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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1] '강등 위기' 수원, 노리치와 같거나 다르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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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1] '강등 위기' 수원, 노리치와 같거나 다르거나
  • 김준철 명예기자
  • 승인 2020.08.17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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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준철 명예기자] 수원삼성블루윙즈(이하 수원) 강등 위기는 이제 현실로 다가왔다. 최근 크고 작은 강등 전조들이 터져 나오고 있는데, 이는 지난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실제로 강등된 노리치 시티 FC(이하 노리치)가 노출한 문제점들과 비슷해 조마조마하다.

지난 15일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16라운드 전북 전에서 1-3 대패를 당한 수원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지난 15일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16라운드 전북 전에서 1-3 대패를 당한 수원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2019~20 시즌 EPL이 막을 내린지도 벌써 3주가 지났다. 지난 시즌에는 리버풀 첫 우승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첼시, 레스터 시티 간 팽팽한 4위 싸움 등 숱한 이야깃거리를 남겼다.

강등 싸움도 볼만했다. 웨스트햄과 아스톤빌라, 본머스, 왓포드 4팀이 18, 19위를 두고 마지막까지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하지만 일찍 강등을 확정한 노리치는 제대로 된 순위 싸움 한 번 해보지 못하고 무기력하게 2부 리그로 떨어졌다.

노리치는 작년 승격 팀이었다. 2018~19 시즌 챔피언십 무대에서 27승 13무 6패라는 호성적으로 우승을 차지해 1부 리그 직행 승격 티켓을 땄다. 6년 만에 EPL 복귀에 성공한 노리치는 2부에서 보여줬던 화끈한 공격 축구로 신선한 바람을 몰고 왔으나, 시즌 중반 여러 문제가 터지며 곧바로 강등이라는 씁쓸한 결과를 얻는 데 그쳤다.

그리고 현재 K리그에서 노리치의 전철을 밟고 있는 팀이 있다. 바로 수원이다. 수원은 지난 15일 펼쳐진 전북 전에서 패하며 하위권 탈출이 쉽지 않은 모양새다. 물론 인천이 아직 최하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수원도 승점 쌓기에 어려움을 겪으며 간격을 벌리지 못하는 중이다. 그리고 수원은 이미 강등된 노리치의 문제점들을 유사하게 보여줘 불안감을 더하고 있다. 

# 실패한 이적 시장

보통 상위 리그 승격 팀들은 이적 시장에서 즉시 전력감을 영입하며 보강을 한다. 지난 시즌 승격에 성공한 노리치도 작년 여름 바이럼과 드르미치, 로버츠, 아마두 등을 영입·임대했고, 시즌 중반 겨울 이적 시장에선 루프와 두다 임대 영입으로 전력 보강에 심혈을 기울였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바이럼을 제외하곤 실망스러운 이적 시장으로 남았다는 것이 전문가들 평가다. 특히 2부 리그 우승 당시에도 46경기 57실점으로 수비가 좋지 않던 팀이었는데, 그 수비진을 사실상 보강하지 않은 채로 시즌을 시작했다. 여기에 기존 수비진 장기 부상으로 스쿼드 꾸리기가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멀티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아마두를 다시 원 소속팀으로 돌려보낸 선택은 최악의 수였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수원은 시즌 시작 전부터 삐걱거렸다. 겨울 이적 시장에서 구자룡과 신세계, 데얀, 바그닝요 등 주전급 선수들을 떠나보냈다. 게다가 전세진과 고명석, 박형진도 군복무를 위해 팀을 잠시 떠나 공·수 전반에 걸쳐 출혈이 컸다. 스쿼드 공백이 만만치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영입은 미비했다. 재정난에 시달리는 악조건 속에서 수원이 데려온 선수라곤 캐나다 국가대표 수비수 헨리와 최근 임대를 전전했던 명준재, 보스니아 리그 득점왕 크르피치가 전부였다. 
 
스쿼드 자체가 부실하니 시즌 초부터 어려운 싸움을 이어갔다. 그리고 빠르게 찾아온 여름 이적 시장에서 수원은 또 다시 헛발질을 한 꼴에 지나지 않았다. 지난달 이임생 감독이 팀을 떠나는 등 어수선한 상황에서 매탄고 출신 정상빈, 손호준과 준 프로 계약을 맺었으나 외부에서 추가로 선수들을 데려오지 않았다. 물론 유휴 자원에 대한 스쿼드 정리가 필요했고 주승진 감독 대행도 지난 FA컵 8강 성남 전 이후 “현재 자원으로 충분하다. 있는 자원에서 경기력을 극대화하려고 선수들과 논의하고 있다”고 밝힐 만큼 자신감이 넘쳤지만, 경쟁 팀인 인천과 광주, 서울, 부산 등이 전력 보강에 열을 올린 것과 비교하면 분명 아쉬운 행보라는 평이 지배적이었다. 

# 고질적인 세트피스 문제

노리치는 지난 시즌 내내 수비 문제에 애를 먹었다. [사진=연합뉴스]
노리치는 지난 시즌 내내 수비 문제에 애를 먹었다. [사진=연합뉴스]

노리치는 챔피언십 시절부터 고질적인 세트피스 수비 문제를 겪어왔다. 수비수들이 지역 방어를 서는 방식으로 세트피스 수비를 했는데, 문제는 수비수들의 제공권이 그리 좋지 않다는 점이었다. 주전 센터백인 갓프리는 183cm로 센터백 사이에서 큰 신장이 아니고, 한리-짐머만-클로제는 장기 부상 탓인지 시즌 내내 낙하지점 포착에 어려운 모습을 노출했다. 이 문제를 단박에 보여준 경기가 강등이 결정 난 리그 35라운드 웨스트햄 전이었다. 노리치는 전반에만 세트피스 2실점을 안토니스에게 내줬고, 초반 큰 점수 차를 만회하지 못해 0-4로 패하며 2부 리그행이 확정됐다. 

반면 수원 세트피스 수비는 나쁘지 않다. 수원은 세트피스 수비 시, 지역 방어와 대인 방어를 혼용하고 있어 상대 공격수 움직임에 즉각적인 대처가 가능하다. 여기에 주전 센터백 헨리의 제공권도 힘을 더하고 있다. 그는 강력한 피지컬로 상대를 누르고 볼 소유권을 뺏어오는 데 능하다. 직접 프리킥 실점도 높지 않다. 2라운드 울산 전 주니오에게 실점을 내준 것을 제외하면 골키퍼들이 집중력을 보여주고 있고, 수비벽이 각도를 잘 좁히며 일차적인 방어도 좋다. 

다만 세트피스 찬스에서 좀처럼 해결하지 못하는 모습이 약점으로 꼽힌다. 사실 수원은 지난 몇 년간 세트피스에 강점을 가진 팀이었다. 고종수부터 이어져 내려온 왼발 스페셜리스트인 염기훈, 홍철, 권창훈 등 여러 선수가 열세인 상황 속에서도 경기를 순식간에 뒤집을 수 있는 날카로운 세트피스를 뽐냈다. 올 시즌에도 염기훈과 김민우, 고승범 등 데드볼 스페셜리스트들이 즐비하지만, 수원이 올 시즌 기록한 세트피스 득점은 지난 8라운드 대구 전 고승범 무회전 프리킥 골이 전부였다. 공격 지역에서 위협적인 움직임 자체가 적으니 수비수들이 파울을 쓰지 않고 공을 뺏어낼 수 있고, 세트피스를 얻어 낸다 하더라도 좋지 않은 킥 정확도가 매번 발목을 잡고 있다. 

# 최전방 공격수 부진

지난 시즌 초반 EPL을 뜨겁게 달궜던 공격수는 푸키였다. 그는 2018~19 시즌을 앞두고 노리치로 이적했다. 그리고 그 시즌 챔피언십에서 42경기 28골로 득점왕을 차지하며 1부 리그 승격에 선봉장이 됐다. EPL 도전에 나선 푸키는 개막 후 3경기에서 5골을 넣을 정도로 순도 높은 득점력을 자랑했다. 아구에로와 스털링 등 쟁쟁한 선수들을 제치고 EPL 8월 이달의 선수상을 받을 정도로 초반 페이스가 좋았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푸키 발끝은 잠잠해졌다. 초반 세 경기 연속골 이후 그는 상대팀들의 수비 견제에 고전하며 부진이 길어졌다. 혼자서 팀 득점 절반 이상을 책임지다 보니 상대 입장에서는 푸키만 막으면 노리치 공격은 쉽게 반감될 것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실제로 팀 동료 캔트웰이나 부엔디아는 푸키에 비해 파괴력이 떨어졌고, 매 경기 두 명 이상 수비수들의 집중 마크가 들어오자 푸키는 자신의 장점인 주력과 최소한의 터치로 만들어내는 슈팅을 쉽게 가져가지 못했다. 지난 시즌 노리치는 팀 득점 26점을 기록해 리그 최저 득점 팀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2부 리그 시절엔 수비가 다소 불안해도 강력한 공격 축구가 먹혀들었으나, 주포 푸키가 리그 11골에 묶이니 그만큼 성적 내기가 쉽지 않았다.

작년 K리그 득점왕을 차지했던 타가트도 푸키와 비슷한 흐름을 타고 있다. 지난 시즌 수원에 입단해 리그 33경기 20골을 넣어 득점왕과 베스트 일레븐을 동시에 석권한 그는 이번 시즌 개막 이후 6경기 째 침묵을 지키면서 작년에 비해 아쉬운 모습을 보여줬다. 올 시즌을 앞두고 더 큰 무대로 도전이 무산되며 스트레스가 가중됐고, 대표팀 소집 이후 자가 격리로 팀 훈련에 참여하지 못해 컨디션 난조가 두드러진 것이 부진의 주된 이유였다. 

다행히 그는 7라운드 성남 전에서 시즌 마수걸이 득점을 신고한데 이어, 슈퍼매치 멀티골 등 서서히 득점 감각을 끌어 올렸다. 그러나 공격 과정에서 무거운 플레이와 부정확한 마무리는 그가 아직 완벽한 컨디션을 찾지 못하고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지난 전북 전에서도 후반 41분 1-3으로 따라가는 만회골을 터뜨린 것은 고무적이었지만, 앞선 송범근 골키퍼와 1대1 상황에서 확실한 득점 찬스를 어이없게 놓치는 장면을 노출하는 등 퍼포먼스에 아쉬움이 남는다. 수원은 백업 공격수인 김건희와 크르피치도 모두 부진한 상황이라 타가트가 반드시 살아나야 후반기 반전을 노려볼 수 있다.

# 컨트롤되지 않는 후반과 선수단 부상 문제

후반전 실점률이 높은 수원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후반전 실점률이 높은 수원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지난 시즌 노리치는 홈에서 전반전 승률이 높은 팀이었다. 18경기 중에서 8경기를 전반전까지 앞서고 있었고, 전반전 스코어 그대로 끝난다고 가정했을 때는 승점 29를 가져갈 수 있었다. 하지만 실제 노리치는 후반에 무너지면서 18경기에서 4승 3무 11패, 승점 15를 얻는데 그쳤다.

또한 노리치는 유독 수비진 줄 부상에 신음했다. 갓프리를 제외한 센터백 3명이 돌아가면서 장기 부상을 당하며 그를 리딩해 줄 수 있는 센터백이 자주 바뀌었다. 시즌 개막전엔 1년 2개월 만에 복귀한 한리가 선발 출전했고, 강등 일보 직전엔 장기 부상으로 1년을 쉬고 막 복귀한 클로제를 선발로 써야 하는 일이 발생했다. 즉, 장기 부상이 수비진 붕괴를 야기했고, 이는 팀 전체적인 부진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초래했다.   

수원의 고질적인 문제도 후반전 급격한 붕괴다. 현재까지 수원은 16경기에서 3승 5무 8패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그러나 전반전 성적으로 한정하면 5승 10무 1패(승점 25)로 급격히 승률이 올라간다. 이는 3~4위권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수원은 경기를 잘 치르고도 후반전 수비 집중력 부재에 다 잡은 경기를 놓치기 일쑤였다. 라인 컨트롤 미스나 침투하는 상대 공격수를 놓치는 것뿐만 아니라, 나와서는 안 될 기본적인 패스와 클리어링 실수들도 수비진에서 종종 발생하기 때문에 본질적인 개선이 필요하다. 

이처럼 수비에서 크고 작은 문제점이 터져 나올 때마다 수원은 최성근의 장기 부상이 못내 아쉬울 따름이다. 작년 30경기에 나선 최성근은 왕성한 활동량과 뛰어난 수비력으로 중원에서 큰 비중을 차지했다. 하지만 그는 부상으로 이번 시즌 리그 경기에서 단 한 차례도 출전하지 못하고 있다. 공식 경기로는 지난 3월 조호르와 AFC 챔피언스리그 조별 리그 이후 자취를 감췄다. 재활에 집중하면서 당초 5월 복귀 예정이었으나 잔부상이 계속 겹치며 기약 없는 기다림이 이어지고 있다. 최성근 이외에도 김건희와 타가트, 구대영, 헨리 등이 크고 작은 부상으로 중요한 경기마다 번갈아 빠지고 있어 선수단 내 부상 관리도 철저해야 한다.

# ‘강등 걱정’ 수원, 문제점 해결해 반전 만들어야

지난 16일 최하위 인천이 16경기 만에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이 승리를 본 수원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이제 인천과 승점 차는 단 6점에 불과한데다 매년 시즌 막판만 되면 어마 무시한 팀으로 변하는 인천 특성상 여유를 부리기란 쉽지 않다.

강등권 탈출을 위해 수원은 앞서 노리치가 노출한 문제점들을 다시 곱씹어 반전을 만들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미 이적 시장은 닫혔고, 부상자 문제도 팀 내에서 컨트롤 할 수 있는 범위를 넘었다. 결국 남은 것은 세밀한 세트피스와 주포 타가트 부활, 후반전 수비 집중력 강화에 가장 심혈을 기울여야 하는 부분이다. 노리치는 시즌이 끝날 때까지 개선점을 찾는데 안일했다. 만약 수원도 똑같이 허술한 대처를 보여준다면 2부 리그 강등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가 기다리고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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