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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랜드 역사속으로, 아쉬움만큼 커다란 과제는? [SQ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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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랜드 역사속으로, 아쉬움만큼 커다란 과제는? [SQ이슈]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0.08.21 19: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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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인천을 대표하는 농구팀 전자랜드가 새 시즌을 끝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KBL은 20일 서울시 강남구 논현동 KBL 센터에서 제26기 제1차 임시총회 및 제1차 이사회를 개최해 전자랜드 운영 종료 등에 대해 논의했다. 전자랜드는 2020~2021시즌 이후 구단 운영을 종료하기로 했다.

놀라운 일만은 아니다. 전자랜드는 2003년 창단 이후 줄곧 어려운 여건 속에 구단을 운영해왔다. 그러나 아쉬운 마음만은 감출 길이 없다. 열악한 상황 속에서도 투지 넘치는 플레이와 많은 스토리로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전자랜드였기 때문이다.

유도훈 감독(가운데)이 이끄는 인천 전자랜드가 2020~2021시즌을 끝으로 구단 운영을 종료한다. [사진=KBL 제공]

 

인천 부평구 삼산동 인천삼산월드체육관을 홈코트로 하는 전자랜드는 이전 대우, 신세기, SK가 이끌었던 팀을 연고와 함께 그대로 물려받았다. 

단 한 차례도 챔피언결정전 우승은 없었다. 과감한 투자가 결여된 상황 속에서 어쩔 도리가 없었다.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였다.

처참한 성적과 어처구니 없는 턴오버 등으로 ‘개그랜드’라는 오명까지 썼던 전자랜드다. 특히 2005~2006시즌엔 승률 0.148, 46패(8승)로 KBL 단일 시즌 최다패 기록을 쓰기도 했다.

그러나 전자랜드는 의외로 봄 농구의 단골손님이었다. 특히 유도훈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2009년부터 확실한 팀 컬러를 갖추게 됐고 단 2차례를 제외하고는 모두 봄 농구에 진출했다.

전자랜드는 재정적 어려움 속에서도 유도훈 감독 체제 하에서 봄 농구 단골손님으로 자리매김했다. [사진=KBL 제공]

 

리그를 대표할 정도의 걸출한 선수는 많지 않았지만 유 감독의 지휘 아래 물러서지 않는 팀이 됐다. 화려한 선수들을 갖춘 팀에 비해 한 발 더 뛰면서 약점을 메워갔다. 2018~2019시즌엔 정규리그 2위와 함께 구단 역사상 첫 챔프전에도 진출하는 쾌거도 이뤄냈다.

다만 구단 운영은 늘 어려웠다. 2012년 3월 모기업 재정 상황 악화로 인해 한 차례 해체설이 나왔지만 인수 주체를 찾지 못했고 2012~2013시즌 지원보조금을 받고 운영하는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이후로도 전자랜드는 가장 어렵게 구단 살림을 꾸려가는 팀으로 인식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강타하자 전자랜드도 직격탄을 맞았다. 전자랜드 측은 “코로나19 때문에 경영 환경이 불투명해져 선택과 집중에 대한 필요성이 커졌다”며 “홍보보다 경영 쪽에 더 집중하겠다는 취지”라고 구단 운영 포기 결정 배경을 전했다.

회원사가 리그에서 탈퇴할 경우 한 시즌 전에 이를 통보하도록 한 KBL 규정이 있고 전자랜드가 의사를 표함에 따라 임시총회에서 논의하게 된 것이다.

인천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던 전자랜드가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2021~2022시즌부터 구단을 이끌어갈 새 운영 주체를 찾아야 하는 과제가 생겼다. [사진=KBL 제공]

 

이보다 더 중요한 건 10구단 체제 유지다. 프로농구는 출범 원년이었던 1997시즌엔 8개 구단 체제로 운영된 적이 있으나 이후론 현재까지 10개 구단 체제가 이어지고 있다. 

KBL은 “전자랜드가 2021년 5월 31일까지 구단 운영을 하는 것에 대해 오늘 임시총회를 통해 공유했으며 KBL과 회원 구단은 10개 구단 체제가 유지되도록 최선을 다해 협력과 지원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KBL은 일단 전자랜드의 구단 운영 중단 관련 공문을 접수한 뒤 2021~2022시즌부터 전자랜드 구단을 인수할 새 주인 찾기에 나설 전망이다. 최악의 경우 9구단이 된다면 일정 조율 등 여러 면에서 꼬일 수밖에 없다.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될 전자랜드의 비보가 더욱 안타깝게 느껴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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