.

장례는 고인과 유족의 뜻에 따라 가족장으로 치른다. 유족으로는 부인 송영숙 씨, 아들 임종윤·임종훈 씨, 딸 임주현 씨가 있다. 발인은 오는 6일 오전이다.

임성기 회장은 제약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우리나라에서 ‘한국형 연구·개발(R&D) 전략을 통한 제약 강국 건설’이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평생을 헌신한 입지전적인 인물로 알려졌다.

임 회장은 1940년 경기 김포에서 태어났다. 이후 중앙대 약대를 졸업했고, 1967년 서울 동대문에 자신의 이름을 딴 ‘임성기 약국’을 열었다. 그로부터 6년 뒤엔 약국 경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임성기 제약’을 창업하기도 했다. 같은 해 사명을 한미약품으로 변경했고, 48년간 기업을 이끌어왔다.

고 임성기 한미약품그룹 회장. [사진=한미약품그룹 제공]
고 임성기 한미약품그룹 회장. [사진=한미약품그룹 제공]

임성기 회장의 포부는 제약 판매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최근 20여 년간 한미약품의 연구개발 투자액만 2조 원에 달했다. 해마다 매출 20%가량을 신약개발 역량 강화에 투자한 셈이다. 실제 한미약품은 이 같은 노력의 결과로 1987년 국내 제약기업 최초로 글로벌제약기업인 로슈에 항생제 제조기술을 수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아울러 1997년과 2015년에도 초대형 글로벌 제약기업을 상대로 계약을 맺는 등 연구개발에 큰 성과를 거둔 바 있다.

임 회장의 기업 오너로서 행보 또한 남달랐다.

2016년 한미사이언스 개인주식 1100억 원어치를 7개 계열사 임직원 2800명에게 무상으로 지급해 세간에 화제를 뿌렸다. 임 회장은 당시 “한미약품이 적자와 직원들의 월급 동결 상황에서도 연구개발 투자를 멈추지 않았다”며 “허리띠 졸라매고 성취를 이룬 주역인 임직원들에게 고마움과 마음의 빚을 느낀다”고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연구개발이 없는 제약회사는 죽은 기업이다. 연구개발은 내 목숨과 같다.”

임성기 회장이 살아생전 한미약품 임직원들에게 거듭 강조한 말이다. 임 회장은 이제 세상을 등졌다. 하지만 그의 철학과 의지는 계속 한미약품 경영 방침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임 회장의 이번 별세 소식이 특별하게 다가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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