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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겨운 벌떼 야구', 2015 한화는 이야기 보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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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겨운 벌떼 야구', 2015 한화는 이야기 보따리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5.05.12 23: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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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8명 투입 한국시리즈 방불-권혁 대구 첫 등판-10개 구단 유일 3연패 없는 팀

[스포츠Q 민기홍 기자] 이래서 그토록 팬들이 열광하나보다. 한화 야구 한 경기에는 희로애락이 담겨 있다. 눈물겨운 승부다.

선두 삼성을 잡았다. 한국시리즈도 아닌데 투수 8명이 투입됐다. 2015년 5월 12일 대구구장에서 벌어진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삼성전에서 한화가 쓴 5-4 승리 시나리오는 한화팬이라면 두고두고 다시 꺼내볼 만큼 이야기거리가 풍성한 경기였다.

권혁은 팀이 리드하자 어김없이 또 마운드에 올랐다. 2이닝 1피안타 2볼넷 1실점했지만 9회말 1사 2루 위기를 넘기고 시즌 2승(3홀드 7세이브)째를 챙겼다. 봄비가 뿌리는 가운데 건진 눈물의 승리였다. 팀의 34번째 경기에 22번 등판해 꼭 34이닝째를 채웠다.

이에 따라 권혁은 다시 평균자책점 순위표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3.44로 10위다.

친정팀 삼성을 상대로 시즌 두 번째로 마운드에 올랐다. 대구에서는 첫 등판. 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삼성왕조’를 함께 열었던 진갑용, 김상수, 채태인, 최형우, 박석민, 이승엽 등과 승부를 벌인 점도 자못 흥미로웠다.

시작부터 꼬였다. 이번 시즌 한화의 가장 확실한 선발인 안영명이 2회를 마치고 강판된 것. 허리 통증이었다. 미치 탈보트, 쉐인 유먼, 배영수 등 누구 하나도 확실한 선발이 없는 가운데 안영명마저 퍼져버린 한화는 기가 죽을 법했다.

그렇지 않았다. KIA에서 이적해온 박성호가 야마이코 나바로 한 타자를 상대하고 좌완 임준섭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벌떼 야구가 시작됐다. 언더핸드 정대훈, 좌완 김기현, 우완 송창식에 이어 박정진-권혁의 필승 듀오까지 출동했다.

김성근 감독은 삼성 타자들의 특성에 맞춰 투수들을 철저하게 잘라 투입해 실점을 최소화했다. 시범경기 또는 전지훈련 기간에서나 나올법한 경기 운영이 펼쳐졌다. 정대훈, 김기현, 송창식, 박정진 등 한 팀 선수 4명이 홀드를 기록하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이날 승리로 한화는 지난 주말 두산전 2연패의 충격에서 벗어나 18승 16패를 기록하게 됐다. 리그 순위는 여전히 6위지만 4위 NC와 승차는 0.5경기차에 불과하다. 2위 두산과는 3경기차, 3위 SK와도 2경기차다. 3연전 결과에 따라 얼마든지 치고 올라갈 수 있다.

한화는 삼성을 상대로 시즌 상대전적(2승 1패)에서 우위를 점하게 됐다. ‘3강’ 삼성-두산-SK를 상대로 7승 4패다. 남들은 3연승도 거두는 최하위 케이티를 상대로는 1승 2패를 하면서도 강팀만은 혼쭐내고 있다. 이러니 ‘마리한화’ 소리를 듣는 게 당연하다.

재미난 점 하나 더. 한화는 올 시즌 3연패 이상을 당한 적이 없는 유일한 팀이다. 팀 타율은 0.263로 7위이고 팀 평균자책점은 5.02로 9위. 167점을 뽑는 동안 188점을 내줘 득실 마진이 –21이다. 그런데 승패 마진은 +2다. 미스터러한 야구가 아닐 수 없다.

스토리가 가득하다. 한화의 2015년은 드라마보다 재밌다.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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