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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칼텍스 '미친개들'이 알린 '흥벤져스' 흥국생명 공략법 [SQ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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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칼텍스 '미친개들'이 알린 '흥벤져스' 흥국생명 공략법 [SQ포커스]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0.09.05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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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서울 GS칼텍스가 프로배구 여자부 절대 ‘1강’으로 꼽히는 인천 흥국생명 공략법을 찾았다. ‘소소자매’ 강소휘와 이소영을 필두로 한 끈끈한 수비에 러츠(206㎝)의 높이를 더해 흥국생명을 제대로 흔들었다.

GS칼텍스는 5일 충북 제천체육관에서 열린 2020 제천·MG새마을금고컵 프로배구대회 여자부 결승에서 흥국생명을 세트스코어 3-0(25-23 28-26 25-23)으로 제압했다. 3년 만에 한국배구연맹(KOVO)컵을 탈환하며 새 시즌을 기대케 했다.

모두가 흥국생명의 우승을 예상했다. 하지만 GS칼텍스가 지난 시즌 1위 수원 현대건설을 2경기 모두 셧아웃 완파한 ‘흥벤져스’를 상대로 보란 듯이 경쟁력을 보여주며 다가올 V리그 대권 주자임을 입증했다.

GS칼텍스가 흥국생명을 무너뜨렸다. [사진=KOVO 제공]

 

GS칼텍스가 지난 시즌에 이어 안정된 경기력으로 대권에 도전한다. [사진=KOVO 제공]

강소휘, 안혜진 등 서브가 좋은 자원들이 서브로 흥국생명을 리시브 라인에 균열을 일으켰다. 경험이 적은 리베로 도수빈이 다소 갈피를 잡지 못했다. 리시브가 흔들리자 이적 첫 해 아직까지 동료들과 호흡이 완벽치 않은 세터 이다영의 토스 역시 안정감을 잃었다.

지난 시즌 세터 출신으로 경기를 읽는 눈이 좋은 미들 블로커(센터) 한수지를 영입하며 중앙을 보강한 GS칼텍스는 이날 러츠와 문명화(189㎝)를 앞세워 숱한 유효블로킹을 생산했다. 블로킹 빈 틈은 리베로 한다혜를 중심으로 이소영, 강소휘가 몸을 던져 받아냈다.

1세트 GS칼텍스의 리시브효율은 31.82%로 흥국생명(25%)에 앞섰다. 2세트에 GS칼텍스는 무려 60%의 리시브효율(흥국생명 40%)을 기록할 만큼 끈끈한 수비를 자랑했다. 블로킹도 러츠가 4개, 이소영과 한수지가 나란히 3개씩 잡는 등 11-9로 앞서 흥국생명의 강점인 높이에서도 대등히 맞섰다.  

V리그 2년차를 맞은 러츠는 지난 시즌보다 한층 성숙한 공격력을 뽐냈다. 장점인 높이는 물론 클러치 상황에서 높은 확률(42%)로 해결해주며 세터 안혜진, 이원정의 고민을 덜어줬다. 삼각편대의 공격 점유율은 균등했고, 성공률 모두 준수했다.

러츠가 25점으로 클러치 능력을 보여줬고, 이소영이 어려운 공을 처리해주며 블로킹 3개 포함 18점을 남겼다. 강소휘가 14점(공격성공률 48.14%)에 수비(리시브효율 43.48%)에서도 맹활약하는 등 세 주공격수 모두 제 몫을 하자 흥벤져스와도 비등한 경기를 벌일 수 있었다.

차상현 감독은 선수들의 잠재력에 놀랐다고 고백했다. [사진=KOVO 제공]

경기를 마치고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은 “선수들이 끝까지 열심히 싸워줬다. 어느 때보다도 이기고 싶어 하는 눈빛과 행동이 많이 보였다. ‘선수들이 이 정도 힘을 가지고 있구나’하고 사실 놀랐다. 더 올라갈 수 있을 거란 가능성을 봤다”고 기뻐했다.

전술적으로는 “레프트 점유율이 높은 팀이기 때문에 러츠가 블로킹 때 상대 레프트와 맞서 이긴 게 큰 힘으로 작용했다. 선수들이 수비를 잘 걷어 올렸다. 흐름이 좋았기 때문에 수비 한두 개만 더 잡으면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복기했다.

김유리 대신 문명화를 투입한 건 “흥국생명의 목적타 서브가 좋기 떄문에 우리 리시브가 흔들릴 거라 봤다. 맞불을 놓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상대 수비가 됐을 때 블로킹을 얼마나 잡아내느냐가 중요할 거라 봤다”고 분석했다.

3년 만에 다시 최우수선수상(MVP)을 거머쥔 강소휘는 “예선 때는 우리 팀 색채가 안 나왔는데, 경기를 치를수록 팀워크가 잘 맞았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져도 본전이라 생각하고, ‘미친 개 작전’으로 안 되도 웃으면서 부담 없이 뛰어다녔던 게 잘 됐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차 감독은 강소휘에 대해 “많이 성장했지만 지도하는 입장이라 욕심이 끝이 없다. 지금보다 더 잘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볼 처리, 후위 공격 등 좀 더 노력해줬으면 한다. 확실히 지난 시즌보다 한 단계 더 올라갔다”며 치켜세웠다.

강소휘(왼쪽)와 이소영은 공수양면에서 맹활약했다. [사진=KOVO 제공]

차상현 감독은 이소영에 대해서도 “어제 좀 쉰 점에 염려도 했지만 역시 이소영은 이소영이다. 팀 중심을 잡아줬다. 잘 이끌어준 고참들에게 고맙다”고 했다.

패장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은 “GS칼텍스가 처음부터 끝까지 공수양면, 분위기, 집중력 모든 면에서 앞섰다”며 “연결과 어택 커버에서 GS가 좋았다. 공이 떨어져야할 때 계속 올라와서 우리의 리듬이 깨졌던 것 같다. 이런 것까지 견딜 수 있는 내공이 쌓여야 한다”며 “보완해야 할 점이 너무 많다. 시간이 없다”고 했다.

물론 아직 흥국생명의 호흡이 완벽하지 않고, 김연경도 부상에서 회복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컨디션이 완전하지 않다. 외인 루시아 역시 합류한지 얼마되지 않았다. 또 단기전이라는 특성상 변수가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이른바 ‘미친 개 작전’으로 파이팅을 강조했던 GS칼텍스의 이번 대회 우승은 ‘타도 흥국생명’을 외치는 나머지 4개 구단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나아가 ‘어우흥(어차피 우승은 흥국생명)’이라는 우스갯소리마저 나오는 여자배구 판을 더 흥미롭게 만든다.

차상현 감독은 “배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양 팀이 이 정도 경기력으로 열심히 해주면 더할 나위 없다고 본다. 김연경이 돌아온 상황에서 정말 많은 팬들이 즐기는 시즌이 되지 않을까”라며 새 시즌 기대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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