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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생제르맹(PSG) 네이마르, '내가 왕이 될 상인가' [챔피언스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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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생제르맹(PSG) 네이마르, '내가 왕이 될 상인가' [챔피언스리그]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0.08.19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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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네이마르(28·파리 생제르맹)가 5년 만에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 무대를 밟는다. 리오넬 메시(33·바르셀로나) 품을 벗어난 지 3시즌 만에 파리(PSG·프랑스)를 사상 처음 유럽 정상에 올리기까지 단 1승만 남겨놓고 있다.

네이마르는 19일(한국시간) 포르투갈 리스본의 이스타디오 다 루스에서 열린 RB 라이프치히(독일)와 2019~2020 UCL 4강 중립 단판경기에 선발 출전해 풀타임 활약하며 3-0 완승을 이끌었다. 

공격포인트만 놓고 보면 1골 2도움을 올린 앙헬 디 마리아의 ‘원맨쇼’였지만 실질적 에이스 네이마르가 지배한 경기였다. 

PSG는 구단 사상 최초로 UCL 결승에 오르는 역사를 썼다. 이 대회 전신인 유러피언컵 시절을 포함해도 처음 있는 일이다. PSG가 유럽 클럽대항전 결승에 진출한 건 1997년 컵위너스컵(바르셀로나 우승) 이후 23년 만이다. 킬리안 음바페가 1998년생이니 그 인고의 세월을 짐작할 수 있다.

네이마르(오른쪽)가 PSG 유니폼을 입고 마침내 유럽 정상에 오를 기회를 잡았다. [사진=UCL 공식 홈페이지 캡처]

카타르 왕가 자본인 카타르 스포츠 인베스트먼츠가 2011년 인수한 뒤 천문학적인 투자를 등에 업고 압도적 프랑스 ‘1강’으로 군림한 PSG지만 UCL에서는 4강 대진표에 이름을 올리기도 쉽지 않았다. UCL 준결승을 치른 것도 25년만이었다.

올 시즌 리그와 쿠프 드 프랑스(FA컵), 쿠프 드 라 리그(리그컵)에서 모두 우승한 PSG가 UCL 트로피까지 들어 올리면 트레블(3관왕)을 넘어 쿼드러플(4관왕)을 달성한다.

특히 2014~2015시즌 바르셀로나(스페인)에서 트레블 금자탑에 오른 뒤 2016~2017시즌을 끝으로 바르셀로나를 떠나 역대 최고 이적료 2억2200만 유로(3097억 원)에 PSG 유니폼을 입은 네이마르에게 남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네이마르는 바르셀로나 시절 2016~2017시즌 UCL 16강에서 PSG를 상대로 엄청난 활약을 했다. 1차전 원정경기에서 0-4 완패한 바르셀로나는 홈에서 열린 2차전에서 3-0으로 추격하던 중 에딘손 카바니에 한 골 더 얻어맞고 사실상 그로기 상태에 빠졌다.

네이마르가 한 수 위 기량으로 라이프치히 수비를 유린했다. [사진=AP/연합뉴스]

패색이 짙어지자 바르셀로나의 발걸음은 무거워졌다. 하지만 3골이 더 필요한 상황에서도 네이마르만큼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고 후반 43분 프리킥, 후반 45분 페널티킥 골을 넣으며 추격에 앞장섰다. 이윽고 후반 추가시간 세르지 로베르토의 역전골까지 도왔다. 바르셀로나는 6-1 극적인 승리를 챙기며 8강에 올랐다.

하지만 스포트라이트는 메시에게 쏟아졌고, 이는 네이마르가 해당 시즌을 마지막으로 바르셀로나를 떠나게 된 배경 중 하나로 작용했다. 그렇게 PSG에 왔지만 지난 두 시즌 네이마르는 부상에 울었다.

PSG 이적 첫 시즌 UCL 16강에선 당시 우승까지 차지한 레알 마드리드(스페인)를 만났는데, 정작 네이마르는 부상으로 결장했다. 지난 시즌에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와 16강에서 2-0 원정승을 챙겼지만 안방에서 1-3으로 지면서 고개를 떨궜다. 네이마르는 또 부상으로 빠졌다. 

네이마르는 이날 라이프치히 수비를 유린했다. 

전반 42분 상대 수비 실수를 틈타 공을 가로챈 레안드로 파레데스가 페널티박스 안으로 공을 찔러주자 네이마르가 감각적인 왼발 힐 패스로 방향을 바꿔 문전의 디 마리아에게 연결했다. PSG의 두 번째 골이자 승부에 쐐기를 박는 골이었다.

네이마르가 메시 그늘을 벗어날 적기를 맞았다. 빅이어를 들어올릴 수 있을까.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네이마르는 앞서 34분에는 페널티박스 밖 먼 거리에서 모두가 크로스를 올릴 거라 생각할 때 골키퍼 허를 찌르는 슛으로 라이프치히 간담을 서늘케 했다. 골키퍼 피터 굴라치가 나와있는 틈을 놓치지 않았고, 낮고 빠르게 휘어진 공은 골대를 맞고 나왔다.

후반 중후반 팀이 리드하면서 승기를 잡자 네이마르는 특유의 발재간으로 상대를 자극하며 노련하게 경기를 운영했다. 네이마르는 이날 도움 하나를 기록하고 골대를 2번 강타했다. 드리블 4차례, 키패스 2회 성공했다. 경기를 중계하던 한준희 스포티비 축구 해설위원은 “네이마르는 그냥 축구를 잘하는 선수”라며 치켜세웠다. 

지난 아탈란타(이탈리아)와 8강전에선 음바페와 디 마리아의 부재 속에 홀로 고군분투했던 그가 이날은 동료들의 도움 속에 좀 더 자유롭게 움직여 고무적이다. 네이마르는 아탈란타전에서도 0-1로 뒤진 후반 45분 마르퀴뇨스의 골을 도운 뒤 추가시간 에릭 추포 모팅의 골에 기점 역할을 했다.

PSG는 20일 오전 4시 킥오프되는 올림피크 리옹(프랑스)-바이에른 뮌헨(독일) 맞대결 승자와 오는 24일 같은 시간 결승에서 격돌한다. 바르셀로나를 떠난 뒤 2018 러시아 월드컵을 비롯해 이름값에 못 미쳤던 네이마르가 회한을 풀 수 있을지 시선이 쏠린다.

특히 메시의 바르셀로나가 8강에서 뮌헨에 2-8 완패를 당하며 올 시즌 무관으로 마친 충격에 빠져 있는 상황이다. 네이마르가 빅이어(UCL 우승트로피)에 입을 맞출 경우 그 성과는 바르셀로나의 몰락과 대조되며 더 빛을 발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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