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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신' 주지훈 "배우로서 느끼는 슬픔...패닉..."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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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신' 주지훈 "배우로서 느끼는 슬픔...패닉..." [인터뷰]
  • 용원중 기자
  • 승인 2015.05.13 10: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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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은 아직...가인이 이 얘기 들으면 도리어 즐거워할 수도”

[스포츠Q 글 용원중기자·사진 이상민기자] 배우 주지훈(33)이 조선시대 최악의 간신으로 탈바꿈했다.

조선 팔도의 1만 미녀를 왕에게 바쳐 폭군 연산군을 홀린 간신 임사홍-임숭재 부자와 권력을 품기 위해 나선 여인들의 이야기를 다룬 사극 ‘간신’(감독 민규동)에서 왕을 홀리고 최고의 권세를 탐한 임숭재를 소화했다. 지략과 카리스마를 지닌 ‘천년 이래 으뜸가는 간흉’을 연기하기 위해 운동과 체중감량, 검무 트레이닝, 대사톤과 발성을 조절하며 캐릭터에 녹아든 주지훈을 개봉(5월21일) 전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 황태자, 왕세자에서 채홍사 간신으로

드라마 ‘궁’에서의 황태자 이신, 영화 ‘나는 왕이로소이다’의 왕세자 충녕을 연기할 만큼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지닌 그가 간신이라니. 의외의 눈길에 미소와 조크로 카운터펀치를 날린다.

“간신이다보니 왕(김강우) 앞에서 계속 무릎을 꿇고 있어야 하고, 연기를 하고 싶은 대로 못 했던 게 힘들었어요. 용안에 함부로 눈을 맞출 수가 없잖아요. 촬영감독은 얼굴이 카메라에 잡히질 않는다고 지적하시고, 연기면에서도 하고 싶은 게 분명히 있는데 안 된다고 하니...심리적 압박이 컸죠. 내가 과연 잘 하고 있는 건가, 헷갈렸고요.”

사료에서 임숭재는 “성질이 음흉하고 간사해 충신을 내쫓고 남의 첩을 빼앗아 왕에게 바침으로써 총애를 얻었다”고 나와 있다. 하지만 드라마가 더해진 영화 속 임숭재는 ‘왕위의 왕’으로 군림할 만큼 권세를 떨치는 것은 같으나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와 첫 사랑에 대한 애틋함, 권력에 대한 번민을 품은 인물로 그려진다. 이와 함께 엄청난 대사를 쏟아낸다.

“등장인물이 많은 데다 욕망에 가득 찬 그들의 이야기를 풀어가다 보면 흐름이 쳐지니까 빠르고 힘차게 가야만 했죠. 처음엔 힘들어서 ‘감독님, 안 돼요’라고 하소연했는데 점차 익숙해지더라고요. 역시 해보니 또 되더라고요. 완성된 영화를 봤더니 매우 스피디해서 만족했어요. 감독님이 성인코드를 너무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게, 불쾌하지 않게 연출하셔서 새로운 재미를 느끼지 않을까 싶어요.”

 

지난 10년간 구축해온 연기틀이 깨지면서 자연스럽게 숨쉴 수 없는 고통이 따랐으나 갖추지 못했던 게 생긴 점은 이 영화를 통해 얻은 배우 주지훈의 최대 수확이다.

◆ 민규동 감독과의 8년째 이어온 ‘질긴’ 인연

충무로에서 머리를 올려준 이가 민규동 감독이다. 모델 출신 브라운관 스타였던 주지훈은 2008년 민 감독의 영화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를 통해 영화배우로 데뷔했다. 이후 민 감독이 제작한 ‘키친’(2009), 민 감독의 아내인 홍지영 감독의 ‘결혼전야’(2013)에 이어 다시금 ‘간신’로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우연이 준 선물 같아요. 감독님으로부터 ‘너 나랑 다음 영화 할래?”라는 말을 듣자마자 “녜”라고 대답했어요. 그땐 이런 영화인 줄 몰랐죠.(웃음) 희대의 간신 캐릭터에 수위 센 베드신, 방대한 대사 등. 어찌됐든 ’이왕 할 거면 제대로 하자'가 제 모토거든요. 좀 더 명확하게 표현하려고 노력했어요. 대신 힘든 부분이 많더라고요. 이제까지 출연한 영화 가운데 캐릭터에 대해 가장 명확한 디렉션을 받았는데 매일 오답을 내는 학생 같아서 스트레스를 받았고요. 인물들이 많은 영화에서 숭재는 전체를 통합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내가 해석을 잘 못하지 않나 싶었죠.“

그가 바라보는 민규동 감독은 현장에서 가장 열심히 작업하는 스타일이다. 사무실에 가장 일찍 출근해 가장 늦게까지 일한다. 특정 파트가 아니라 전체를 미장센으로 활용하는 특징을 보인다. 잔인할 정도로 밀어붙이기도 한다. 무엇보다 자신과 코드가 맞다. 이런 이유로 인해 민 감독이 다시 출연 제안을 하면 망설임 없이 할 것 같단다. “대신 이번엔 호락호락하게 응하진 않겠다”는 씨알도 안 먹힐 것 같은 말을 부가한다.

 

◆ 달콤한 스타, 성격파 배우로 진화

전형적인 도시남자의 시크함과 아이스크림처럼 달콤한 매력을 지닌 그가 언제부턴가 음영 짙은 캐릭터로 대중과 만나오고 있다. 지난해 범죄영화 ‘좋은 친구들’과 신작 ‘간신’은 그런 연장선 위에 있다. 주지훈은 2009년 뮤지컬 데뷔작 ‘돈 주앙’을 변곡점으로 콕 짚는다.

“‘돈 주앙’ 때 캐릭터가 워낙 셌어요. 더욱이 요즘 영화들을 보면 전형적인 멜로는 드문 대신 스릴러와 범죄물 등 감정표현이 센 장르들이 대부분이고요. 거기서 재미를 느끼기도 해요. 평범하지 않은 인물을 그려내는데 있어서 제 성격의 일부분을 극대화하면서 카타르시스를 느끼기도 하고요. 대신 센 캐릭터를 너무 자주 하면 물리지 않을까 싶어요.”

그의 말말말은 외모로까지 이어졌다. 전형적으로 생기지 않은 사람은 데뷔하기 힘든데 데뷔하면 쓰임이 많다. 물론 특화되기까지 노력이 많이 필요하다. 주지훈 역시 전형적인 미남이나 ‘배우형’ 외모는 아니다. 자신은 “마음 가는 대로 넓게 갔다”고 언급했다.

“요즘 순간순간 슬퍼져요. 제가 성격이 센 배우는 아니거든요. 대본을 보면서 대중이 쉽게 공감할 보편적 표현이나 연기자로서 재미를 위해 이런 식으로 표현을 했는데 현장에서 뜨악한 시선에 맞닥뜨릴 때 패닉에 빠지며 감독이 원하는 대로 연기를 하는 거죠. 곰곰이 짚어보면 그들이 날 캐스팅한 이유는 ‘달콤함’인데 괴리가 있었던 거죠.”

 

◆ “장녹수 역 차지연, 설명 불가능의 최강 여배우”

연산군 역을 맡은 선배 김강우와는 작품과 사적인 공간을 통해 친분을 쌓아왔다. 밀도 높은 연기 호흡이 나온 이유다. 후배인 이유영(설중매 역)과 임지연(단희 역)은 과감한 노출과 수위 높은 베드신, 격한 감정 표현 등 신인 여배우로서 녹록치 않은 연기를 보여줬다. 주지훈에게 가장 충격을 준 배우는 극중 창 내레이션과 요부 장녹수를 동시에 소화한 뮤지컬배우 차지연이다.

“정말 말이 안 되는 최강의 능력을 보여주는 친구예요. 화가 날 정도예요. 뮤지컬 ‘서편제’ 때 송화를 연기하는 걸 보고 울었어요. 뮤지컬 배우의 연기와 노래를 보고 울어본 건 차지연이 유일해요. 소리가 잘 나오는 (신체)포지션이 있는데 걘 타고난 것 것 같아요. 그래서 유영이와 지연이에게 자극을 줬죠. ‘장녹수 나오면 니네가 안보일 수 있으니 잘해야 한다’고.”

◆ “결혼은 아직...가인이 이 얘기 들으면 도리어 즐거워할 수도”

배우가 아닌 개인 주지훈의 요즘은 어떨까. 또 다시 의외다 싶게 “삶의 만족도는 그렇게 크지 않다”는 대답을 내놓는다.

“디스크 증상이 느껴지는 등 신체적으로 힘들더라고요. 그러다보니 과거에 즐기던 걸 많이 못하게 되고 집중도도 떨어지게 되고요. 30대 초반에서 중반으로 넘어가는 주변 친구들을 보면 다들 그렇더라고요.”

 

여가수 가인과 알콩달콩 열애 중이다. 연예계 커플에 대한 언론매체와 대중의 시선은 늘 뜨겁다. 그의 결혼계획이 궁금해졌다.

“결혼은 아직 자신이 없어요. 가족을 책임지는 그 큰 책임감에 대한 자신감이겠죠. 그분(가인)이 이 얘기를 들으면 도리어 즐거워 수도 있을 거예요. 재밌는 친구예요. 제가 팬이기도 하고요.”

[취재후기] 유쾌하며 낙천적이다. 순간순간 예민함이 훅 풍긴다. “소비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연기와 작품을 예술로 승화시키려 노력한다”는 말이 겉만 번지르르한 미사여구로 들리진 않는다. 남녀관계와 사회 속 인간관계가 시대를 달리하며 변해가는 상황에서 과연 ‘간신’이 관객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몹시 궁금해 하는 눈치다.

goolis@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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